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창업 ‘쥬얼스템플퀘스트’ 3개월 만에 글로벌 150만 다운로드 '시선집중'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핫피플]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 6월 창업 ‘쥬얼스템플퀘스트’ 3개월 만에 글로벌 150만 다운로드

“첫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가 스프링컴즈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톡톡히 했어요.”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는 봄을 좋아한다. 4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인데 유독 봄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만물이 생동하고 온천지에 희망이 아지랑이처럼 가득 찼기 때문이다.

스프링컴즈가 창업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행보가 거침없다.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는 127개국에 출시해 3개월 만에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스타2016 개막을 앞둔 지난 14일에는 아케이드 장르 ‘벽돌깨기 스타’를 공개했다. 올해 안에 축구 장르 ‘플릭사커’(12월)도 서비스한다.

지스타2016가 열리고 ‘게임도시’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그를 만났다. 백사장을 걸으며 그는 “스프링컴즈를 통해 안팎으로 고난에 접어든 한국 게업업계에 ‘봄’을 만들고 싶다. 게임업계 선배 세대로서 개인적으로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업계서 말을 잘하는 달변가 중 하나다. 청산유수(靑山流水), 푸른 산과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전해주는 말들로 인터뷰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스프링컴즈 이름을 듣는 순간 ‘퍼즐 잘하는 회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은 파도소리처럼 하나의 음악이 되었다.

■ “CEO로 지스타 첫 참석 남다른 감회...모든 이에게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에게는 지스타2016은 남다른 느낌이다. 회사 직원이 아닌 CEO로는 첫 참석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회사 직원이 아닌 스프링컴즈 대표로 참가했다. 하지만 어깨에 힘을 뺐다. 재미있게 사업 계약도 발표하고, 편하게 많은 사람들도 만났다. 그러다보니 더 즐겁고 신났다(웃음).”

스타트업은 자신의 모습을 알리는 기회가 많지 않다. 스프링컴즈는 달랐다. 지스타 행사장에서 “미국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게임 공급을 하겠다”는 깜짝 놀랄 만한 사업계약을 발표했다. 또한 게임업계 마당발답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고문으로도 위촉되었다.
 

[스프링컴즈 로고]

스프링컴즈라는 회사명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비가 오면 봄이 온다’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상당히 시적(詩的)이다. 

“우선 신영철 공동 대표가 다니던 회사 레인폴(비가 내린다)에서 따왔다. 비가 내리면 얼었던 대지가 녹고 봄이 온다는 뜻이다. 또한 게임업계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이에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

실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메이저 몇 기업이 크게 싸우고 있다. 그의 말대로 “‘공룡의 시대’다. 나머지는 기회가 없다. 작은 포유류는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선 시장분석-후 창업, ‘글로벌 원빌드’ 캐주얼 게임시장 똑똑”
그는 이번 창업을 할 때 여러 망설였다. 이미 한 번 실패한 본 적이 있고, 나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6월 말 액토즈를 퇴사하기 전 4개월 간 시간이 있었다. 직장에 다시 다니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봤다. ‘러브콜’을 받아 다른 회사에 입사한다고 해도 몇 년 이후는 어떻게 될까도 고민해보았다.  

“당시 신영철 대표는 제가 액토즈를 나오자마자 본격적으로 같이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그는 2년 전부터 만나 수시로 만나 흉허물없이 사업관련 등을 조언할 정도의 사이였다. 하지만 창업을 했다 망한 적도 있어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역으로 글로벌 모바일게임 마켓을 꼼꼼히 분석해본 이후 그의 제안을 수용했다.”

