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한국의별 대표 “9월 중 RPG 출시-VR 중국 잇달아 계약”

[인터뷰] 이한국의별 대표 “9월 중 RPG 출시-VR 중국 잇달아 계약”

최근 잇달아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게임의 중국 계약소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있다.

플레이팸은 6월 24일 VR게임 ‘제임스의 유산(James's Lagacy)’으로 중국의 ‘폭풍마경’으로 유명한 VR 글라스 업체인 바오펑 모징과 ‘VR 게임 및 콘텐츠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이 게임으로 중국 VR 글라스업체인 디푼과 VR 게임 및 콘텐츠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 바오펑 모징과 디푼과 동시에 계약을 맺은 건 플레이팸이 유일하다. ‘제임스의 유산’은 원래 모바일게임이었으나 2014년 VR게임으로 완성했다. 숱한 VR 이슈가 쏟아지는 가운데 늘 ‘콘텐츠 부족’이 문제라는 상황에서 한발 앞서있고, 중국과 직접 계약을 맺은 경우는 이례적이다.

중국 VR '폭풍마경'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게임개발사 플레이팸 사무실에서 “현재는 모바일게임사, 미래는 VR 전문사를 준비한다"는 이한국의별 대표를 만나봤다.

■ “‘영웅’ 썸에이지 파운더 강신범 박사 1년전 세팅해봐라”

플레이팸의 출발은 게임 소식을 전달하는 게임웹진이었다. 그런데 1년 전 모바일게임 개발사와 VR게임 개발사로 전격적으로 전환했다. 웹진은 완전히 접었다. 이한국의별 대표가 합류하면서 회사를 만든 강신범 박사는 순수한 투자자가 되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말인 것 같다. 1년 됐다.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분이었는데 지인을 소개로 강신범 박사님을 만났다. 당시 핫한 게임을 개발한 ‘영웅’ 썸에이지 파운더셨다. 플레이팸 맡아서 개발사로 끌고갔으면 좋겠다 부탁하셨다. 그래서 모바일게임팀을 세팅했고, 최근에는 기사 나간 것처럼 VR팀도 세팅했다”며 “제 이름이 길어서 마음에 드신 듯하다”며 웃었다.

플레이팸의 설립한 강신범 박사는 ‘게임업계 마당발’로 통한다. 전 아이템베이 이사를 지낸 그는 썸에이지 외부컨설턴트이자 주주였고, ‘HIT’로 큰 성과를 거둔 바른손이앤에이 사외이사이기도 했다. 이렇게 완전히 게임개발사로 탈바꿈한 플레이팸은 그가 대표를 맡아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그에게 1년간의 일을 물어보았다. 플레이팸으로 왔을 때 받은 미션도 궁금했다.

그는 “게임을 반드시 출시하라는 게 미션이었다.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스튜디오로 키워보라고 했다”며 “1년 지나보니 이런 저런 실수도 많았고, 중간중간 힘든 것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빌드도 마음에 들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조금씩 만족도가 높아져서 한두 달만 더 개발하면 시장에서도 기대할 만한 좋은 버전이 나올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전략RPG를 개발 중이다. 올 8~9월 사이에 퍼블리셔들과의 미팅이 시작될 것 같다. VR게임은 올 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계약 관련기사에 나온 게임은 그 전에 완성된 '제임스의 유산'이고, 이와는 별도로 신작은 4월부터 개발됐다."

■ 모바일게임, 액션-MMO 아닌 ‘전략’ 장르 ‘렐릭’ 담금질 

2013년 7월 설립한 플레이팸의 현재 직원은 모두 32명이다. 게임 개발 인력이 20명, 그리고 VR 전문팀이 11명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요즘 잘나가는 ‘HIT’ 같은 액션RPG나 ‘검과마법’ 같은 MMORPG가 아니라 전략 RPG를 선택했다. 게임명은 ‘렐릭’이다

