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카지노’ 슬롯 표절 논란…크라운게임즈에 소송 제기 ‘국내 첫 사례’

국내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사 간의 저작권 침해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최초로 코스닥에 입성한 더블유게임즈(대표 김가람)는 9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크라운게임즈(대표 조호견)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크라운게임즈는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사로, 지난해 클라우드 전문기업인 이노그리드에 인수된 바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현재 북미에서 ‘더블유 카지노(Doubleu Casino)’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크라운게임즈는 ‘슬로티카(Slotica)’를 서비스 중인 회사다. 일반적으로 소셜카지노 게임은 하나의 게임 내에 여러 가지의 슬롯머신 게임들을 제공한다. 소장에서 더블유게임즈는 크라운게임즈의 ‘슬로티카’ 내 슬롯 게임인 ‘피기 리치(PIGGY RICH)’가 ‘더블유카지노’의 슬롯 ‘피기 잭팟(PIGGY JACKPOTS)’을 고스란히 베꼈다고 주장했다.

▲ [더블유게임즈의 피기 잭팟(위)과 크라운게임즈의 피기 리치(아래)]

‘더블유카지노’의 ‘피기 잭팟’은 돼지를 메인 콘셉트로 한 게임으로, 노란 돼지와 붉은 돼지를 잡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특정 돼지가 나오면 잭팟이 터지거나, 보너스 스핀이 돌아간다. 현재 ‘더블유카지노’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더블유게임즈 측은 “크라운게임즈의 ‘피기 리치’는 노란 돼지 규칙과 붉은 돼지 규칙의 표현은 물론, 화면 구성과 레이아웃, 릴(그림) 디자인, 조작 버튼까지 그대로 ‘피기 잭팟’을 완벽하게 모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전했다.

디자인은 물론 게임의 규칙도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슬롯머신은 비슷해 보여도 모두 다른 콘셉트와 당첨금 규칙(페이 테이블), 보너스 게임 등을 내세운다. 보통 9개의 그림들이 어떤 모양의 선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당첨 유무가 달라지는데, 이를 ‘페이 라인’이라 한다. 페이 라인은 게임의 밸런스와 직결되는 요소로, 슬롯머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크라운게임즈는 이러한 페이 라인은 물론 당첨금 지급 규칙, 심지어 당첨금에 대한 설명 문구까지 ‘피기 잭팟’을 표절했다는 것이 더블유게임즈의 주장이다.

▲ [더블유게임즈의 피기 잭팟(위)과 크라운게임즈의 피기 리치(아래)]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우리만의 독특한 페이 라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테스트를 거쳤는데, 크라운게임즈는 이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며 “우리가 항의하자 극히 일부분만 수정한 뒤 여전히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기에 소송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추후 금액을 확장해 손해배상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게임사들이 소셜카지노 시장에 뛰어들면서 다른 게임을 모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더블유게임즈는 현재 또 다른 소셜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는 D게임사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내 놓은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셜카지노 시장이 주목받는 가운데 제기된 이번 소송은 업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영국 킹닷컴이 한국 게임사 아보카도의 캐주얼게임 ‘포레스트 매니아’가 킹의 ‘팜히어로즈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진행, 승소한 바 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물론 소셜카지노에서도 저작권 침해에 매우 민감한 해외 슬롯 개발사들과는 달리, 국내 개발사들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약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국내 업계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블유카지노’는 12일 기준 페이스북 최고매출 6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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