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웃지못할 에피소드 연이어

닌텐도가 6일 출시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가 전세계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출시 하루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다운로드가 폭증하면서 서버가 멈추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닌텐도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1.6% 뛰었다.

‘포켓몬고’는 GPS와 증강현실을 이용, 실제 장소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포획하는 게임이다. 물가에는 물 타입 포켓몬이, 풀숲에는 식물 포켓몬이, 도심에는 초능력 포켓몬이 나타난다. 포켓몬을 잡으려면 몬스터볼이 필요한데, 몬스터볼은 포켓스탑(Poketstop)에서 획득한다. 포켓스탑은 주로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에 위치한다.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에는 ‘포켓몬고’와 관련된 각종 에피소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옆집 마당에 나타난 포켓몬을 잡고 싶어 애를 태우고 있다거나, 포켓스탑에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서로 어색해 죽을 뻔 했다는 이야기는 애교다.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공공건물들은 사람들의 무단침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포켓몬을 잡으려다 굴러떨어져 크게 다친 사람도 나타났다. ‘포켓몬고’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한 주요 에피소드를 정리해봤다.

“여기가 포켓스탑 맞죠?” 경찰서, 병원에 난입하는 사람들

호주 노던주 경찰 및 소방서 페이스북은 6일(현지시각) 다윈 경찰서가 포켓스탑으로 지정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서를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몬스터볼을 구하려고 굳이 경찰서 안으로 들어올 필요는 없다(경찰서 밖에서 몬스터볼을 구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살핀 후 길을 건너오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모래두지(천산갑 포켓몬)는 도망가지 않고 언제나 여기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있는 전국어린이병원(Nationwide Children’s Hospital)은 병원 직원들에게 “포켓몬고 유저들이 병원 제한구역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 따르면 최근 일부 유저들이 병원의 제한구역에 들어와 포켓몬을 획득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병원측은 “이 게임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공장소를 배회하도록 유도하는 게임”이라며 “이들이 병원 제한구역을 방황하지 않도록 제지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부탁했다.

포켓몬 잡으려다 쿠당탕… 전치 8주 중상 입어

8일(현지시각) 북미 소셜커뮤니티 레딧에는 “포켓몬고 때문에 의학드라마를 찍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포켓몬고를 하다가) 지난밤 도랑 아래로 미끄러졌다”며 “다섯번째 중족골 뼈가 부러지는 전치 6~8주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에게는 강아지와 산책하다가 다친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덧붙였다.

레딧에는 이와 비슷한 경험담이 속출하고 있다. 포켓몬을 너무 열심히 뒤쫓다가 넘어져 찰과상을 입었다는 사람도 있고, 뿔충이(송충이 포켓몬)를 획득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책상에 얼굴을 부딪쳤다는 사람도 등장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의료학교(A.T. Still University)는 학생들에 “포켓몬고를 플레이하다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메일에는 “포켓몬이 우리 학교 캠퍼스를 침략했다”며 “포켓몬을 잡을 때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학교에 문의해본 결과 학교 사무실에서 보낸 공식 이메일이 맞다”고 보도했다.

포켓몬 찾으러 갔다가 신원미상 시신 발견 ‘충격’

미국 와이오밍주 리버튼에 거주하는 19살 소녀 샤일라 위긴스(Shayla Wiggins)는 물에 사는 포켓몬을 찾아 나섰다가 신원미상의 남성 시체를 발견했다.

위긴스는 “리버튼 곳곳에는 포켓몬이 많다”며 “나는 천연 수자원에 서식하는 포켓몬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8일(현지시각) 포켓몬을 찾으러 집 근처 강가를 걷다가 물에 떠내려오는 시체를 목격했다.

그녀는 “너무 놀랐다”며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911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타살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SNS에는 “포켓몬고를 핑계로 삼아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 소문의 진원지는 알 수 없으며, 사실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매체 중에 해당 내용을 보도한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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