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룬코리아의 중국 MMORPG ‘가디스’, 구글매출 20위권 흥행바람

중국게임이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된지 꽤 시간이 흘렀다. ‘뮤오리진’, ‘천명’, ‘검과마법’, ‘아이러브니키’ 등 웰메이드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게임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편견은 많이 옅어졌다. 오히려 웹게임 시절부터 중국게임을 많이 접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모바일게임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이제 중국게임이 매출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놀랍지도 않다.

쿤룬코리아가 오랜만에 내놓은 모바일 MMORPG ‘가디스(Goddess)’도 잔잔한 흥행바람을 일으켰다. 10월 17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해 보름여가 지난 지금도 구글 매출 20위권을 지키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검증받은 이 게임은 한국에서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게임명에 걸맞게 미모의 여신 일러스트를 앞세운 ‘가디스’는 앞서 성공한 ‘뮤오리진’, ‘천명’, ‘검과마법’의 계보를 잇는 전형적인 중국 웹게임 스타일 MMORPG다. 기존 게임들이 그랬듯 유저의 24시간을 모두 빼앗을 기세로 방대한 콘텐츠를 풀어놓는다.

오픈필드 퀘스트, 인스턴스 던전, 보스몬스터 레이드, 다양한 PvP 대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에 조금 인기 있다 싶은 게임장르들의 장점은 몽땅 가져왔다. 전략게임의 약탈 콘텐츠도 있고, AOS게임을 흉내낸 포탑파괴전투도 있다. ‘검과마법’처럼 유저간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결혼 시스템도 갖췄고 웹게임의 노예 시스템도 도입했다. “게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나올 여지를 원천봉쇄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경쟁작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가디스’가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여신 시스템’이다. 출석일을 채우거나 구매를 통해 획득하는 다양한 여신들은 캐릭터에게 각종 강화 효과를 부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캐릭터 능력치를 올리려면 여신들의 호감도를 올려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마치 연애시뮬레이션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독특한 느낌을 준다.

물론 여신이 ‘가디스’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는 아니다. 우락부락한 남성 캐릭터를 배제하고 절세미녀로 덱을 구성하는 콘셉트는 중국 웹게임에서 많이 봤던 시스템이다. ‘가디스’는 이 ‘하렘 판타지’를 모바일로 가져왔다.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웃음이 나긴 하지만, 아름다운 여신들에 눈호강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신들의 생김새나 옷차림을 중국 스타일이 아닌 글로벌한 공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든 디자인 감각도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다만 타격감과 콘트롤의 재미는 다소 부족하다. 다른 중국게임들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멀뚱히 서서 쿨타임 돌아올때마다 스킬 누르는 것이 전부인 PvP 콘텐츠의 경우, 호전적인 유저들에게는 그리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디스’는 신선하고 창조적인 게임은 아니다. 콘텐츠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디선가 다 본듯한 것들이다. “이 중에 네 마음에 드는 것 하나쯤은 있겠지”라는 식으로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풀어놨다. 그리고 이 전략은 생각보다 국내 유저들에게도 잘 통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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