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성 변호사 & 서인석 대표 공동 투고 “문어발 정리-부익부빈익빈”

[신년 특별기고] 박환성 변호사 & 서인석 대표 공동 투고 “문어발 정리-부익부빈익빈”

연매출 10조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고비용 구조의 개선’과 ‘문어발식 투자의 정리’, 그리고 ‘빈익빈 부익부’ 등 3가지 흐름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시장에서 개발사들은 매출 대비 60~70%의 고비용 플랫폼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마케팅 비용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상승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사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상처뿐인 영광 말고는 없다. 중견-중소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하여 대박을 쳤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상위 3~4개 대형 개발사들이 주도한 폭발적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이제는 ‘큰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걸림돌을 제거하거나 혹은 피해가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2017년의 핵심 경영화두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게임 시장의 위기가 한국에도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재 중국 2만개 게임 개발사 중 100개 정도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한국 시장에도 위기를 전파하고 있다는 것.     

■ HTML5 게임 개발, 새 플랫폼 등장? 텐센트 세상 새 대안되나

최근 개발사들이 HTML5 게임 개발에 집중적으로 리소스를 투자를 하고 있다.

HTML5를 이용하여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개발비가 적게 들고, 내티브 앱(Native App) 못지않은 화려한 연출도 충분히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종래 장애로 지적되었던 결제를 위한 기술적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개발사로서는 고율의 수수료를 떼어가던 플랫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HTLM 5 게임을 개발하는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도 앱 설치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어 편리하고 재미나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HTML5 게임을 즐기는 일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H5 게임 사용자 증가]

더욱 더 재미있는 사실은 텐센트에서도 HTML5 게임 시장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발에 적지 않은 경영목표를 부여했다는 사실이다(언론에 경영 목표를 50억 RMB(인민폐(人民幣)의 중국식 발음인 ‘런민비’의 영어약어, 8000억)이라고 발표했으니 두고 볼 일이다). 모바일 게임시장뿐만 아니라 HTML5 게임시장에서도 텐센트가 메인 플레이어가 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2017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최근 HTML5 게임엔진 개발사에 천문학적인 투자가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고, 중국 대형개발사들도 HTML5에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것을 보면 바람 방향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빙산을 보는 느낌이다. 한국은 너무 중국의 바람에만 몰두하고 있다. 빙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때가 되었다.

■ 2만개 개발사 중 100개만 정상...엑시트와 출시 물량의 급감

2~3년 전부터 2016년 초까지 대형 개발사들은 막대한 투자(주로 스튜디오 인수)를 진행했고, 중소 개발사의 창립 멤버들도 화려한 엑시트(투자회사, EXIT, 주로 상장사 주식 스와핑 형태)를 하게 된 사례들이 많아졌다. 엑시트의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중국 VC들도 “멤버 구성만 좋다면 기획서만으로도 1000만 RMB(17억)는 기본”이라는 말을 쉽게 하고 다녔다.

10~20개 정도의 중소형 스튜디오를 각각 5000만~2억 RMB 규모로 투자하여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던 회사들이 게임 출시 자체가 불투명하거나 게임 출시 후 체면을 구길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보여주자 최근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풋옵션(put option,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고 있다. 또 엑시트했던 개발사 대표들은 ‘다가오는 위협’을 피해보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형 개발사의 인-하우스(In-House, 사내) 스튜디오의 축소가 불가피하고, 중소 개발사의 몰락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정상적으로 출시되는 게임의 숫자는 2만여 개, 그 중 100 여개의 게임만이 정상적인 회사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주요 개발사 및 퍼블리셔에서 출시하는 물량이 상위권을 차지하므로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10~20여개 회사) 생존모드로 접어든 대다수 개발사들의 폐업은 불 보듯 뻔할 일로 보인다.

한국에서 보여지듯이 중국도 중소 게임사의 몰락으로 인한 출시 물량의 급격한 감소 그리고 결국 대기업 위주의 중위권까지 순위 재편성이라는 뻔한 스토리로 갈 것이다. 대형 게임제작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대세인 상황에서 중소 혹은 중견기업에까지 투입될 자금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도 역시 우리는 텐센트와 넷이즈에서 출시한 게임만 쳐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임 생태계도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중소개발사가 충분한 게임개발을 해줘야 인력도 순환되며, 새로운 가능성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스타도 나온다. 강자들끼리의 동종교배는 생물학적으로 열성 유전자만 만들어낼 뿐이다. 성장에 가리워져서 보이지 않았을 뿐 중국도 한국과 똑 같은 문제가 있다. 
 
[크리에이션 벤처 파트너스(Creation venture Partners) 자료] 중국의 한 VC(벤처캐피털)에서 2014~2015년에 투자한 게임회사 관련 정보로 아래의 내용은 LP 모집을 위해 VC가 작성한 자료다. 2015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투자 후 몇 개월만에 기업가치가 2~6배까지 성장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현재 아래의 3개 회사 중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회사는 하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증권시장에서 상하이 또는 선전(심천)상장 자체가 만만치 않게 어려운 상황에서 엑시트의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 IP 의 사용범위 확대...웹소설-웹툰 S급 IP 시선집중

얼마 전 일본 도쿄 T사의 콘텐츠 사업국에서는 S급 애니메이션 IP(지적재산권) 게임화 권리관련 회의를 했다. 회의를 위해 중국 쪽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S씨를 불러, 최근 중국 게임시장의 동향과 관련된 정보를 요청했다.

