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상자, 개장 1시간만에 동이 났어요."

게임과 가장 가까운 판교에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팝업 스토어가 15일 개장되었다. 당일 주말이나 세일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판교역 3번출구 앞 현대백화점에는 개장하지도 않은 시간에 10대와 20대 '롤빠'(리그오브레전드의 약자 롤의 열성팬)들이 모여들었다.

10시 30분, 백화점 정문 셔터가 올라가자마자 롤빠들은 백화점 4층 유라운지에 있는 팝업스토어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댓바람부터 팬들이 많이 들자 스토어 측은 매장 내부의 인원수를 통제했다. 질서통제선도 점점 길어졌다. 결국 매장 바깥에 반 바퀴 똬리를 틀었다. 맨 앞의 20대 남성 팬들에게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되었느냐 물어보았다.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세계 최초 팝스토어에서는 '미스터리 박스' 한정판은 개장 1시간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수수께끼 상자로 불리는 미스터리 박스는 피규어, 인형, 액세서리(마우스 패드 및 모자)가 각 1개씩 무작위로 들어가 있는 상품이다.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 수수께끼 상자만을 전담하는 직원까지 있었다.

김건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홍보차장은 “수수께끼 상자의 판매물량을 평일 하루 100개, 주말 200개로 제한했다. 각각 구매하면 최소 6만 원 어치인 상품을 4만 원에 살 수 있어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 '리그으브레전드' 팝업스토어가  판교에 뜬 이유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게임도시인 판교 그리고 현대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이유는 뭘까.

김건우 홍보차장은 "왜 하필 판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판교는 100여 게임사들이 입주된 도시다. 롤팬들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마비노기영웅전' 등 유사 이벤트를 했는데 성황을 이뤘다. 젊은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하고, 충분한 공간이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그동안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온라인이나 대회 결승날의 단발성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날 평일 오전 10시 30분에 개장하고 서울이 아닌 판교라는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롤빠가 몰린 건 머천다이징 상품 구매를 갈망하는 팬들이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게임업계 분석이다.   

■ 아이돌의 센터 격 '티모'-'미르 나르' 최고 인기 "내 거야"

‘리그오브레전드’가 아이돌이라면 센터는 단연 티모의 자리였다. 티모는 스킨 별로 인형이 준비돼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티모는 얄미운 스킬구성과 웃음소리 때문에 가장 미움 받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롤 남학생 팬(17)은 가지런히 진열된 티모들을 보고 “찢고 싶다”며 게임에서 생긴 분노를 인형에게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10여개 특별 머그컵과 컵받침 시리즈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 최초 공개 상품으로는 아무무-리신-블리츠크랭크 코스터(컵받침),  블리츠크랭크-직스 워터 보틀 에코백(KKObag) 아무무-티모-판다티모 머그컵 등 다수다.

라이엇게임즈는 매 주말 코스프레 프로팀 스파이럴캣츠 등의 사진 촬영 이벤트도 열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안내 데스크에서 걸터앉은 미르 나르의 캐릭터가 팬들을 맞이하는 팝업스토어는 9월 15일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