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메갈 논란에 오네-루키아나 작가 일러스트 교체 결정

시프트업과 넥스트플로어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for Kakao’가 메갈리아 논란에 휘말렸다. 개발사 측은 논란이 된 작가의 일러스트를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논란은 1일 ‘데스티니 차일드’의 4성 캐릭터 이시스를 그린 오네 작가가 트위터로 페미니즘과 관련된 언쟁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오네 작가는 ‘한남충(한국 남자+벌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이 ‘데스티니 차일드’ 개발사에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회사 측은 1일 오후 ‘데스티니 차일드’ 공식 카페를 통해 오네 작가가 그린 이시스 일러스트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개발사 측은 “논의 결과 어떠한 형태로든 논란이 발생하거나 또는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이미지는 게임의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교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교체가 결정되자 “트위터의 단어 하나로 일러스트를 교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메갈리아나 페미니즘을 떠나 ‘한남충’이라는 발언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공식 카페에는 일러스트 교체를 결정한 개발사를 지지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네 작가는 2일 이번 논란과 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된 제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페미니즘 관련 이야기를 한 것뿐인데 일부 네티즌들이 “너 메갈이냐”며 시비를 걸어왔고, 이에 “너는 한남충이냐”라며 맞대응을 했다는 설명이다. 오네 작가는 “그들만의 언어폭력으로 쓰이는 메갈 프레임 씌우기에 제가 대응을 하면 안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도 개발사 시프트업과 김형태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시프트업에서 2년간 캐릭터 원화가로 재직하다 퇴사한 일러스트레이터 루키아나는 트위터를 통해 “‘데스티니 차일드’에 제가 작업한 모든 작업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앞으로 페미니즘 및 메갈 지지에 관련된 작가님들의 작업물을 다시 복구 해달라”고 김형태 대표에게 요구했다.

“저는 메갈입니다”라고 밝힌 그는 자신이 작업한 캐릭터가 메데아, 미다스, 헤르모드, 헤베, 탈리아, 이미르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메갈이면 제 작품을 내려야 하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나”라며 “유저분들 게시판에 다들 드러누우시던데, 게시판을 점령하고 드러눕는 소위 진상 고객들과 다를 바 없는 유저들의 눈치를 보며 여성의 목소리를 지우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논란 당시, 김형태 대표가 (성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권고했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지금도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제 발언들이 법적으로 책임을 치르게 될수도 있다는 점 각오하고 있다”며 “다만 더 이상 여성 작가들이 페미니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커리어에서 배제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2일 오후, ‘데스티니 차일드’ 측은 공식카페에 추가 공지를 올렸다. 회사 측은 “게임에 사용된 일러스트와 관련해, 추가로 논란이 발생될 여지가 있는 이미지가 체크 됐다”며 “앞서 공지로 안내해 드린 바와 같이 논란이 발생하거나 또는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이미지는 원활한 게임 플레이 및 운영을 위해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프트업과 넥스트플로어는 오네 작가의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문제를 제기한 루키아나 작가의 작업물도 모두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수량이 적지 않은 관계로 전량 교체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점 이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시프트업와 넥스트플로어가 공동 개발한 카드게임으로, 지난달 27일 정식 출시됐다. 2일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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