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샤오미, 치후360 등 ICT 대기업들의 연례 행사 비판 일어

최근 중국 굴지의 ICT 기업 텐센트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사로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저속한 연례 행사를 치르는 중국 기업에 대한 자조적인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매체 웨이펑의 보도에 따르면 연례 행사는 중국 기업만의 독특한 연말, 연시 기업 이벤트다. 한 회사의 연말 총결산이자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내부 소통을 촉진하는 오락 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근래 급성장한 ICT 기업들의 연례 행사는 단순히 재미와 분위기를 위해 저속하고 자극적인 쇼로 돌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최근 불거진 텐센트의 ‘구강성교 묘사’ 게임이 대표적인 예시다.

텐센트의 게임 부서는 당시 2명의 남성이 가랑이 사이에 병을 두고 2명의 여성이 입을 이용해 병뚜껑을 따는 게임을 진행했다. 다분히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게임이다. 무대 밑 200명의 직원은 ‘힘내라! 힘내라!’ 등의 환호성을 질렀다.

텐센트의 연례 행사는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글로벌 검색 포털 구글에 ‘텐센트 연례 행사’를 검색하면, 일본 AV 사이트에 온 것처럼 대부분의 사진이 살색으로 도배돼 있다. 반 나체에 가까운 여성의 차림과 천박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성 직원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저속한 행사를 진행하는 중국 기업이 텐센트 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텐센트의 성행위 묘사 사건 이후 바로 떠오른 기업이 샤오미다.

샤오미는 연례 행사에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열어, 전라에 가까운 여성 모델이 무대를 활보하게 했다. 현지 매체는 텐센트와 비교해 비교적 고급스러운 예술로 바라보자는 시각도 있지만, 성(性)을 상품화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실제 란제리와 잠옷 브랜드의 메이커 빅토리아 시크릿이 후원하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성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하지만 샤오미의 연례 행사에서 진행됐고, 그저 여성의 노출에 환호성을 지르는 샤오미 임직원들의 모습이 중국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중국 업체들의 연례 행사에는 일본 AV 배우들도 단골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2013년 치후360은 일본 AV 배우 미사키 로라를 초청해 연례 행사를 치뤘고, 같은 해 상하이의 모 게임 회사의 연례 행사에는 AV 배우 하타노 유이를 초청해 촬영, 터치까지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1월 중국의 대표 B2C 플랫폼 징둥닷컴은 일본 AV 배우 아오이 소라를 초청하기도 했다. 아오이 소라는 지난 2011년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의 연례 행사에도 초청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중국 기업의 저속한 연례 행사가 연일 톱기사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2016년 샤오미가 스마트폰 홍미 Pro를 양산할 때, 여배우 리우 시시를 이용해 ‘홍미 Pro, 데카코어와 이안카메라’를 ‘데카코어와 더블페니스’라고 표현한 광고로 엄청난 파장과 마케팅 효과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이러한 저속한 이벤트는 단지 기업 내부 활동이 아닌, 언론 노출로 기업 마케팅까지 고려한 활동으로 받아들여 진다.

중국의 ICT 기업은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정상급을 달리는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급격한 외형 성장과는 반대로 도덕성은 성장하지 못하고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졸부가 된 중국 ICT 기업들의 이러한 행태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현지에서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ICT 기업들이 논란을 빚고 있는 도덕성의 이면에는 ‘책임의식’을 찾아 보기 힘들다.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하는 기업들이 황금 만능주의에 심취해 자칫 국가 이미지와 국민성까지 의심케 하는 행태는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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