[한국 게임 '크로스파이어']
[한국 게임 '열혈강호']
[한국 게임 '뮤온라인']

확인을 요청했던 사항의 핵심은 '중국의 한국이나 일본 IP에 대한 구애'가 과연 얼마만큼 오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다양한 IP들로 범위를 넓혀가면서 장기적으로 구매의 규모를 키울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트렌드로 끝나고 말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구한 것이다.

여러 정보를 취합한 일본 내부 시장의 의견은 "당분간은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단, 일본 유명 IP에 대한 의존도와 한국 유명 IP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하여 IP사용권에 대한 부분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정부의 음성적(?) 규제로 인하여 한류 콘텐츠 혹은 외산 콘텐츠에 대한 유통이 제한되고 있다. 또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IP를 이용한 모바일 슈팅게임의 판호 획득이 뉴스가 되고 있는 세상이다. 향후 안정적인 라인업 유지를 위해서라도 중국산 IP의 활용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에서 가장 기대하는 게임 중 하나인 한국게임 '가두농구'(프리스타일)]

그 밖에 웹소설이나 웹툰의 게임 진출이 눈에 뜨인다. 웹소설의 게임화는 중국내에서 종종 있어왔던 일이지만 한국 게임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한적 사용이 사업적인 걸림돌이 될 경우 웹소설이나 웹툰의 활용이 대안으로 대두될 수 있다.

중국정부는 아직까지는 웹소설이나 웹툰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개발사들의 수익률 악화에 한몫을 하고 있는 유명 IP 구입 원가에 대한 압박이 점점 커질 것이다. S급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용도 천문학적인 숫자이자만 게임화 권리 획득을 위한 과정의 난이도도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 1억 2000만명 이상 유저 e스포츠 위상 쑥쑥. 게임방송 BJ 이적료 17억

e-스포츠(e-Sports) 경기 증가 및 관련 방송으로 인해 중국 e-스포츠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2015년 중국 e-스포츠에 유저는 이미 1억 2000만 명 이상을 넘어섰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시장 점유율 중 중국은 15%를 차지하면서 고속성장 시대로 진입했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에서 e스포츠는 분명히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LOL(리그오브레전드)’을 제외한 게임으로는 흥행이 어렵다.

[중국 2016 e스포츠 유저규모]
[점점 뜨거워지는 중국 e스포츠 시장. 2016년 WCA 경기 개막식=중국 인촨]

또우위 TV(DOUYU TV) 등에서 게임관련 방송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게임 BJ(방송자키, Broadcasting Jockey)들의 이적료가 1000만 RMB(17억 원) 이상이며 연봉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관된 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왕카(WANGKA) PC 방은 규모와 매출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향후 게임관련 투자 중 상당수는 e스포츠 쪽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e스포츠 관련 콘텐츠 기획 및 제작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에서 열린 KPL(King Pro League) 프로대회(11월 26~12월 18일)는 총상금이 약 3억1834만 원에 이르렀다. 중국의 경우 2019년에는 10.72억 USD를(한화 약 1조2,882억 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 e스포츠 부분이므로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넥슨이 SPOTV에 전격 투자한 부분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중국 대형 개발사들은 펀드를 통해 거의 모든 채널에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 트래픽 중 가장 충성도가 높다는 “e스포츠 트래픽”에 대한 갈망은 2017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 VR 관련 게임의 확장, 전망도 극명하게 엇갈려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관련 게임은 현재 게임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미래 사업으로 핫한 화두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견도 많고, 평가도 서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그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다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 경쟁력 있는 좋은 콘텐츠를 수급하는 것은 어렵다. 상용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른바 '플래그쉽 스토어(flagship store)'라는 오프라인 시설 구축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공격적인 투자가 얼마만큼 벌어질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빈익빈 부익부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영역으로 예측된다.

어려워진 중국의 상황이 만들어낸 풍선효과는 당연히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국회사들이 타겟이 될 수밖에 없다. 궁지에 몰린 막대한 자본이 한국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회사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 게임시장을 하나의 기회롤 생각하고 있다면(실제 이것이 우리 게임업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미 그들은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박환성 변호사 & 서인석 대표 공동투고


 

박환성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엄
Georgetown University LL.M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 지적재산권 그룹 / Global IP 전문 변호사
한국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KOREA) 이사: 2014-현재
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IT/인터넷 상설위원: 2016-현재

 

 

서인석 디지털코넥스코리아 대표는
삼성화재, e-Samsung, 현대카드&캐피탈, NHN, NHN China 북경센터장

디지털코넥스 코리아는?
글로벌 IP 중개회사로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웹소설 등의 IP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준다. 이와 함께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IP의 가치를 올려주고 있다. 한국 진출 외국계 회사의 한국투자 자문도 하고 있다.
디지털코넥스의 누적거래실적은 IP 거래부문 1,415만 USD(거래금액), 투자중개부문 1.7억 USD(투자총액)이다. 그리고 “韓中日 Mobile Game & IP, Market In-Depth Report”를 매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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