[피플] 광주진흥원장 취임 1년...애니 공중파 3편 방영-VR 10여 업체 입주

[피플]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취임 1년...애니메이션 공중파 3편 방영-VR 10여 업체 입주

벌써 10개월이다. 지난해 3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취임 100일 축하를 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갔었다. 그 후, 1년 만에 만난 그에게선 여유가 느껴졌다.

이정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58)은 당시 “서울서 광주로 취업하려고 오게 하겠다.”고 큰소리쳤었다. 그 배짱과 자신감에는 반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그것이 과연 말처럼 쉬울까 하는 마음이 마음 한켠에 존재했었다. 그것이 기우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는 보란 듯이 해냈다. 역시 그는 일에 매달리면 앞만 보고 무섭게 달려가는 추진력을 가진 이였다.

그는 당시 기자에게 공약했던 목표의 3배를 달성했다. 현재 28개 회사가 입주하였고 그 중 VR 개발사도 10여 개나 된다. 전국 유일 문화산업투자진흥지구인 광주CGI센터가 있는 송암단지에서 이정현 원장을 만나봤다.

■ 1년간 28개사 유치, 광주글로벌게임센터 개소-VR업체 10개 입주

이정현 원장은 콘텐츠 전문가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설립 초기 멤버로 사무국장을 했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본부장을 거쳐 전주대 문화산업대학 학장으로 전공을 살렸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것은 2015년 11월. 그는 취임하자마자 중앙보다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고 소외된 광주 지역의 콘텐츠 인지도와 산업화, 세계진출 가능성을 찾기 위해 전 직원과 함께 머리를 싸맸다.

취임한 이후 1년을 자평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1년간 진흥원 사업비 예산 확보를 위해 뛰었다. 그래서 필수 예산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싶다”며 “비유를 하자면 비행기도 이륙할 때가 어렵다. 하늘에 뜨면 관성이 붙는다. 올해는 스퍼트 할 시기.”라며 나름 ‘만족’을 표시했다.

“지난해 VR 업체를 비롯해 28개사를 유치했고, 사업비를 약 300억 확보했다. 또, 광주글로벌게임센터를 개소했다.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성과가 눈부셨다. 여기에다 게임 불모지로 불리는 광주에 VR 업체를 10여 개나 유치했다.”

물론 이와 같은 성과는 광주광역시 주무부서인 문화산업과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몫했다.

■ ‘광주산’ 애니메이션 공중파 TV 3개 방영 막강파워 과시

그렇다면 지난해 광주진흥원에서 도드라진 분야는 뭘까.

그는 "광주는 수도권(서울, 경기)을 빼고는 애니메이션 사업이 가장 강한 지역이다. ‘광주산’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국내외에서 막강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공중파에서 3개 작품이 방영되었다. EBS의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버튼)는 2016년 2월 7일 설 연휴 방영을 시작으로 방영 4회 만에 평균 시청률의 2배인 8.58를 달성했다. 그리고 KBS의 '매직어드벤처', ‘갤럭시 키즈2’(홍당무)도 인기를 얻었다. EBS ‘두다다쿵’(아이스크림 스튜디오)은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을 차지했다.

빵 위에 토핑을 꾸미는 재미가 눈길을 끄는 '브래드이발소'(몬스터스튜디오)는 2015년 광주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스튜디오에 선정된 바 있다. 문화창조융합센터 & CJ E&M 주최 O'creative 융복합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상금 1억을 받았고 기세를 몰아 28억 투자도 받았다.

올 연초 SBS TV에선 광주 양림동의 400년동안 내려 전해오는 개비 설화 바탕으로한 애니메이션 ‘이야기배달부 동개비’가 시작한다. 또한 중국의 디즈니로 불리는 알파그룹과 한국의 대형 연예기획사 SM이 힘을 합쳐 광주 마로스튜디오에서 ‘매직아이돌’을 제작 중에 있다.

역시 광주는 애니메이션이 강하다. 아이스크림스튜디오의 IP활용 애니메이션 ‘두다다쿵’ 은 실내형 테마파크 버전으로 중국에만 200개 이상 지역에서 공급되었다. 홍콩에서도 IP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광주진흥원은 창작 기획-프리 프로덕션을 발굴하여 서울 메이저사와 연계하는 지원 환경을 제공한다. 위에 설명한 한중합작처럼 중장기 실감 영상 크로스터와 글로벌 파트너와 단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상장사 드래곤플라이 VR센터 개소...2월에는 도심 VR테스트베드

지난해 광주에서는 VR 이슈도 많았다. 우선 상장사 드래곤플라이의 AR VR센터 개소가 화제였다.

