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PC통신 유명 작가이자 22년 개발 경력 정성환 대표 소니 계약 쾌거

[핫피플] PC통신 유명 작가이자 22년 개발 경력 게임테일즈 대표...소니 ‘TS프로젝트’ 글로벌 계약 쾌거

한국은 콘솔 불모지다. 가물에 콩나듯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산 타이틀을 본 지 오래다. 최근 글로벌 최대 콘솔게임사 소니가 한국 중소 게임사와 미팅 중 “콘솔 패키지로 하자”로 제안하고 계약을 맺어 화제다.

소니가 선택한 개발사는 12명 직원의 게임테일즈였다. 이 회사의 대표는 ‘전형적인 게임돌이’이자 PC통신 시절 연재해 300만 조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한 ‘색마전설’을 비롯한 ‘사일런트 테일’ 등 작가였던 정성환씨(41)다. 

계약 자체도 그렇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소니가 스토리와 캐릭터와 데모 버전만을 보고 선뜻 대형 게임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한 것도 놀랍다. 한국 지사가 아닌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SIE) 차원에서 전세계 콘솔 퍼블리싱도 결정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국 콘솔 역사에서 최초 사례로 쾌거라고 할만하다.

[게임 ‘TS프로젝트’]

서울 마포 상암동 DMC첨단산업센터에 있는 게임테일즈 사무실에서 정성환 대표를 만나 게임 ‘TS프로젝트’의 소니와 극적인 계약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 “22년간 게임 개발, 이렇게 관심 쏟아진 것은 처음”

정성환 대표의 표정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22년 게임 개발하면서 이렇게 주목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계약 과정은 드라마틱이었다.

“지난 1월 4일 ‘TS 프로젝트’가 SIE와 개발을 포함한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했다. 저희 같은 작은 게임사가 콘솔 기기인 PS4(플레이스테이션4)로 게임을 개발하게 된 것 자체가 꿈만 같다. 20여년 이상 게임 개발해오면서 매스컴으로부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것이 처음이다.”

글로벌 게임사 소니 담당자는 그를 만나자마자 ‘될성부른 나무’라는 것을 바로 알아봤다. 들고간 게임 ‘Z슬러거’를 보더니 다른 것은 더 없냐고 물었다.

“소니는 처음 보여준 ‘Z(좀비)슬러거’보다 개발기획 단계인 데모 게임 ‘TS프로젝트’를 더 좋아했다. 스토리-데모-캐릭터만 보여주었을 뿐인데 세계관을 물어보는 등 흥미를 보였다. 이후 ‘TS프로젝트’는 바로 SIE와 직접 계약을 맺게 되었다. 이미 10권으로 출간한 제 소설과 수많은 게임 시나리오 집필과 외주 경력을 알고 있었다.”

■ PC통신 인기 소설 ‘색마전설’의 이색 경력 ‘스토리의 힘’ 어필

콘솔(비디오) 게임은 기획-시나리오-그래픽 등 그 자체로 예술로 자부하는 분야다. 그만큼 완성도를 따진다. 한국이 앞서가는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에 비해 더욱 도드라진다. 이 때문인지 유독 콘솔 분야에서 글로벌 빅히트한 한국 게임 타이틀은 드물다.

게임업계에서는 “한국에서는 레벨업만 있다, 이야기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임 스토리가 약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든다. 이번 파격 계약에는 그의 이색 경력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PC통신 시절 ‘퇴마록’(이우혁) ‘드래곤라자’(이영도) 등 인기 소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색마전설’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1998년 무렵 업무 이외 시간인 밤에 소설을 써서 PC통신 하이텔 유머란에 올렸다. 그렇게 올린 코믹액션 ‘색마전설’이 20회차에 갑자기 터졌다. 300만 조회를 기록하면서 한 신문사에서 책 출간을 제의해와 책으로 10권으로 펴냈다. 유명 영화사에서도 찾아와 영화 제작 계약을 했다. 이밖에 수많은 게임 시나리오를 외주작업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물론 정 대표는 스스로 작가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최근까지 ‘색마전설’을 아는 이들조차 그가 그 작가라는 것을 아는 이가 적다. 동명이인으로 생각한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기자에게 여러 번 스스로 ‘22년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저는 글 작가가 아니다. 개발자다. 개발자로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바른손게임즈 라이브 스튜디오 총괄, 네오위즈게임즈 프로젝트 디렉터, 구름인터렉티브 개발본부장 이력처럼 모든 장르-모든 엔진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멀티개발자다. PC통신 연재도 게임 입문 이후 시간이 나서 한 것이었다.”

[Z(좀비)슬러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것은 그가 ‘끼’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대중음악 그룹의 리더로 강변가요제에 참가했고, 하이텔 스타작가로 선정되었고 ‘사일런트 테일’ 등 소설도 10여권이나 출간했다. 아이팟 게임 ‘Heavy Mach2’(변해준)의 게임 BGM을 제작했고, 스스로 수 십편 게임 시나리오를 써 게임을 개발했다. 모바일게임 ‘세븐데이즈워’(오렌지크루), 일본 웹 게임 ‘에콜택틱스’ 시나리오 등 숱한 외주 작업을 하기도 했다.

