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낡은 롤러코스터, 가상현실과 만나 새로운 체험 제공 나서

자리에 앉아 기어VR을 착용하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타고 있던 롤러코스터는 온데간데없고, 위태위태하게 하늘에 매달린 지하철에 갇혀 있다. 도심은 악의 침공에 초토화됐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슈퍼맨이 등장해 악당과 주먹을 교환하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지하철은 급경사와 커브를 반복한다.

위기감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 마침내 슈퍼맨이 렉스 루터를 물리친다. 이어 나와 지하철을 안전한 곳까지 엄호해준다.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롤러코스터의 안전바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놀이공원 식스 플래그스(Six flags)의 롤러코스터 ‘라이드 오브 스틸’ 탑승기다.

놀이공원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식상할 대로 식상해진 옛 롤러코스터에 VR을 결합해 새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다. 식스 플래그스는 2015년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자신들의 오래된 롤러코스터들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식스 플래그스의 몇몇 롤러코스터에서는 탑승 전 기어 VR을 착용여부를 정할 수 있다. 이 특별한 기어 VR은 롤러코스터 코스에 맞게 제작된 서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영상 속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온다면 실제 롤러코스터도 내리막을 질주하는 식이다. 여기에 슈퍼맨, 에일리언과 같은 IP나 캐릭터까지 추가되니 몰입도는 배가 된다.

2015년 독일 유로파 파크의 ‘알펜 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많은 놀이공원들이 롤러코스터에 VR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의 알톤 타워 역시 지난 3월 VR 기기를 도입해 일종의 판타지랜드를 구현해냈다.

놀이공원 입장에서는 그 거대한 구조물을 재건축 없이 매일매일 새로운 콘셉트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같은 코스, 같은 테마에 싫증이 났던 방문객들도 다시금 발길을 되돌리기 시작했다.

VR과 테마파크의 만남은 한국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미 지난 4월 기어VR과 롤러코스터 형태의 시뮬레이션 기구를 결합한 ‘기어VR 어드벤처’를 오픈했다. 롯데월드 역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고 탑승하는 ‘VR코스터’를 오는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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