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신작 '이카루스 모바일', 한국과 중국 유저 기대감 증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모바일 MMORPG ‘이카루스M(이카루스 모바일)’이 올해 차이나조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 공개된 것은 동영상 하나가 전부였지만, 언리얼엔진4를 활용해 만들어낸 유려한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연출은 위메이드 부스를 지나가려던 중국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단단히 붙잡았다.

같은날 동영상이 퍼진 한국의 반응도 중국 못지 않았다. “모바일게임을 넘어섰다”, “타격감과 그래픽이 기대 이상이다”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마침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도 비슷한 시기 베일을 벗었다. 대작 모바일 MMORPG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중국산 MMORPG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던 한국이 비로소 MMORPG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이카루스 모바일’을 개발중인 위메이드아이오 개발진들과 기자들의 만남이 긴급 성사됐다. 차이나조이의 더위가 황해를 건너온듯 폭염이 쏟아졌던 8월 초, 김성희 디렉터와 노창규 아트디렉터(AD)를 위메이드 본사에서 만났다.

▲노창규 AD(왼쪽)와 김성희 디렉터(오른쪽)

차이나조이에서 깜짝 발표를 한 이유를 묻자 김 디렉터는 “사실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마을도 구현해야 하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님의 의지가 강해서 좀 빠르게 내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빌드 자체는 자신 있었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노 AD도 “마감이 7월 말까지라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며 “시간이 촉박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기쁘다”고 거들었다.

개발진들은 기자들이 직접 게임을 시연할 수 있도록 인터뷰 현장에 시연 버전을 깜짝 준비해 오기도 했다. 김 디렉터와 노 AD는 “영상을 본 사람들이 PC에서 촬영한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는 게 너무 억울했다”며 “이렇게 모바일에서 직접 구동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믿을 것 같아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간의 대장정… 엔진도 장르도 바뀌었다

‘이카루스 모바일’은 온라인 MMORPG ‘이카루스’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원작과 세계관 및 리소스를 공유하지만, 완전히 같은 게임은 아니다. 원작에서 호평을 받은 ‘펠로우 시스템’ 등은 받아들이면서도 직업과 던전 등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구성했다.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겠지만, ‘이카루스 모바일’도 개발 도중 많은 변화를 겪었다. 대표적인 부분이 게임엔진이다. 지난해 7월 게임 기획안이 통과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만 해도 언리얼엔진4가 아닌 유니티엔진을 사용했다. 김 디렉터는 “유니티엔진으로는 메모리 관리도 어렵고 여러가지 한계를 느꼈다”며 “12월에 언리얼엔진4로 프로토타입을 다시 만들어보고 언리얼엔진4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니 지금까지 7개월정도 작업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 AD가 합류한 시점도 그때부터다. ‘블루사이드’, ‘애스커’, ‘블레스’ 등 유수의 온라인 MMORPG 아트를 담당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언리얼엔진4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본 순간 다른 게임에서 보지 못했던 매력을 느꼈다. 그는 “펠로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부분이나 신화를 채용한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내가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퀄리티를 생각하면 언리얼엔진4를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임장르도 몇 번의 대변혁을 겪은 부분이다. 처음 기획안에서는 MMORPG였으나, 디바이스의 한계를 생각해 MORPG로 수정했고, 이후 디바이스가 충분히 소화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판단 하에 다시 MMORPG로 돌아왔다. 빙 돌아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지만, 덕분에 액션 MORPG와 MMORPG의 장점을 모두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김 디렉터는 “뮤오리진이 처음 나왔을 때 앞으로는 모바일게임에서 MMORPG가 대세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MMORPG로 개발하려고 보니 포기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높은 수준의 액션을 구현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살리고자 MORPG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디바이스와 엔진 사양이 좋아지면서 원래 기획한 것을 다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액션은 MORPG 방식으로 담고, 필드사냥 등 나머지는 MMORPG로 풀어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모바일게임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액션RPG와는 많이 다르다. 시점부터 쿼터뷰가 아닌 숄더뷰다. 액션을 강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숄더뷰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 디렉터는 “보통 쿼터뷰는 숄더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작은 맵만 시야에 보여줘도 된다. 그래서 액션RPG에서는 쿼터뷰를 많이 쓴다”며 “우리는 다 이어지는 오픈필드를 만든 덕분에 맵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과감하게 숄더뷰로 시점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액션은 좋은데 스킬을 쓸 때 어지럽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액션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점이 자동으로 바뀐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마을에서는 쿼터뷰로 자동 전환된다.