[스프링컴즈 라인업 ‘쥬얼스템플퀘스트’ ‘블록깨기’ ‘플릭사커’(위에서 왼쪽)]

게임 스타트업(KB온라인 ‘슈퍼다다다’)으로 쓴맛을 본 그는 시장분석을 먼저 해본 이후 창업하는 길을 선택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세븐나이츠’ 같은 액션 RPG나 ‘뮤오리진’ 같은 MMO가 휩쓸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게임 스타트업은 3가지 허들(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현실은 ‘대작’을 만들 능력도 없고, IP(지적재산권)도 없고, 중국 게임을 수입해 퍼블리싱을 하는 것도 힘들다. 물론 ‘아덴’이라는 특이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그런 특이케이스 확률에 기대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답답한 현실은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글로벌에서는 대작 중심이 아니고, RPG 같은 무거운 게임이 아니라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 무궁무진한 캐주얼(가벼운 장르) 게임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논게이머가 게이머로 바뀌는 시장이 여기에 있다. 스프링컴즈는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원빌드 전략으로 캐주얼, 특히 퍼즐 시장을 파고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 “창업멤버는 3명...직원이 몇 명인데 글로벌 퍼블리싱이냐고요?”
게임인으로서 배성곤 대표의 필모그래피(filmography)는 화려하다. 온라인게임으로 상장사 홍보 임원을 거쳐, 온라인게임사 창업, 상장사 부사장으로 모바일게임 ‘확산성 밀리언 아서’로 빅히트 쳤다. 또한 유명 IP로 개발된 온라인게임 ‘파이널판타지14’를 서비스하는 등 두드러진 경력과 함께 ‘거미줄 인맥’으로도 유명하다.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창업 멤버 3명이지만 5개월만에 마치 몇 년 된 회사처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퍼블리싱 첫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는 지난 8월 서비스를 하면서 단숨에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쥬얼스템플퀘스트’]

현재 스프링컴즈 직원은 6명. 주변에서 자주 물어오는 질문도 “6명으로 어떻게 글로벌 퍼블리싱을 할 수 있느냐”다. 대답은 심플했다. “작은 규모로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살아남는다.” 

“개발 원칙은 폴리싱을 포함, 4개월 이상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시 깨져도 부담이 적다. 가령 10억으로 RPG를 개발할 경우 개발비가 부족하다. 스프링컴즈는 10개를 만들 수 있다. 10번 실패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RPG의 경우 50억~100억원 투자해 개발비를 50억~30억 개발비 회수가 쉽지 않다. 캐주얼 게임은 하루 매출 10만 원이면, 한 달이면 300만 원이다. 10개를 만들면 계속해 도전 기회가 생긴다.”
 
캐주얼 장르를 통한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짤 수 있었던 건 신영철 대표의 ‘촉’도 크게 작용했다. 신 대표는 레인폴에서 퍼즐게임과 디펜스를 많이 다뤘다. 특히 퍼즐에 강했다. 퍼블리싱을 할 만한 실력자였다. 북미 시장에서 퍼즐게임은 하루에 200여개가 출시된다. 이렇게 치열한 시장이지만, 확실한 재미와 완성도가 높으면 기회가 온다는 것이 배성곤 대표와 신영철 대표의 게임 철학이다.  

■  “첫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는 글로벌 플랫폼 초석”
스프링컴즈 퍼블리싱 첫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구글플레이 출시 2개월 반, iOS는 출시 2주만의 성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사실보다는 ‘비전’을 확인한 것이 더 중요하다.  

첫 게임에서 2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라는 유례없는 기록이 ‘터져줘’ 스프링컴즈는 더 큰 꿈을 꾸게 되었다. 행운도 찾아왔다. 구글 글로벌 피처드와 배너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점유율은 남미(브라질)와 유럽이 35%로 1위, 미국 25%, 한국이 15%다. 엄청난 마케팅비를 뿌린다해도  120개국에서 이런 효과를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구글 플레임 피처드된 게임 ‘쥬얼스템플퀘스트’]

