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신범 바른손 대표 “CJ CGV와 VR 복합 체험존 오픈은 대사건”

[인터뷰] 강신범 바른손 대표 “CJ CGV와 VR 복합 체험존 오픈은 대사건”

성탄절 이브,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7층에는 젊은이들이 발디딜 틈이 많았다. 연인들이나 가족 영화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새로 문을 연 ‘VR PARK’는 영화 대기 시간이나 상영이 끝나면 밀물과 썰물처럼 꾸준히 발길이 이어졌다. 영화와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이라는 ‘찰떡궁합’은 오픈 이후 사흘간 무려 1200여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였다.

방문객의 연령은 대부분이 20~30대로 남녀 비율은 50:50이다. 젊은이는 물론 가족 나들이나 어르신들도 “이 신기한 물건”을 스스럼없이 찾아와 즐겼다. VR이 남녀노소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강신범 바른손 VR·게임 대표는 역시 '촉'이 남다르다. "최고의 문화콘텐츠 기업 CJ CGV와의 콜라보를 통해 만든 VR파크를 CGV의 또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로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산업적으로도 "영화관과 VR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며 개장 이틀간 현장을 찾았다. 그는 "예상보다 높은 반응에 기쁘다”며 웃었다.

바른손은 ‘VR PARK CGV X BARUNSON’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국내 20개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NR-EVR 등 VR전문 관계사를 통해 VR게임 6개를 공개하면서 해외 진출도 계획중이다. 강 대표는 “한국 VR게임으로 매출 100억을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VR과 손잡은 CJ그룹-바른손 ‘가족이 즐기는 공간’ 한국 최초 프로젝트
바른손은 그동안 영화 제작을 해왔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CJ그룹과 ‘신뢰’가 두텁다. ‘VR PARK CGV X BARUNSON’의 프로젝트는 양사의 새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었다.

강신범 대표는 “바른손은 영화와 배니건스 등 FNB(식음료사업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올해 매출 1위에 오른 모바일게임 ‘HIT'의 흥행이 사업방향을 바꾸게 했다. 기존 FNB는 줄이고, 영화와 게임이란 두 축으로 중심이 옮겨졌다”며 “앞으로 영화와 VR-게임이 5:5로 지원과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바른손의 새 성장동력은 VR과 게임이다. 강 대표는 4:33의 빅히트한 모바일게임 ‘영웅’을 개발한 썸에이지 설립 초기 펀드레이징을 한 바 있다. 바른손 관계사인 바른손E&A에서 투자한 ‘HIT’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탈 정도로 초대박을 기록했다.

바른손의 ‘VR PARK CGV X BARUNSON’은 오랫동안 준비된 프로젝트였다. ‘게임과 영화’와 ‘VR 기술과 대기업 어뮤지먼트’와의 파트너십은 한국 최초다.

그는 “기존 PC방과 연계하는 VR 사업과는 비교도 안된다. 콘텐츠는 NR스튜디오에서 개발했다. 100% 자체제작 판권이다. 머리에 쓰는 HMD(헤드마운드디스플레이) 시장도 스터디를 많이 했다. 사용 기기도 HTC의 '바이브'로 B2B 라이선스 버전을 사용 중이다”라고 말했다.

CJ그룹은 ‘패밀리’ 콘텐츠를 고집했다. CGV에서 적용하는 ‘VR파크’는 처음부터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같이 즐기는 것이 최우선 컨셉트였다. 가족 및 연인들이 쉽게 찾아와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접근했다. VR 내 캐릭터가 흉칙하고 괴상한 ‘괴물’로 느껴지지 않을 것만을 선택했다. 안전도 꼼꼼히 고려했다. 

두 회사는 반 년 이상 테스트를 계속했다. “일반인들은 VR기기를 착용하면 시력이 저하되거나 어지러움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는 점을 계속 체크했다. 캐릭터도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점수를 통해 랭킹을 매길 수 있는 흥미 요소를 고려했다. 2명이 배틀(대결)을 하면 금상첨화다. 막상 오픈해보니 70대 어르신도 만족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NR스튜디오의 장점은 VR 설계를 직접하고 최적화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VR기기도 이용자 100중의 90은 ‘어지럼증(멀미)’에 불만이 있다. 2년 이상 VR를 개발해온 NR스튜디오는 삼성 '기어VR' 등 VR초기부터 참여하면서 ‘노하우’를 쌓아 멀미를 대부분 해결했다. 개발자도 50명으로 한국 최고 맨파워를 과시한다”고 말했다.

