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 ‘하얀고양이 프로젝트’ 등 게임 내 욱일기 사용 물의 빚어

<가수 티파니 스냅챗(왼쪽)와 워게이밍의 MMO전투게임 ‘월드오브워쉽’>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소속의 티파니가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냅챗’에 욱일기가 그려진 사진을 올려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티파니는 15일 오후 자필 사과문을 작성해 SNS에 게재하고 문제의 사진도 내렸지만 네티즌들은 ‘하필이면 광복절에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올렸느냐’며 지속적으로 분노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아직까지도 실시간 검색어 차트 상단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는 전범기의 일종이다. 한국을 포함한 군국주의의 피해 국가들에게는 아픈 민족적 상처를 헤집는 깃발이다.

게임업계에서도 게임에 욱일기를 등장시켜 국내외 팬들의 질타를 받은 사건들이 있었다. 티파니 사건을 계기로 게임 속 욱일기 논란을 되돌아본다.

<사진=2013년 E3 당시 공개된 ‘월드오브워쉽’ 트레일러 영상>

벨로루스 게임개발사 워게이밍은 MMO슈팅게임 ‘월드오브탱크’ 시리즈의 후속작인 ‘월드오브워쉽’에 욱일기를 등장시켜 물의를 빚었다. 2013년 6월 미국 게임쇼 E3에서 첫선을 보인 ‘월드오브워쉽’은 트레일러 영상에 욱일기가 휘날리는 일본함대를 등장시켰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권역의 팬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워게이밍의 한국지사인 워게이밍 코리아도 “아시아 지역에서 욱일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본사에 전달하며 강경히 대응했다. 결국 워게이밍 본사 측은 욱일기를 일장기로 대체했다.

세계 2차대전을 다룬 액티비전의 2008년 작 FPS게임 ‘콜오브듀티: 월드앳워’에도 욱일기가 등장했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이 광기어린 적군으로 등장하는 만큼 미화와는 거리가 멀어 한국에서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본군을 잔인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일본 내 발매가 금지됐다.

<사진= ‘하얀고양이 프로젝트’ 일본판 욱일기 의상 수정 전·후>

일본 게임개발사 코로프라는 2015년 모바일게임 ‘하얀고양이 프로젝트’의 일본판에서 욱일기 의상을 입은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하얀고양이’ 한국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코로프라 측은 일주일 뒤 해당 의상의 욱일기를 나뭇잎으로 가리는 조치를 취했다.

<사진=캡콤의 격투게임 ‘스트리트파이터2’>

1991년 출시된 캡콤의 격투게임 ‘스트리트파이터2’는 스모선수 콘셉트의 캐릭터 혼다의 고유 맵 배경에 욱일기를 등장시켰다. 유저가 대결에서 승리할 시 흑백의 욱일기에 불빛이 들어왔다.

일본 아틀러스의 RPG ‘여신전생 페르소나’는 시리즈 전반에 걸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왔다. 특히 ‘페르소나4 더 골든’에서는 게임 내 상점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삽입했다. 또 ‘페르소나4 디 얼티맥스 울트라 수플렉스 홀드’에서는 캐릭터 대사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는 문장을 집어넣었다.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는 일본의 우익세력이 한국 정부를 조롱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후속작 ‘페르소나5’에서는 노골적으로 캐릭터 프로필에 욱일기를 그려넣었다.

해외 게임사의 욱일기 사용은 대개 이들의 무지가 원인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 나치즘의 상징으로 잘 알려진 하켄 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에 관해서는 굉장히 민감하다. 서양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게임업계에서는 불교의 만(卍) 문양이 터부시 된다. 만(卍)이 하켄 크로이츠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다. ‘콜오브듀티: 월드앳워’ 역시 독일판에서는 하켄 크로이츠를 십자가로 바꿔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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