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중 VR·AR 투자협력설명회, 6일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려

“한국에는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시각은 단순하고 생각이 짧다.”

한국의 유망 VR·AR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6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16 한중 VR·AR 투자협력설명회’가 열렸다. 한국VR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중한벤처컨설팅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중국 1위 투자사 다천창투를 비롯해 창커제, 쥬디 VR, 진사장창투, 화덩캐피탈, 진위자본 등 9곳이 참석했다.

진사장창투의 조우 치(Zhou Qi) 공동창시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한국 VR 업체들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진사장창투는 중국 1세대 벤처캐피탈로, 중국 10대 VC 중 하나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10억 달러(약 1조 7000억원)의 펀드자금을 운영한다.

“한국 VR 기업쪽에 관심이 많아 이번 참여하게 됐다”고 말한 조우 치 공동창시자는 한국 VR 기업의 장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게임 관련 IP와 콘텐츠들이 발전하고 있고, 삼성 기어 VR 등 하드웨어 쪽에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 VR 이용자들은 게임을 특히 재미있어하며, 부동산 분야에서 VR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건축물을 360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방식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우 치 공동창시자는 중국 VR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3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특히 중국 VR 시장은 하드웨어 쪽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폭풍마경 등 저가 VR 기기들이 많이 생산되지만, 미국이나 한국 등의 하드웨어 기술에는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VR 기기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며 웃은 뒤 “그런 기기로 10~20분 정도 사용할 때는 무리가 없지만, 2~3시간 동안 체험하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은 VR 하드웨어 쪽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VR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분야로는 게임, 360도 영상을 활용한 콘텐츠, 마지막으로 성인 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해외에서는 VR로 성인용 콘텐츠가 가능하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국에서 20여곳 업체와 미팅을 했다는 그는 “한국에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업체들이 많다”면서도 “아쉬운 것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DNA 관련 업체와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분야는 중국도 상당히 많이 발전한 상태다. 무엇보다 어느 나라 정부가 자기 국민들의 생체정보를 외국기업에 넘기겠나”며 “이런 경우는 처음부터 중국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보통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총판을 통해 진출 하려고 하는데, 한국에서 70위안에 공급하면 중국 총판은 200~300위안에 판다”며 “이는 추천할만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중국에서는 투자가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이뤄진다. 심지어 사람들은 멍청한데 돈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좋은 기술로 큰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은 한국 기업들을 발굴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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