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볼프스 등 유럽명문 ‘피파’ 게이머 영입…샬케는 ‘LOL’ 팀 운영

[성남FC에 입단한 김정민 '피파온라인3' 프로게이머.]

넥슨의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3’ 종목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민이 지난 16일 한국의 프로축구구단 성남FC에 입단했다. 김정민은 성남FC 소속으로 ‘피파온라인3’ 대회에 참가한다. 성남FC 측은 게임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민도 성남FC 소속이 된 만큼 기존 축구선수들과 함께 구단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이나 이벤트, 프로모션 등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로게이머가 실제 프로축구단에 입단한 것은 아시아에서 김정민이 최초다. 김정민은 17일 오후 7시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실제 프로구단인 성남FC 입단식을 치렀다. 이를 계기로 유럽 유명 프로축구단에서 콘솔게임 ‘피파(FIFA)’ 선수를 영입한 경우와 프로구단이 ‘리그오브레전드’나 ‘하스스톤’ e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사례를 게임톡이 추적해봤다.

■ 볼프스부르크 두 명의 ‘피파’ 프로게이머 영입...실제 선수 e스포츠 전향도

<볼프스부르크 소속의 ‘살처’와 스포르팅 소속의 ‘킨자스’ 사진=볼프스부르크 홈페이지>

유럽에서는 ‘피파’ 프로게이머들이 실제 프로축구단과 계약한 사례를 적지 않다. 현재 ‘피파’를 통한 홍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구단 VfL 볼프스부르크다. 

볼프스부르크는 2015년 5월 두 명의 ‘피파’ 프로게이머 ‘살처(Salz0r)’ 베네딕트 살처, ‘다니’ 다니엘 핑크와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다. 이들은 볼프스부르크의 유니폼을 입고 독일의 ‘피파’ 리그인 ‘버추엘레 분데스리가(Virtuelle Bundesliga)’와 ESL 등의 대회에 출전했다. 

볼프스부르크는 지난해 12월 ‘다니’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2개월 뒤인 지난 2월 잉글랜드 출신의 ‘데이브Btw’ 데이비드 바이더웨이를 데려왔다.

‘데이브Btw’의 볼프스부르크 행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도 영향을 미쳤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가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웨스트햄은 지난 5월 ‘드로곤’ 션 앨런을 영입했다. 이어 맨체스터 시티 FC도 7월 ‘케즈’ 키에런 브라운과 사인했다. 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친정팀으로 잘 알려진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클루브 드 포르투갈도 ‘킨자스’ 프란시스쿠 크루스와 계약을 맺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었던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번은 최신작 ‘피파16’이 아닌 9월 말 발매될 차기작 ‘피파17’의 선수를 찾고 있다. 구단의 언론홍보 담당 휘스 페닝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e스포츠 종목의 선수들도 훈련시설의 사용을 포함, 타 종목의 운동선수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올가을 홈구장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대회를 열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스카우트할 계획이다.

<네이마르 주니어(왼쪽)와 웬델 리라 사진= 웬델 리라 트위터>

실제 축구선수가 e스포츠 선수로 전향한 경우도 있다. 2015년 푸스카시 상(그해 최고로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수상자이자 브라질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웬델 리라는 최근 ‘피파’ 게이머로 전향했다. 부상 때문에 젊은 나이에 은퇴한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와 15년을 함께 했고, 그 즐거운 기억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게이머로서의 삶은 신이 주신 또 다른 기회”라고 전했다.

EA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력을 통해 2004년부터 매해 ‘피파 인터랙티브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2만 달러(한화 약 2200만 원)와 발롱도르 시상식 참석의 권한이 주어진다.

■ 발렌시아 등 명문구단 ‘리그오브레전드’나 ‘하스스톤’ 팀 운영

<사진=‘리그오브레전드’ 201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피파’ 외에 타 e스포츠 종목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터키의 인기구단 베식타쉬JK는 라이엇게임즈의 MOBA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팀을 운영 중이다. 이들은 2015년 MSI에서 한국의 SKT T1과 맞붙기도 했다.

<사진=‘리그오브레전드’ 샬케04팀 트위터>

독일의 FC 샬케04는 지난 5월 ‘리그오브레전드’ EU LCS 전통의 강호 엘레멘츠를 인수했다. ‘피파’에서는 3명의 선수가 샬케04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리그오브레전드’ 팀은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 승강전에서 패배, 2부 리그로의 강등이 확정됐다. 샬케04 측은 투자에서 손을 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의 명문구단 발렌시아CF는 지난 6월 블리자드의 카드게임 ‘하스스톤’, 사이오닉스의 스포츠게임 ‘로켓리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당시 ‘하스스톤’ 선수명단에 한국출신 선수 ‘나라’ 이하늘이 포함돼 화제가 됐다.

■ e스포츠 시장 규모 5500억 원 추산… 젊은 세대 마케팅 효과 무시 못 해

미국의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현재 세계 e스포츠 시장의 크기를 약 5억 달러(약 5500억 원)로 평가했다. 현재 e스포츠 팬의 연령대는 18~34세가 75%를 차지한다. 성별은 80% 이상이 남성이다. 축구의 주요 팬층과 겹친다. 때문에 축구단들은 e스포츠를 통해 젊은 층에게 접근하고, 자신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한다. 

김민우 성남FC 마케팅팀 대리는 게임톡과의 전화통화에서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채널로 (홍보) 방향을 돌릴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며 “그러던 도중 구단발전 위원회에서 e스포츠 쪽으로 활로를 찾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연고지인 성남이 IT단지인 판교를 끼고 있어 e스포츠와 밀접하기도 하고, 축구게임이라는 종목이 구단 홍보와 잘 맞아 떨어졌다”면서 ”넥슨의 도움을 받아 이번 김 선수의 입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피파온라인3' 리그가 팀제가 아닌 개인전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수 개인과 계약을 맺는 방향으로 정했다. 현재 게임단 창단은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넥슨 관계자는 “아시아 정식 축구구단에서 e스포츠 선수를 영입한 것은 최초다. 그 자체로 신선하다. 온라인게임 축구와 실제 축구가 만나 K리그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넥슨도 K리그 성남FC를 지원하고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웨스트햄의 홍보 담장자인 타라 워런 역시 미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젊은 팬들과의 만남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다”며 “e스포츠는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창구”라고 말했다. 또 이 외에 유튜브, 트위치 등 라이브 스트림 플랫폼을 통한 프로게이머들의 개인방송으로 부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 EA의 스포츠게임 ‘매든 NFL17’>

미국의 미식축구 역시 e스포츠 시장을 노린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최소한 3개의 NFL팀이 EA의 스포츠게임 ‘매든 NFL’ 프로게이머와의 계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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