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사회분위기 고려해 좀 더 상세한 검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
[게임톡] 한달 끈 ‘디아블로 3’의 이용등급 심의가 결국 해를 넘겼다.  심의의 핵심인 '현금거래장' 시스템이 사행성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 등 모든 상황을 검토하며 시간벌기에 나선 것. 

게임물등급위윈회(이하 게임위)는 지난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가 통과되어 등급분류가 결정된 게임물을 공개했다. 그러나 ‘디아블로 3’는 해당 목록에서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블리자드 코리아가 게임위에 ‘디아블로 3’의 이용 등급 심의 신청을 접수한 건 지난 12월 2일. 한글판 풀 버전을 게임 설명서와 함께 게임위에 제출했다. 게임업계에서는 12월 중 심의 결과가 나오고, 이에 맞춰 국내 베타테스트가 진행되리라는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게임위는 현금 경매장 관련 불충분 사유로 보충 자료를 요청했다. 심의를 한 차례 연장한 것. 이에 블리자드코리아는 22일 현금 경매장의 현금 환전 기능이 제외된 추가 심의 자료를 제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정식 버전도 아니고 테스트 버전인 데다 심의의 핵심으로 떠오른 ‘현금 경매장’ 콘텐츠가 없는 버전이어서 28일 심의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심의 등급 결정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현금 환전 내용이 뺐기 때문에 신청 등급 ‘청소년 이용불가’가 무난하리라는 예상을 했다.

그렇지만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한 듯 결국 심의 결과 발표는 내년으로 미뤄지고 말았다. 게임위는 명확하게 연기 사유를 밝혔던 지난 첫 번째와는 달리 어떠한 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좀 더 상세한 검토를 하기 위해”라는 전해오는 말뿐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심의 연기 결정이 블리자드가 제출한 게임 매뉴얼과 실제 게임과의 일부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심의 자료에서 실제 게임에는 현금 경매장의 현금 환전 기능이 제외돼 있지만, 게임 매뉴얼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게임위가 “설령 블리자드가 현금 환전이 제외된 버전으로 심의를 받더라도 앞으로 관련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함께 블리자드 측이 내놓은 게임 매뉴얼과 실제 게임의 차이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 만큼 규정에 따라서 등급을 확정해야 하지만, 해당 시스템이 사행성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는 만큼 현금 거래 관련 정부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 등 가능한 모든 상황을 검토하며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블리자드는 “게임위로부터 다음 심의 결정이 오는 1월 4일에 있을 예정이라고 전해 들었다. 지금도 내부적으로 상세한 연기 사유에 대해 확인 중이다. 심의 진행과 관련하여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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