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객 돌파 일본 애니메이션, 일부 극장에서 민폐 목격담 올라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일부 관객들의 행동을 두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너의 이름은.’은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으로 잘 알려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작이다. 1월 4일 국내에 개봉한 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보기 드물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8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118만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개봉과 동시에 디시인사이드, 클리앙 등 커뮤니티에서는 “오타쿠 관객들 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는 목격담이 연이어 쏟아졌다. 일부 관객들이 영화 상영 도중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극중 결정적인 대사를 따라하거나, 아는 내용이 나올 때 미리 이야기를 해버린다는 것이다.

온라인의 ‘너의 이름은’ 상영 후기에는 유독 이러한 내용들이 많이 보인다. 관객 대다수는 불편하다는 반응들이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관객들이 모두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게 따로 상영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화 관람을 망쳤다며 “다시는 극장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겠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너의 이름은’ 관람객들은 이러한 민폐 관객들에 대해 ‘진짜 오타쿠’라는 뜻으로 ‘혼모노(진짜)’라 부르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블로그나 트위터 등에서도 ‘혼모노’를 검색하면 쉽게 ‘너의 이름은’과 관련된 내용들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내 앞자리에 혼모노가 있다” “다행히 혼모노 없이 편안하게 관람했다”는 내용들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혼모노’를 검색하면 자동 연관검색어로 ‘너의 이름은’이 등장할 정도다. 혼모노 관객을 비난하는 패러디 이미지도 등장했다.

일부 관객들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내용들이 지나치게 왜곡되거나 과장됐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영화를 핑계로 오타쿠나 마니아 관객들을 싸잡아 비난한다는 주장이다.

한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 관객은 “극장에서 ‘너의 이름은’을 5번 이상 재관람 했는데도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왜 그런 후기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어느 영화를 보더라도 민폐 관객은 있기 마련인데,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욕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너의 이름은’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일본 개봉 당시 16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작품의 실제 배경으로 알려진 장소에 팬들이 ‘성지순례’라며 몰려가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과도한 관심에 제작사 측은 실제 장소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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