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캐릭터 구미호-CEO 지한파-한국문화유산 지원 5억 기부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로 손꼽히고 있는 게임은 단연 ‘리그 오브 레전드’다. 시장에서는 탄탄한 게임성은 물론이고 계속되는 콘텐츠 업데이트, 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등 '리그 오브 레전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또 게임 소식뿐 아니라 한국 플레이어, 대중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라이엇 게임즈의 기업 행보도 시장에서 화젯거리다.

라이엇 게임즈는 기업의 이념, 철학을 묻는 경우 ‘Player-Focused’라 답하는 기업이다. 어찌보면 고객을 중심에 두겠다는 흔한 답변이다. 하지만 ‘플레이어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 하에 라이엇 게임즈는 이 목표의 실현을 위해 흔치 않은 노력을 보태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회사임에 불구하고 한국 플레이어와 시장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고민과 노력을 보태었기에, 지금과 같은 큰 성공이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설립 1년-서비스 9개월, 한국 유저 사랑받는 1위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12월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과 함께 라이엇 게임즈는 ‘구미호 전설’을 모티브로 한 한국형 챔피언(캐릭터) ‘아리’를 소개했다.

게임 속 아리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중에 하나로, 한국적인 미를 살리는데 초점을 두고 디자인 되었다. ‘아리’라는 명칭 또한 한국 유저와 더 가깝게 소통하는 의미로 국내 게이머가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이렇게 현지에 진출하면서 현지 정서에 부합하는 캐릭터를 만든 사례는, 중국의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웅 ‘오공’과 한국의 구미호 전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아리’뿐이다.

▲ 한국형 챔피언 '아리'
또 본격적인 서비스와 함께 PC방 서비스에 있어서도, 게임 런칭 전부터 고민을 보탰다. 현재 프리미엄 가맹 PC방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는 ‘모든 챔피언 무료 제공’이라는 큰 혜택과 함께 게임 포인트(IP) 보너스 지급 등의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사전부터 고민된 부분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짧은 시간 내 큰 사랑, 오랜 고민과 준비의 결실

실제 게임 서비스에 앞서, 과연 어떠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플레이어는 물론 PC방 사장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다.

FGI 및 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등을 통해서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이유가 되어줄’ 유의미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파악했다. 여기에 고민을 보태 모든 챔피언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결정했다.

이 같은 접근은 제대로 약발(?)을 받았다. 합리적인 가격 책정은 물론이고 PC방에서 플레이어들이 즐겁게 게임을 즐기며, 그 나름의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를 키우겠다는 정책이 큰 호응을 얻어냈다. 실제로 ‘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 초기의 분위기가 살아났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PC방 업계의 부활에 긍정적인 힘이 됐다.

PC방 서비스에 있어 플레이어와 PC방 업주들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 간의 '윈-윈'을 이뤄낸 점은 게임트릭스 등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그 성과가 속속히 나타났다.

브랜든 벡 대표 한국과 남다른 인연, 본사에 '라이언 PC방'

한국을 수 차례 방문한 라이엇 게임즈 본사의 브랜든 벡 대표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 LA의 한인 타운에 있는 PC방을 즐겨 찾았다. 심지어 그곳에서 게임 개발 및 비즈니스에 대한 구상을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도 PC방을 찾아 새벽까지 게임을 즐겼다. 이러한 PC방 문화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미국에 있는 라이엇 게임즈 사무실 내에 한국 PC방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을 만들기까지 했다. 사내 PC방에 `봉봉`, `쌕쌕` 등 한국 캔 음료가 갖춰진 자동판매기는 물론 라면과 한국 과자까지 그대로 가져다 놓을 정도로 라이엇 게임즈의 한국 문화 사랑은 깊다.

PC방에는 한켠에 한글로 ‘라이엇 PC방’ 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이 온라인 상에서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 미국 라이엇 게임즈 본사 내 만들어진 '아리 PC방'의 모습. 직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또한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시간 때면 강조하면서 한국사랑을 실천했다. 그 자신감은 “한국이야말로 가장 선진화된 온라인 게임 시장이다. LOL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까지 이야기한다.