이렇게 시점이 상황에 맞게 변하는 것은 콘솔게임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디테일하게 작업하기 위해 콘솔게임을 많이 참고했다는 노 AD는 “유저가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콘트롤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며 “기존 액션RPG의 틀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모바일 MMORPG 최초로 비행전투 구현

‘이카루스 모바일’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 중 하나는 펠로우를 타고 펼치는 비행전투다. 지상에서 벗어나 넓은 공중을 자유롭게 활개치는 모습은 그동안의 모바일 MMORPG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현재 공개된 10인 레이드 던전에서는 10명의 유저가 펠로우를 타고 보스 몬스터를 상대한다. 보스몬스터가 쏘는 탄환을 공중에서 피하면서 파티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탄막슈팅게임에 RPG를 섞은 듯한 묘한 매력이 인상적이다.

김 디렉터는 “펠로우를 타고 진행하는 비행전투는 메인콘텐츠이자 감초”라며 “하루종일 비행전투를 하게 되면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상전투와 비행전투의 비중은 7대3정도로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카루스 모바일’에서 펠로우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김 디렉터는 “펠로우가 원작에서는 버퍼의 역할을 맡았다면, 여기서는 소환(펫), 장착(필살기), 비행(탈것) 3개로 나뉜다”며 “이 셋을 모두 장착하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세트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개발진은 게임 오픈 시점에 약 70~80종의 펠로우를 준비할 예정이다. 다양한 펠로우로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디렉터는 “원작 이카루스 온라인에서 펠로우 시스템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생각한다”며 “펠로우를 수집하고 길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연 버전에서는 2종의 남성 캐릭터들만 등장한다. 둘 다 근접 딜러형 직업들이다. 여성 캐릭터는 없냐는 질문에 노 AD는 “클래스는 총 5종으로, 공개된 2종을 뺀 나머지는 모두 여성 캐릭터다”며 “남성 캐릭터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레인저는 섹시한 콘셉트, 위자드는 고급스럽고 도도한 느낌의 소녀 콘셉트로 만들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클래스는 귀여운 소녀 모습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온라인 MMORPG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데, 모바일은 상대적으로 커스터마이징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개성있게 가려고 한다. 재미있는 콘셉트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픽 완성도 자신 있다, 중국 MMORPG 덤벼라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미 중국 MMORPG가 대부분 선점한 상태다. 반면 한국 MMORPG는 ‘이카루스 모바일’을 비롯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일각에서는 MMORPG 시장이 움트던 시점에 한국 게임이 나왔어야 하는데, 타이밍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과연 ‘이카루스 모바일’은 중국게임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김 디렉터는 “웬만한 중국 MMORPG는 다 해본 것 같다”며 “한국 MMORPG는 최고레벨을 달성하고 할 것이 없어서 접는 상황이 많은데, 중국 MMORPG는 반대로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지칠 정도다. 분명히 매력 있다. 중국게임에 맞서려면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노 AD는 그래픽 품질에서는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아직 높다고 봤다. 그는 “중국게임은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다. 그래서 뭔가 갈증이 느껴진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는 강점이 있다. 우리는 개성있는 고품질 그래픽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카루스 모바일’의 개발 진행상황은 현재 20~30% 정도다. 빠르면 올해 12월에 CBT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할 계획이다. 김 디렉터는 “현재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이 진행중인만큼 발열은 아직 신경쓰지 않을 생각이다. 김 디렉터는 “게임 퀄리티를 올려놓은 후 나중에 발열을 잡을 것”이라며 “그래픽보다는 네트워크가 발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패킷 최적화에 신경을 쓸 생각이다”고 전했다. 디바이스 사양은 갤럭시S4를 기준으로 잡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물었다. 김 디렉터는 “중국 MMORPG가 한국을 침공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웃으며 “한국이 MMORPG 강국임을 증명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까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노 AD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실패 리스크가 크기 때문인지 요즘 나오는 온라인게임들은 방어적인 경향이 크다”며 “우리도 어느 정도 방어적으로 만들고 있긴 하지만, 도전적으로 개발하는 부분도 많다. 타협한 부분 안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오래 사랑받는 콘셉트 아트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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