그는 “한국 시장 이외 다른 나라 게임트렌드는 완전히 다르다. 가볍고 빠르게 결정해야 살아남는다. 캐주얼 강자 회사인 SGN이나 킹닷컴 등도 참고가 되었다. ‘벽돌깨기’나 축구-당구 등 스포츠도 있지만 특히 스프링컴즈는 퍼즐에 강한 회사를 지향한다. 첫 게임 출시를 가장 잘 하는 장르로 선택했다. 결과도 좋아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곧 ‘퍼즐이면 스프링컴즈’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스프링컴즈의 매출은 광고와 인앱 결제에서 나온다. ‘쥬얼스템플퀘스트’의 수익은 광고가 70%, 과금모델(캐릭터 구입 등)이 30% 정도 비율이다. 스프링컴즈는 광고의 비중을 늘리며 유저들을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스타에 맞춰 출시한 ‘블록깨기’도 마케팅 하나도 없이 하루 1000건 다운로드가 이뤄지고 있었다. ‘쥬얼스템플퀘스트’ 유저풀이 ‘블록깨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인기 게임이  디딤돌이 되어 자연스레 다른 게임으로 확장되면서, 차곡차곡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 지스타 기간 중 “미국 250만명 교도소 재소자 게임 제공” 깜짝 뉴스
지스타 기간 중 스프링컴스의 깜짝뉴스도 이어졌다. 다름아닌 미국 게임 퍼블리셔 페블킥과 미국 재소자 마켓에 한국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을 공급하는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   

“사실 저도 미국 교도소 재소자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하는데 구단주님이 페블킥 한국지사장이었다. 우연히 스프링컴즈 게임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네트워크 문제없이 비행기 안에서도 저희 게임이 가능하다고 설명해주었다. 미국 연방 250만 명의 재소자들은 여가 시간에 운동뿐만이 아닌 게임하기, 음악 듣기, 영화보기도 한다며 같이 공급해보자고 했다.”

[미국 게임 퍼블리셔 페블킥과 미국 재소자 마켓에 모바일 게임 독점 계약. 왼쪽 두번째.]

교도소에서는 구글-애플 다운이 불가해 게임을 받을 수 없다. 네트워크는 안되지만 단 두 가지 디바이스, 스마트폰과 태블릿 형태로 쓸 수 있다.

페블킥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게임 투자, 퍼블리셔로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형 게임 회사다. 페블킥의 도날드 시로이시(Donald Shiroishi) 대표는 “논-네트워크 싱글 유료 게임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 재소자 마켓에 있어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 “내년말 한 달 유저 1500만명 목표...‘스프링컴즈는 퍼즐명가’라는 말 듣고 싶다"
배성곤 대표는 이번 지스타 행사 중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고문으로 위촉되었다. 기존의 한국개발자협회의 고문과 함께 게임업계 대선배로서 그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어떤 후배들은 저에게 ‘형님’, ‘원로’라고 부른다. 하지만 저는 나이가 많을 뿐 언제나 현역이라고 생각한다. 호칭은 의미가 없다. 현역의 입장으로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어드바이스해 달라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의 선배이자 형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것. 글로벌 진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도 중소개발사들과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그는 “개인적으로 게임업계 발전과 친구-후배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다.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은 ‘선한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올해는 3종의 게임을 출시하고 내년 12월까지 1차 MAU (한 달 유저) 1500만 명, DAU 150만 명 달성하고 싶다. 퍼즐, 캐주얼 등 미니 게임에 집중하겠다. 그리고 스피링컴즈 이름을 듣는 순간 ‘퍼즐 잘하는 회사’라는 말이 나오게 하고 싶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봄이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것 같았다.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는?

액토즈소프트를 코스닥(KOSDAQ) 상장시킨 1인으로 ‘파이널판타지14’의 한국 사업 총괄 프로듀서를 역임 후 2016년 6월 글로벌 게임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스프링컴즈를 창업했다.
액토즈소프트(아이덴티티모바일)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한국게임개발자협회 및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고문이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수상하고, 광운대 정보콘텐츠대학원 게임학 석사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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