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 사카가미 요조 프로듀서 인터뷰…“한국 팬들 응원 부탁”

일본 인기 아이돌 육성게임 ‘아이돌 마스터’는 반다이남코를 대표하는 콘텐츠 중 하나다. 올해 11주년을 맞이한 이 게임은 애니메이션과 음반, 만화, 콘서트 등으로 끝없이 IP를 확장해 왔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아이돌 캐릭터는 250명이 넘고, 발표된 곡도 300곡에 이른다. 

‘아이돌 마스터’를 개발한 반다이남코는 지난 4월, 한국과 일본에 깜짝 놀랄 소식을 전했다. ‘아이돌 마스터’를 시리즈 최초로 실사 드라마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일본 드라마가 아닌 한국 드라마 ‘아이돌마스터.KR’이었다. 화제를 모은 발표 이후 한국에서는 드라마 출연자 오디션과 트레이닝이 이어졌고, 최종 선발 멤버들은 지난 25일 처음으로 한국 미디어에 공개됐다. 게임톡은 한국을 방문한 사카가미 요조 PD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만난 사카가미 PD는 실사 드라마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원작 IP의 판매가 아닌, 드라마와 시리즈가 함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한 흔적도 엿보였다. 그는 “일본에서는 많은 ‘아이돌마스터’ 콘텐츠들이 나와 있지만, 늘 해외에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왔다”며 “동시에 일본과 달리 조금 더 도전적인 것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사 드라마는 지난해 한국 기획사인 IMX의 손일형 대표가 반다이남코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때만 해도 일본 드라마가 될지, 한국 드라마가 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반다이남코는 협의 과정에서 한국 드라마로 만들자고 다시 IMX에 제안했다. 사카가미 PD는 “한국에서 제안을 주셨으니, 만든다면 한국의 독자적인 ‘아이돌마스터’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며 “IMX도 긍정적인 답을 줘 한국 드라마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실사 드라마 계획이 발표되자 일본 팬들은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사카가미 PD는 “당연히 팬들이 많이 놀랐다. ‘드라마라고?’ ‘그것도 한국에서?’라는 반응들이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아이돌마스터’라면 그런 시도를 해볼 만한 콘텐츠”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실사 드라마 제작은 ‘아이돌마스터’ IP 확장을 위한 전략인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다.

“보통 미래를 바라볼 때 바로 위를 쳐다본다면, ‘아이돌마스터’는 대각선 위쪽을 바라본다. 그러니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조금 다른 시점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프로듀서들에게 그런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다.”

드라마 ‘아이돌마스터.KR’에는 주인공 격인 아이돌로 R.G.P(리얼 걸스 프로젝트)라는 10인조 걸그룹이 등장한다. 멤버는 예은, 유키카, 하나별, 소리, 영주, 수지, 하서, 지원, 재인, 민트로 구성됐다.

한국에서 멤버들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사카가미 PD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귀엽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아이돌마스터’는 원래 열심히 달려가는 아이돌을 보며 긍정적인 기분을 얻는 콘텐츠인데, 오디션을 거치면서 그런 멤버들이 잘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걸그룹 중 소녀시대, 레드벨벳 등을 알고 있었다.

드라마 OST '드리밍(Dreaming)'과 '원 포 올(One For All)'을 들어본 소감을 묻자 “귀엽다”며 연신 웃음을 이어갔다. “음악에서도 멤버들의 귀여움과 긍정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저는 아빠 같은 시점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라며 “뭔가 복잡하고 멋진 말을 하고 싶은데 떠오르지 않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마스터’는 일본 현지에서 성우들의 라이브 공연을 진행,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10주년 기념으로 세이부 프린스 돔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이틀간 4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드라마 멤버들도 일본에서 합동 공연 무대에 설 수 있는지 궁금했다. 사카가미 PD는 “장기적으로 그런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돌마스터’ 안에서 태어났으니, 프로듀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그런 공연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실사 드라마와 원작의 콜라보레이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원작의 곡을 드라마에 삽입하거나, 드라마 속 콘텐츠가 게임에 반영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카가미 PD는 “그런 가능성을 실제로 계속 모색하고 있고, 검토도 하고 있다”며 “이미 10주년 때 하나가 된 라이브를 했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다만 “신데렐라 걸즈 때도 그랬지만, 우선은 드라마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아이돌마스터’ 관련 요소들을 다 섞어버리면 중구난방 콘텐츠가 되기 쉽고, 유저들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는 IMX와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아주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몇 가지 포인트에 대해서는 조언을 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의 프로듀서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부분이었다. 그는 “게임 자체가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이야기였으니, 드라마에서 프로듀서를 그릴 때도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여자 아이돌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는 현실의 인간은 아니다. 캐릭터는 너무 이상적이거나, 때로는 인간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 다르다. 때문에 지나치게 이상적인 여성보다는, 오히려 보통의 여성으로 표현해주길 바란다. 그들은 허상이 아니라 실제 현실 공간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한국 오리지널로 새롭게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 그는 “만약 하루카가 드라마에서도 등장한다면 사람들은 분명 두 하루카를 비교하게 될 텐데, 그러면 분명 이상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플레이스테이션4(PS4)로 발매된 게임 ‘아이돌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는 한글판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9월 28일 국내에 발매되는 ‘플래티넘 스타즈’는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 최초로 한글화 타이틀이다. 그는 “‘아이돌마스터’ IP를 세계적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가운데, 한국에서 이러한 소식들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카가미 PD에 따르면 DLC도 한글로 나온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카가미 PD는 “‘아이돌마스터.KR’은 톱 아이돌을 향한 이들의 노력과 성장을 다룬, 굉장히 활기찬 작품이 될 것”이라며 “한국 팬들도 드라마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오가는 새로운 드라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 세계에서 한국에 모여든 아이돌의 이야기를 즐겨 달라”고 덧붙였다.

‘아이돌마스터.KR’은 한국에서 2017년 상반기 방영될 예정이다. VOD 서비스는 미국 아마존을 통해 이뤄진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