또한 "LOL를 단순한 하나의 게임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로 만들고 싶겠다"며, "한국은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의 메카이기에 한국 시장에서 LOL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든 벡 대표는 지난 5월 초, 기존의 출장 일정을 변경해 한국의 'LOL' 리그인 아주부 더 챔피언스 스프링 리그 4강전에 직접 나타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후 7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임직원들이 한국 문화 지킴이로서 경복궁 청정활동에 나섰던 날도 짧게나마 브랜든 대표가 직접 한국을 방문, 이들을 독려했다. 이러한 면면은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라이엇이 한국문화유산 지킴이" 문화재청 협약

라이엇 게임즈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노력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문화재청과의 협약 등을 통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환원(CSR)활동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6월 26일 문화재청과 협약식을 갖고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공식 출범 당시, 한국형 챔피언 ‘아리’의 초기(6개월) 판매금액 전액을 한국 사회에 기부하겠단 약속을 지킨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아리’의 6개월 간의 판매금액 전액에 회사 측의 기부금을 보태 총 5억원의 ‘라이엇 게임즈 사회환원기금’을 내놨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유물(노부) 보존처리 지원과 청소년의 문화유산 교육 체험 기회 제공, 문화유산 환수 및 긴급유물구입 등을 위해 문화유산 보존기금을 조성 및 임직원의 경복궁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정인 정기적인 문화유산 현장 자원봉사활동 등을 포함했다.

▲ 문화재청-라이엇 게임즈 간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모습 김찬 문화재청장(왼쪽)-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대표.
▲ 봉사활동 모습
당시 협약 발표는 라이엇 게임즈가 문화재청과 사회 환원 활동에 있어 손을 잡은 최초의 외국계 게임사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또 게임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일 수 있는 ‘한국 문화 유산’에 대한 사회 환원 발표 또한 업계에서 많은 관심과 궁금증을 보였다.

관련해 오진호 라이엇 게임즈 대표는 “단발적인 이벤트성 활동이 아닌 장기적이고 의미있는 활동으로서 사회 환원 활동 계획을 세워왔다”며 “한국 문화유산은 전세계인이 함께 관심갖고 보호할 만한 훌륭한 인류의 유산이기에, LOL를 즐기는 청소년 플레이어 등에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알리고, 그간의 큰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 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일환으로 7월 진행된 라이엇 게임즈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 모습
▲ 경복궁 내 위치한 국립 고궁박물관, 지하 1층에는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한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는 해당 협약과 관련해 국립 고궁 박물관에 보관된 조선왕조의 왕실 유물 복원을 진행하는 한편(향후 2년 간 보존작업 예정), 국립 고궁 박물관 내에 관람객 편의 시설을 지원해 8월 1일 그 모습이 공개됐다.

또 7월 진행한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에 이어 오는 10월에도 한 차례 더,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진행하고자 계획 중이다. 이밖에도 플레이어들이 직접적으로 한국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배우고 겪을 수 있도록, 국립 고궁박물관과 함께 ‘플레이어 역사 교육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홍보팀장은 “한 문화재 한 지킴이로서의 사회환원 활동 발표를 진행한 후, 다양한 실천을 이뤄내고 있다”며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임직원 및 플레이어들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현재 발표된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계획 세우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엇 효과' 사회환원 게임 업계로 번지나

플레이어 중심의 라이엇 게임즈의 행보는 게임 업계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과 라이엇 게임즈 간의 사회환원 활동이 화제가 되면서 게임업체들의 각종 사회 환원 활동이 플레이어들 사이에 화두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프리미엄 혜택도 기업별로, 또 게임별로 조금씩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라이엇 효과’가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

e스포츠 시장에서도 LoL을 주축으로 새 바람이 일어, 또 한번의 e스포츠 부흥기가 점쳐지고 있다. 단적으로 9월 8일 용산에 위치한 전쟁 기념관에서 펼쳐진 LoL 더 챔피언스 섬머리그의 결승전에는 입장 관객만 1만 1000명 이상 기록됐고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결승전에 앞서 부분적으로 유료 판매된 좌석들이 일찌감치 매진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까지 볼 수 있었다.

▲ 9월 8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된 'LoL 더 챔피언스 섬머2012' 결승전모습
라이엇 게임즈는 그야말로 플레이어를 위한 것이라면, 플레이어가 좋아한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다양한 도전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그 각각의 행보가 긍정적인 성과를 이뤄낼 시 업계에서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인기 1위, 매출 1위보다는 ‘Player-Focused’라 플레이어의 만족과 사랑을 기업의 최우선 철학을 실천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꾸준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회사임에 불구하고 한국 플레이어와 시장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과 문화재사랑 같은 남다른 뚜벅뚜벅한 걸음걸이을 통해 한국 유저에게 최고 사랑받는 게임사로서 게임 시장에 계속해 신선한 변화를 주도할 것 같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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