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DC 2017에서 '스윙'으로 승부수 던진 김태우 민코넷 대표

[인터뷰] GDC 2017서 ‘스윙’ 승부수 김태우 민코넷 대표...올해 안 누적조회수 1억뷰 목표 

라이브를 실행하면 ‘도타2’의 거대한 전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전지적 시점의 신과 같은 존재다. 시점을 창공 높은 곳으로 옮겨 전황을 살펴보기도 하고, 중요한 싸움이 벌어지는 순간에는 영웅들에게 가까이 접근해 관전한다. 멀리서 보면 ‘햄스터 경주’를 보는 느낌이지만, 줌을 가까이 당겨 영웅과 미니언들의 덩치를 키우면 진짜 전쟁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실감난다. 맵에 심은 관목 하나, 물웅덩이 하나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까마득히 먼 미래의 e스포츠가 아니다. 지난해 밸브가 시작한 VR(가상현실) e스포츠 중계 ‘도타2 VR 허브’다.

‘도타2 VR 허브’는 스팀 ‘VR 시어터’에서 즐길 수 있는 ‘도타2’ e스포츠 생중계 및 리플레이 중계를 말한다. 스팀VR을 지원하는 헤드셋을 쓰고 ‘도타2 VR 허브’를 실행하면 3인칭 쿼터뷰 게임 ‘도타2’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지적 시점의 3D 스테레오스코픽(입체) VR로 재탄생한다. 최대 15명의 친구와 동시에 시청하며 경기에 대해 잡담을 나눌 수도 있다.

물론 이전에도 VR과 e스포츠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그러나 관람객 시점에서 촬영한 360도 영상은 경기장에 직접 방문해 관람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게임 속으로 들어가 선수들이 펼치는 전투를 스테레오스코픽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도타2 VR 허브’로 비로소 e스포츠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시도를 하는 곳이 있다. 3D 게임의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캡처 및 스트리밍해서 모바일, PC, VR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 ‘스윙(Swing)’을 개발한 민코넷이다. 설립 초기 모바일게임 리플레이 녹화 및 소셜플랫폼 공유 기능에 집중해왔던 이 회사는 VR이 게임시장의 차세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더 크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스윙’으로 녹화한 게임 플레이 영상을 VR 헤드셋으로 시청할 경우 훌륭한 스테레오스코픽 VR콘텐츠가 된다는 것. 3D 게임이라면 수년전에 출시된 PC게임부터 최근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까지 모두 스테레오스코픽 VR콘텐츠로 탈바꿈한다.

똑같은 영상을 모바일이나 PC에서는 360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가 녹화한 파일은 스윙의 서버로 전송된 후 동영상으로 재구성되고, 이렇게 바뀐 동영상은 사용자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계정으로 다시 생중계되거나 업로드된다. 이를 통해 VR 헤드셋과 게임 자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해당 게임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민코넷은 지난 2년여 간 ‘스윙’을 다듬어 올해 3월 1일 유니티 에셋스토어를 통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데뷔 무대는 2월 2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7이다. 이곳에서 민코넷은 에픽게임스, 텐센트, 크라이텍 등 굴지의 글로벌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예정이다. 한국업체가 마련한 부스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김태우 민코넷 대표는 “GDC에서 스윙을 적용한 LA 대형 게임개발사의 신규 프로젝트를 깜짝 공개할 것”이라며 “올해는 VR 콘텐츠 중 게임 생중계 영상이 꽃피울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스윙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코넷의 ‘스윙’ 확산 전략은 유니티와 에픽게임스가 엔진을 확산시킬 때 쓴 전략과 비슷하다. 인디게임사와 소형개발사에게는 30억원을 들여 개발한 모든 소스를 무료로 오픈한다. 심지어 클라우드 서버까지 일정량 무료로 제공한다. 게임이 잘 돼서 서버 이용량이 무료 제공량을 넘어서면 그 때부터 월이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반면 대형개발사나 정부와 협업할 때는 민코넷 개발진이 투입되어 매출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김 대표는 “2017년 12월까지 1000개 개발사, 10개 대형 프로젝트, 관련 콘텐츠 누적조회수 1억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게임뿐 아니라 국방, 의료, 교육 방면에도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VR 헤드셋으로 즐기는 스테레오스코픽 VR 플레이 영상에 우선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PC와 모바일에서 즐기는 360도 영상의 가치도 충분히 높다. 김 대표는 VR게임사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게임을 홍보하려면 사람들이 VR로 만든 트레일러 영상을 많이 보게끔 해야 하는데, 헤드셋 보급율이 아직 낮아서 보여줄래야 보여줄 수가 없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김 대표는 “헤드셋이 없어도 유튜브 등 소셜플랫폼에 360도 영상으로 올리면 수십만명이 간접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스포츠 관람문화의 흐름은 경기장에서 모바일 및 VR방송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동영상 중 20%는 게임 플레이 영상이며, 그 중에서도 VR게임 영상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잡시뮬레이터라는 직업체험 VR게임이 유튜브 조회수가 2억5000만뷰를 기록했다. VR로 게임 플레이를 관람하는 시장이 올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코넷은?

2014년 10월 10일 설립한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서울대-카이스트 등 유수의 대학과 삼성전자-넥슨 출신의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13명이 모여 있다. 게임플레이 영상을 비디오 레코딩이 아닌 데이터 레코딩으로 실시간 녹화 및 스트리밍해 모바일, PC, VR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유할 수 있는 솔루션 ‘스윙’을 개발했다. 또한 이렇게 녹화된 게임 플레이 영상을 서버를 통해 360도 영상으로 전환해 소셜플랫폼으로 공유하는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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