■ NR스튜디오 타이틀 6개 준비...한국은 물론 인도네시아-중국 진출
바른손은 VR분야 한국 최고 선두그룹이다.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외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점도 있다. 바른손의 VR 개발자만 보면 100여명이 훌쩍 넘는다. 10년 이상 게임 개발자 중심 NR스튜디오와 10년 이상 영상 전문가 그룹인 EVR스튜디오가 양대 주축이다.

‘VR PARK’에는 바른손의 관계사인 NR스튜디오의 게임 4종과 EVR스튜디오 1종 게임들이 선보였다. NR스튜디오는 첫 프로젝트로 삼성 기어VR 데모에 참여하는 등 2년간 개발 경험을 통해 아케이드-전략-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하드코어 어드벤처-판타지 슈팅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VR PARK’에는 두 회사 자체 개발게임을 전시하고 서비스한다. 장르도 다양하다. 4DX 어트랙션 영상 ‘인비테이션 빌리언(Invitation of BILLION)’과 활 게임 ‘빌리언 후드(BILLION HOOD)’, 리듬 드럼게임 ‘인투더리듬(IN TO THE RHYTYM)’, 슈팅게임 ‘슈팅 팝(SHOOTING POP)’과 EVR PROJECT M(EVR스튜디오).

강 대표가 느낀 현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은 뭘까. 그는 “가상 드럼 연주를 하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인투더리듬’과 전혀 어지럽지 않은 놀이동산에 있는 롤러코스터를 구현한 ‘인비테이션 빌리언’이었다”이라고 귀띔했다. ‘VR PARK’의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단, 오후 9시까지 입장 가능).

강 대표는 “NR스튜디오는 기존 프로젝트명만 공개된 4개 타이틀 중 이번 'VR PARK'를 통해 공개된 리듬게임을 제외하고 내년 1월 1종, 2월 1종, 그리고 지스타2017에 공개할 대작 1종을 준비 중이다. 2월에는 하드코어 콘텐츠가 공개된다. 그래픽이나 VR노하우 최고 수준으로 한국 VR 로드맵을 제시할 작품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 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바른손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존을 시작으로 CJ CGV와 함께 한국 및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글로벌 사이트가 이미 협의 중이다. 

■ “노하우-경험 나누면서 함께 가자...VR 컨퍼런스 만들고 싶다”
강 대표는 컴퓨터 보안을 통해 IT업계에 발을 디뎌 10년을 보냈다. 이후 2005년 게임업계에 합류했다. 아이템베이 이사를 거쳐 썸에이지 설립 초기 펀드레이징을 했다. 10여년간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트렌드를 꿰는 등 ‘게임업계 마당발’로 통했다.

그는 2017년은 VR시장이 ‘폭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소니 VR의 경우 단일 타이틀인 ‘배트맨 아캄 VR’이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해 상업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며 “바른손의 NR스튜디오가 단일 타이틀로 한국 최초 글로벌 100억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 모바일게임은 이미 슈퍼셀이나 텐센트 등 글로벌 게임사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이다. 물론 넷마블의 상장과 ‘리니지’ IP의 기록적인 매출 등 여전히 반전의 기회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도 대기업들의 잔치가 될 것은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력과 인력이 충분한 한국 게임은 VR에서 새 활로가 보인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가령 문화콘텐츠 기업 CJ 파워를 통해 VR시장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한국이 헤게머니를 잡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문화집회 시설의 운영 노하우를 CGV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그는 ‘VR PARK CGV X BARUNSON’는 한국 VR업체들의 새로운 런칭 기준을 세울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남은 한가지 목표도 있다. 바른손은 ‘VR 리더’로 책임감과 의무를 느끼고 있다. 그는 “산업은 홀로 클 수 없고 독식도 없다. 노하우나 경험과 기술을 업계와 공유하고 전수하고 싶다. 바른손이 주도하는 VR 컨퍼런스를 만들어 다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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