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이터널’ 개발중인 백승욱 캠프장, 박영식 디렉터 인터뷰

엔씨소프트의 신작 온라인 MMORPG ‘리니지 이터널’이 첫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평단의 반응은 “너무 다르다”와 “너무 똑같다”로 크게 엇갈렸다. 한편에서는 다수의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한 캐릭터만 집중해서 키우는 전통적인 MMORPG의 스타일과 너무 파격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 쿼터뷰 시점의 핵앤슬래시 RPG와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어느 쪽도 예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CBT 다음날 엔씨소프트의 주식은 크게 요동쳤다.

‘리니지 이터널’은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먹거리다. 2011년 첫 공개 이후 무려 5년만에 CBT를 시작한 것만 봐도 쉽게 생각하고 뚝딱 만들어낸 게임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파격과 익숙함이 숨가쁘게 게임을 관통하는 데에는 분명 까닭이 있다. 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테고, 모바일 연동이라는 숙제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이터널’을 개발하고 있는 백승욱 캠프장과 박영식 디렉터에게 자세한 이유를 물어봤다.

첫 CBT까지 5년이나 걸렸다. 이렇게 일정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인가, 글로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늦어진만큼 더 멋진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하겠다.

핵심타깃층으로 누구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는가?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전체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MMORPG가 예전만큼 주류인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정 타깃을 공략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MMORPG 유저층에게 어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니지 이터널’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캐릭터(이터널)다. 다양한 스킬, 외형, 특징을 가진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더 확장될 예정이다. 1명만 육성해도 괜찮고 4명을 육성해도 괜찮다. 여러 종류의 니즈를 소화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또 MMORPG답게 대규모 PvP와 PvE 엔드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CBT에는 오픈되지 않았지만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 중이다.

처음 공개됐던 버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어떤 부분이 가장 크게 변했는가?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멀티 히어로 시스템’이다. 좀 더 상세히 설명을 하자면, 멀티 히어로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텔링, 다양한 수준의 전투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예를 들어 체력이 부족한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거나, 히어로 스킬 연계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하고, 최고 난이도의 던전에서 특정 이터널로 구간을 돌파하는 등 멀티 히어로 시스템을 활용해 유저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했다.

모바일 연동 문제 때문에 그래픽을 다운그레이드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모바일 연동은 확실한 것인가?

클라우드를 활용해 모바일 기기에서도 PC와 동일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 모바일 서비스의 형태와 구현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 기초적인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게임 경험의 퀼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아 부득이하게 제외했으며, 이에 대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리니지 이터널’은 본질적으로 PC게임과 MMORPG라는 정체성에 맞추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이 제시되거나 변화된 콘텐츠는 모바일 연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PC게임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만일 모바일과 연동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할 경우를 가정한다면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사양 이슈 없이 PC버전과 동등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연동 여부와 방식에 대해서는 기존에 답변한 것과 같이 확정된 사안은 없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모바일과 연동된다면 부분유료화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게임의 과금 모델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가 없으며, 모바일 플랫폼을 함께 고려할 계획은 없다. '리니지 이터널' 자체의 콘텐츠만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게임 컨텐츠에 부합하는 과금 모델을 설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토와 의견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 유저 분들이 플레이 한 게임 내용과 의견 또한 꼼꼼히 살펴보면서 참고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금보다 그래픽 퀄리티가 더 향상된다고 봐도 될까?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향상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소 어렵다.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쉽을 적극 활용하고 퀼리티를 지속적으로 높여, 추후 하이엔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가장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은 캐릭터를 교체하며 싸우는 시스템이다. 하나의 캐릭터만 키우는 일반적인 MMORPG와는 너무 다르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기획한 의도를 알고 싶다.

첫번째는 다양한 캐릭터 경험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터널마다 개성 있는 외형과 스킬, 전투 패턴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이터널을 활용해 다양한 스토리와 전투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오랜 시간 플레이 해도 지루하지 않는 게임을 목표로 했다.

두번째는 이러한 다양한 캐릭터 구성을 통해 기존 MMORPG와 차별화된 다양한 선택과 전략의 여지를 제시하고자 했다. 각종 던전,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 PVP 등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위기를 헤쳐나가고, 스킬을 연계하여 더 멋진 전투를 펼치는 등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유저의 성향과 전략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물론, MMORPG에서는 처음 제시되는 형태인만큼 많은 유저들이 낯설어 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캐릭터 애착 부분이나 파티 플레이 역할 강화 등 보완을 준비해 큰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디아블로3’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디아블로3’와 비슷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쿼터뷰 핵앤슬래시 게임을 만들다 보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은 프레임 중 하나다. 특히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그런 평가가 많은 편이다. 그렇게(비슷하게) 보이지 않도록 이터널만의 개성을 더 강화하겠다.

이번 CBT에서는 공성전 콘텐츠를 접할 수 없었다.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공성전을 포함한 구체적인 혈맹 엔드 컨텐츠는 다음 테스트에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여러 혈맹 콘텐츠 중에 공성이 포함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전에 소개된 자료에 따르면, ‘리니지 이터널’의 공성전은 서버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거대한 규모로 구현될 예정이다. 모든 서버가 대륙 하나를 공유한다는 뜻인가?

모든 서버가 하나의 대륙과 무대를 공유한다기보다는, 정확하게는 서버간 이동이 자유로운 형태다. 즉각적으로 다른 서버의 분쟁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준비중이다. 아직까지는 개발 중이기 때문에 최대 규모 등 구체적인 수치와 스펙을 확정하여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상위 소수 혈맹이 전 서버를 장악하는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서버 간 이동이 자유로운 형태로 구현되기 때문에, 기존 '단일 대륙 공성전' 등과는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도전할 목표가 줄어들거나, 극심한 격차가 생긴다기보다는 그 동안 전통적인 MMORPG에서 겪어왔던 서버 간 인구 불균형 문제를 최소화하고 경쟁 구도를 다각화 할 수 있는 물리적 제반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CBT에서 공개된 이터널 중에는 힐러 클래스가 단 하나뿐이다. 앞으로 파티플레이에서 힐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앞으로도 전문 힐러 캐릭터를 더 만들지는 않을 생각이다. 힐러보다는 개성 있는 서포터 이터널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리니지 이터널’ 특성상 누구나 힐러를 육성하는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티플레이에서 힐러 부족 현상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 정말 많은 피드백을 받았을 것 같다. 인상깊었던 평가가 있다면?

기존의 리니지 시리즈를 계승한 정통 차기작, 혹은 정말 새로운 게임의 모습을 기대하는 등 각각의 유저들의 바라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정말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피드백들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게임 전체적으로는 당장 만족한 점보다는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점들이 더 많았다.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만 뽑아서 의견을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모두 꼼꼼히 살펴보고 개선할 예정이다.

우리가 의도하고 기대했던 것을 좋게 평가해주신 부분을 꼽자면, 각 이터널 캐릭터에 대한 관심과 ‘오만의 탑’ 플레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의견도 많았다. 이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좋은 말과 격려도 많이 기억에 남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들을 깊이 새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2011년 지스타 공개 이후로 많이 기대했던 작품이고 기대했던 IP라는 책임감이 든다. 박수보다는 질책이 더 많았지만 그만큼 관심을 주시는 부분이라 생각하며 다음 테스트에 더 재미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정량적인 데이터 분석뿐만 아니라 게시판, 채팅창을 통해 주시는 피드백 모두를 소중하게 모았고 한자한자 깊이 곱씹고 있다. 다음 테스트에 더 재미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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