이 대표는 “요즘 잘나가는 장르보다 영웅이 전세계 유물을 얻기 위한 떠나는 전략 게임을 선택했다. 넷마블의 신작 ‘스톤에이지’와 비슷하다. 가령 관우의 ‘청룡언월도’나 아더왕의 성검 ‘엑스칼리버’를 얻으면 영웅이 되는 것이다. 서버에 하나밖에 없는 보물이라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난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온라인게임 중 MMORPG 장르를 만들어왔다. 그는 “플레이팸은 좋은 게임을 만들되 트렌드를 따라가지 말자. 여기에다 제가 잘 아는 MMORPG 감성을 담고 싶다. 온라인게임 ‘삼국지천’를 만들 때 프로그램 팀장이었다. 당시 유물을 빼앗는 과정에서 경쟁과 협력의 재미가 큰 반응을 얻었다. PVP와 길드전에서도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천명’이나 ‘검과마법’처럼 필드가 넓게 펼쳐지지 않지만 본질은 유저끼리 협력하고 경쟁하는 게임이라는 점이 장점이라는 것. 현재 모바일 게임은 50% 정도 완성 단계다. 게임 내 경매장까지 구현해놨다. 그가 이전 만들었던 게임이 MMORPG라서 경매장이 필수라고 생각해서다. 그래야 게임 내 재화가 돌 수 있다는 생각이다.

플레이팸은 ‘렐릭’으로 올해 8~9월 퍼블리싱 구조를 결정하고 내년 봄에 유저를 만나기 위해 올인하고 있다.

 ■ “VR 전용게임 의미 없다...멀티플랫폼 전략-북미스타일 추구”

플레이팸의 개발사 변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VR팀이다. 지명도가 낮은 플레이팸이라는 회사가 VR에서 이슈를 쏟아내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VR에서 플레이팸의 광속 질주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세상사는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 원래 모바일게임이었던 ‘제임스의 유산’은 2014년 VR로 완성되었다. 그동안 팔 데가 없었다. 너무 앞서나간 것이다”이라며 “최근 들어 중국에서 VR이 핫해 다시 주목을 받게되었다.  한국에서 바오펑 모징 ‘폭풍마경’하고 VR 글라스업체인 디푼하고 동시에 세일즈한 회사가 우리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플레이팸 VR게임은 올 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중국 계약건은 이미 완성된 ‘제임스의 유산’이고 신작은 4월부터 개발을 시작한 것.

“VR은 현재 30% 정도 개발 단계다. 트렌드로 보면 VR 개발은 거의 FPS 장르를 많이 한다. 그래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플레이팸은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게 다르게 접근했다. VR 전용게임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다. 아직 시장도 없다. 그래서 VR도 할 수 있지만 콘솔과 PC에서 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을 지향한다. VR로 하면 더 좋다 이런 느낌을 주고 싶다. '제임스의 유산'처럼 디자인 자체가 북미 스타일로 개발중이다”.

 ■ ‘VR팀’과의 특별한 인연...일약 VR 이슈메이커 껑충

그렇다면 신생 개발사인 플레이팸이 VR에서 가장 빨리 움직인 비결은 뭘까?

그는 “’제임스의 유산’을 만들었던 개발팀을 소개 받아서 강신범 박사님과 함께 만나게 되었다.” 그 팀이 만든 게임 ‘제임스의 유산’을 보고 강신범 박사의 ‘촉’이 발동했다. 특히 “팀워크가 좋은 거 같아서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VR를 일찍부터 생각한 팀들이라 또 흔한 FPS가 아니고 독특한 거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아 강 박사의 철학과 궁합이 맞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박사님이 하시는 말이, 평범한 거 만들어서 망할 거면 차라리 독특하게 만들어서 망해라. 평범한 건 하지 마라. 어차피 게임이라는 게 성공 여부가 낮은 사업이다. 이왕 실패할 거면 독특한 거로, 배울것도 없는 사업은 하지 말라. 이 말에 저도 동의한다. 새로운 거 하면 망하더라도 배우는 게 있다.”

현재 VR팀은 플레이팸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그가 VR를 했던 것도 아니라서다.

