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골프 문태식 대표 인터뷰 ‘차별화된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

문태식 마음골프 대표는 한국 최초 인터넷 게임포털 한게임의 창업멤버다. 그의 한게임 사원번호는 2번이었다. 1번이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이다. 한게임 성공신화의 주역인 그는 NHN엔터테인먼트 이사 등을 거친 뒤 2012년 마음골프를 설립, 스크린골프 업계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골프게임을 개발하며 쌓은 경험을 스크린골프에 녹여낸 것이다.

현재 마음골프는 업계 점유율은 2위다. 1위는 골프존이다. 문 대표는 “초기에는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고생을 했었는데, 지금은 인지도가 많이 올라왔다”며 “이제는 업주들도 ‘티업비전(T-up Vision)’을 모르는 분은 없다”고 말했다.

‘티업비전'은 지난 5월 중국 진출을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공략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카카오와 함께 마음골프가 개발한 ‘VR골프온라인(VR Golf Online)’을 오큘러스 리프트 VR 버전으로 글로벌 출시했다.  

■ 한게임 사원번호 2번 성공신화 주역...5월 중국 진출 1등 브랜드 스타트!

마음골프는 기존 스크린골프에 없던 새로운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최초로 네트워크 대전을 도입했고, 스크린골프에서 캐디를 불러오는 시스템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과거 게임을 개발했던 문 대표의 감각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네트워크 대전이 되지 않을 때는 일일이 방에 들어가서 스코어를 기록해야 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며 “지금은 매장이 달라도, 지역이 달라도 실시간 대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테이지마다 미션을 깨는 모드 ‘도전 골프왕’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IT 전문가답게 기술적인 면에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스크린골프에서는 클럽과 공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측정해 실제 필드의 타구감을 재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골프에서는 검은 색 점이 선명하게 찍혀있는 골프공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공의 스핀(회전 수)을 센서가 측정하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일부 업체는 스윙의 각도 등으로 스핀을 추정하는 방식을 쓰지만, 우리는 실제로 스핀을 측정한다”며 “실제 스핀 값을 반영하기에 프로들이 와서 쳐도 ‘필드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로 마음골프는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골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문 대표는 “현재 오픈한 매장의 회전율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스크린골프 이용자들 절반 이상이 더 많은 연습을 원한다고 한다.

그는 “중국은 골프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부분은 아직 배우는 단계”라며 “중국인들에게 시타를 시켜보면 대부분 ‘우리가 찾던 것이 이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마음골프는 게임처럼 연습모드가 잘 갖춰져 있고, 실제 측정한 데이터로 결과를 나타내기에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서 스크린골프 1등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에서도 매출을 높여 점유율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와 'VR골프' 오큘러스 버전 출시...HTC 바이브와 PS VR도 개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활용한 골프게임도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8월 마음골프가 개발한 ‘VR골프온라인(VR Golf Online)’을 오큘러스 리프트 VR 버전으로 글로벌 출시했다. ‘VR골프온라인’은 총 36홀에 달하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골프 코스를 가상현실로 보다 실감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컴퓨터와의 대전은 물론 다른 이용자와 대전이 가능하며, 격주마다 진행되는 랭킹 시스템과 음성 채팅도 지원한다.

문 대표는 “개발 초기에 간단하게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오큘러스 측에 보여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실제 골프장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라며 “향후에는 HTC 바이브와 PS VR 버전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스크린골프처럼 클럽을 휘두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표는 “보통 VR골프라고 하면 스윙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골프는 스윙 동작이 크기에 HMD를 착용한 상태에서 휘두르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자신의 공과 클럽으로 퍼팅 연습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아직 VR 시장은 과도기인 것 같다”며 “기기 자체도 가벼워져야 하고, 하드웨어 성능도 더 좋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사옥에 마련된 VR룸에서 시연할 수 있는 마음골프의 ‘VR골프온라인']

■ 한양대 앞 PC방서 한게임 창업, PC방 회원 관리 프로그램 빅히트 추억  

문 대표로부터 과거 한게임 창업 초창기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김범수 의장과 문태식 대표, 남궁훈 카카오 부사장(CGO) 등 한게임 창업멤버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당시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렸다.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PC방 회원 관리 프로그램은 문태식 대표가 만든 것이었다.

그는 당시 컴퓨터 40여대를 관리하기 위해 직접 델파이(Delphi)로 간단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회원카드 시스템도 만들었다. 이를 주위의 PC방 업주들이 신기하게 바라봤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판매하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문 대표는 “저는 팔려고 만든 게 아니었는데, 어느새 남궁훈 대표가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한게임 창업멤버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을 뽑아 게임 테스트를 맡겼다. 테스트는 PC방 내에서 진행했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그만둔 뒤에도 계속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었다. 성공 예감이 들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유저가 몰려들었다. 문제는 트래픽이었다. 유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서버는 터져나가기 일보직전이었다. 서버를 PC방 구석에 쌓아놓았으니 발열도 큰 문제였다.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문 대표는 “홈페이지에 로그인 창만 남겨두고 모두 덜어냈는데도 접속이 안됐다”며 “그 때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서버를 사야했는데, 가격이 10억 원이었다. 그나마도 6개월 후에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낀 한게임 멤버들은 고심 끝에 10억원 짜리 서버를 주문했다. 그리고 3개월 뒤 거짓말처럼 한게임은 투자를 받고, 이후 네이버와 합병을 하기에 이른다. 한게임의 신화는 그렇게 써내려갔다. 문 대표는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일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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