소니와 이번 글로벌 게임개발 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그가 갖고 있는 끼, ‘스토리의 힘’의 덕분이었다. 소니와 계약된 ‘TS 프로젝트’는 그가 쓴 소설의 세계관이 배경으로 한 JRPG(일본 RPG) 스타일의 게임이다.

“제 소설의 주인공들이 퍼즐 조각처럼 서로 다른 사건을 겪다 퍼즐이 완성되듯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스토리다. 정통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된다. 본편 스토리 외에 온라인에서 게이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종의 'Co-op'(협력플레이) 모드가 지원된다. PS VR도 나올 것이다.”

■ “게임테일즈, 이름 그대로 IP로 최고 게임사 되고 싶다”
게임테일즈는 비록 작은 게임사지만 ‘속이 꽉찬’ 알토란 실력파 스튜디오다. 구름 인터랙티브에서 2~3년 연간 50억 정도 매출을 기록한 온라인게임 ‘캐로로 온라인’의 개발팀로 뭉쳐진 10년 팀워크를 자랑한다.

2013년 설립 이후 모바일게임 인기순위 19위까지 오른 ‘히어로즈 리그’와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전력을 가진 개발사다. 저울을 보고 숫자를 더해 퍼즐을 풀어가는 ‘시소팡’이나 동체 시력을 강화하는 ‘와리가리 드래곤’ 등 신선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대형 연예기획사의 전체 아티스트들이 영웅으로 등장하는 IP를 활용한 횡스크롤 수집 RPG와 ‘Z슬러거’를 개발 중이다. 검증된 온라인게임 ‘라테일’의 카드RPG 개발 권한도 장기적으로 갖고 있다.

PS4 게임 개발 소식은 게임테일즈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하루 아침에 스케일뿐 아니라 지명도, 비전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어엿이 세계적인 게임사로 비상할 날개를 단 것이다. 현재 PS4는 글로벌 5000만대가 팔렸다. 인기 타이틀 ‘파이널판타지’는 600만개가 팔렸다. 액수로만 4000억 원이 넘는다. ‘파이널판타지’의 5%만 해도 얼추 200억 원이다.

정성환 대표는 “이미 ‘TS프로젝트’는 100억원 펀딩이 진행 중이다. 영미 유료 머저마켓 유료 사모펀드 소식을 전하는 타블로이드 매체가 한국 게임사로 1200만달러(약 140억) 펀딩 진행하고 있다고 저희를 취재해갔다”고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1991년) ‘별바람’으로 유명한 1인게임 개발자 김광삼(현 청강대 교수)씨를 PC통신에서 만나 멘토를 삼았다.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를 어려운 시절 만나서 항상 큰형님이자 스승으로 생각한다. 배 대표와는 액토즈 부사장 시절 종종 격렬한 논쟁을 했지만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같은 마포 상암동에 사무실이 있는 한국 콘솔업계 '대부'인 최종신 파수닷컴 본부장와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

정 대표는 “게임테일즈는 회사 이름 그대로 테일즈(이야기, 전설이나 신화)로 이름난 회사가 되고 싶다. 닌텐도 ‘슈퍼마리오’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처럼 모바일게임이나 콘솔게임에서나 ‘TS프로젝트’ ‘와이가리 드래곤’ 등 게임테일즈 IP(지적재산권)파워로 세계 최고 개발사가 되고 싶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성환(鄭成煥) 대표는?
75년 12월 28일 대구 출생
대구한의대학교 철학과 졸업.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現 (주) 게임테일즈 대표이사 (CEO)
前 (주) 바른손게임즈 라이브 스튜디오 총괄.
前 (주) 네오위즈게임즈 프로젝트 디렉터.
前 (주) 구름인터렉티브 개발본부장.

작가 정성환 이력
2000 하이텔 코믹액션소설 '색마전설' 연재.
2001 천리안 스타작가 선정
2002 영화제작사 신씨네와 ‘색마전설’ 영화계약 체결
2002 하이텔 문학관에서 판타지소설 '황금의 나르시소스' 연재.
퇴마소설 '엽기퇴마사' 출간.  주간경제신문 '럭키2040' 에 장편소설 '여장부일색' 연재
2004 한국소설가협회 1월 문학등단마당 우수상(동화'크리스마스 트리'). 한국소설가협회 제3회 창작스토리 공모전 장려상(소설 '눈먼 하얀 게')
2005 로맨스소설 '그와 그녀를 사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출간
2007 SF장편소설 '사일런트 테일' 출간. 판타지소설 '홀리나이트' 출간.
일반문학 '어금니 아빠의 행복' 출간.
2017 중국 가브린트 '색마전설' IP 수출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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