■ 코스닥 첫 게임 상장 위자드소프트로 게임 입문
이 대표는 2000년 3월 병역특례로 위자드소프트에 입사했다. 이렇게 게임업력만 16년이다. 게임사 최초 상장을 맛봤고, 대형 게임 프로젝트도 참여했고, 창업을 해 쓴맛도 보는 녹록지 않은 이력을 쌓았다. 

전공이 전산과인 그는 2000년 병특으로 위자드소프트를 통해 게임업계 입문했다. 첫 회사 게임 위자드는 ‘쥬라기원시전2’로 코스닥 처음으로 상장했다. 그도 그때 조금 벌었다(?). 사무실 옆에 손노리도 있었다.

그는 “위자드소프트 이후는 MMORPG만 개발했다. GNI소프트 창업멤버로 ‘카르페디엠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팀장으로 서비스했다. 이후 웹젠 가서 1년 ‘썬온라인’ 만들고, 넷마블에서는 갔다가 프로젝트가 드랍하는 바람에 1년 지나 2006년 T3로 합류해 ‘삼국지천’을 만들었다. 제가 삼국지천 멤버 1호였다. 2011년 2월에 출시했다. 5년간 PD가 2번 바뀌고 오래 걸렸다. 그 게임 출시한다고 퇴사도 못하고(웃음)”고 추억을 돌이켰다.

이후 직접 창업을 하는 등 다채로운 이력을 쌓았다. 2011년 말에 퇴사해서 신생회사에서 만화 ‘베르세르크’로 MMO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만화 IP 계약이 안되는 바람에 1년 반 준비만 하다가 허송세월을 보냈다.

“2013년 레드트리 스튜디오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7명이 야구게임을 만들었다. 이때 집 팔고 다 까먹었다(웃음). 세가랑 개발 계약을 맺어 ‘프로야구매니저M’를 개발했다. 엔트리브소프트 버전과 다르다. 2015년 3월에 출시했다. 모바일게임은 2년 하다가 지난해 7월에 플레이팸에 합류했다.”

그는 “게임 만들 때마다 늘 하는 말이, ‘이번에는 게임 뒤집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한 번도 뒤집지 않은 게임이 없더라. ‘렐릭’도 한번 갈아엎었다. 갈아엎는 걸 무서워하면 안되는 것 같다. ‘삼국지천’은 3번 갈아엎었다(웃음). 게임은 최소 1번 갈아엎는 거 같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완성도 있게 나오는 것 같다. 갈아엎는 걸 무서워하고 끌고가면 더 잘못된다. 빨리 결정할수록 덜 힘들고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

■ “모바일로 현재를 준비하고, VR로 미래를 준비한다”

플레이팸 대표로 1년. 그에게 비전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스타트업의 마음으로 경험을 현실화한다”는 아주 간단하면서 명료했다.

“플레이팸의 장점은 팀원들이나 직원들 간에 불필요한 격식을 차리지 않아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적다는 점이다. 저도 직원들 존칭을 써주면서 서로 편하게 얘기한다. 헤드급 분들은 저 포함해서 다 최소 10년 이상이다. 온라인- 모바일 프로젝트 상용화 출시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다들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어했다. 네오위즈 기획팀장, 넷마블 아트팀장, NHN 프로그램팀장 큰 회사 있어봤지만 스타트업을 새롭게 하고 싶어 합류했다.”

여기서 돌직구 하나. “박사님은 이 대표님을 전적으로 밀어주나?” 그는 “고민하지 않고 개발할 수 있도록 자금적으로 안정적으로 지원해주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CEO지만 게임 개발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험치를 쌓아왔다. 그래서인지 “개발팀을 최대한 믿고 싶다”며 “게임의 컨셉트는 줬지만 세부적인 건 개발팀에 맡겼다. 개발 오래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스러운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니까. 저는 믿어주지, 하나하나 컨펌하지는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플레이팸은 모바일로 현재를 준비하고, VR로 미래를 준비한다”며 “이후 온라인게임도 준비하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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