"상장사 드래곤플라이는 서울 본사와 따로 광주에 VR 센터를 열었다. 그리고 인스퀘어는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벤처부문 수상을 했다. 토키스튜디오는 대한민국 콘텐츠 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투자를 집중해 올해는 더 많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광주글로벌게임센터는 지난해 VR 개발사 테스트베드를 진흥원 1층에 구축했다. 그리고 올 2월에는 도심 중심가에 시범테스트존도 준비 중이다. 핫 플레이 체험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이나 인디게임도 발굴하고 지원 중이다. 와이디온라인의 모바일게임 ‘외모지상주의’도 상반기에 출시한다.

그는 "VR-모바일게임 30여개를 지원 중이다. 올해는 게임 개발 지원을 50~80개까지 늘릴 생각이다. 지난해 모바일 게임 창업 등의 기회를 지원했고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이다. 현재 조선대에서 시행 중인 기업과 해당 학과의 학생과 연계한 ‘고용 확정형’ 프로그램을 전남대, 광주대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당 학과 학생은 인턴 기회가 제공되고, 기업은 비용을 덜고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
  
■ “프로덕션 고도화가 광주진흥원의 지향점 ”

자타공인 콘텐츠 전문가인 이 원장의 광주진흥원 비전도 주목 할 만하다. ‘프로덕션(개발사)의 고도화’라는 개념은 가령 울산-거제에서는 배를 건조하지만 비즈니스는 서울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

개발프로덕션의 고도화는 인프라와 인력, IP 등을 집중화시켜 고도화하는 것이다. 그는 “향후 10년간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여 콘텐츠 생산기지를 고도화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는 또한 콘텐츠 분권 선언이기도 하다.

프로덕션 고도화는 콘텐츠 분권과 밀접하다. 게임-콘텐츠 산업의 수도권과 지역의 비율은 99:1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수도권 집중화로 지방은 황폐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분권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대구와 부산, 광주에서 나름대로 방향을 잡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는 구미 전자산업과 연계하고, 부산은 지스타와 부산국제영화제 등 컨벤션을 통한 콘텐츠 발전을 도모하며,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문화기반 웹소설 등의 IP가 커지고 있다."

[박철우 드래곤플라이 대표-이정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오른쪽)]

물론 아시아지역에서는 대학 인력-글로벌 진출-일자리 전담 등 콘텐츠로 성공한 도시가 없다. 광주는 문화부가 30억을 투자해 참여하는 100억짜리 투자조합이 결성되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에 의거해서 시와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인력 개발 마케팅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쟁력이 있다는 소리다.

그는 "광주의 3대 산업은 자동차(기아자동차 10조)-에너지(한전 100조)와 더불어 문화콘텐츠다.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하는 콘텐츠 산업 속에서, 여태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었던 새 모델을 광주에서 만들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청년이 없이 지역은 없다'는 말처럼 취업이 연결되는 체계가 중요하다. 광주의 경우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위치한 나주가 중심이 되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취업생태계도 만들어야 한다. 유명기업도 내려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수도권 인력도 영입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짜야 한다.

"VR의 경우 드래곤플라이는 현 AR VR센터 인력 40여명에 더하여 25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지역서 훈련하고 경험을 쌓아 후에 콘텐츠 허브가 되는 밑거름이 된다.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내고 대학과 연계되는 ‘환류 시스템’을 만들겠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뭔가. 시골을 보면 답이 나온다. 시골이 잘 살면 선진국이다. 독일 등 선진국은 지방이 부흥한다."

■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 확보도 착착    

현재 진흥원 직원은 80명이다. 열정과 마인드, 경험에서 전국 여타 기관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노력할 과제가 있다. 우리에겐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가 더 갖춰져야 한다. 글로벌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맞는 글로벌 전략도 이미 짜여있다. 서울-수도권 기업과 같이 중국 진출 파트너를 삼는 것 또한 전략의 하나다.

"중국은 직접 공략하고, 유럽-미국은 진흥원 등 한국 대표 기관과 연계해 국가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중국 알파그룹-텐센트 등 글로벌 톱 클래스 회사와 유력 파트너 제휴도 진행할 예정이다. 남창-광저우-항저우 등 지난해 만든 네트워크를 활용해 올해는 현지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진출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IT로 통하고 문화로 공감한다'는 시대에서, 광주는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3D, CG, CFX 등 영상제작에 다른 지역보다 앞서가는 지역이다. KT-광주와 함께 홀로그램 극장사업을 한다. 지난해 11월 광주문화재단에 홀로그램 전용관이 문을 열었다.

이 원장은 "광주는 스타트업이나 인디게임은 '몸만 오면 될' 정도로 환경이 좋다. 사업-예산 인프라가 갖춰졌다. 이제 넘칠 정도로 뒷받침이 가능하다. 3년 안에 IP 3개 작품을 글로벌 성공 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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