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 대상 특별 강연서 “해외에 통하는 눈물 나는 아이피 필요" 피력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대표가 “한국 게임업체가 살 길은 해외에 있다”고 했다. 또한 넥슨이 해외 게임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주 대표는 6일 대구 노보텔 호텔에서 KOG 아카데미 특별 강연에 참석해 이종원 KOG 대표와 대담형식의 자리를 했다. 이 자리에는 KOG 직원들과 대구 지역 학생들을 비롯한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 "넥슨은 아직 허약하다. 해외 통한 눈물 나는 아이피가 없다"

김 대표는 “넥슨은 아직 허약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넥슨이 그동안 100개도 넘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성공한 게임은 7~8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7~8개 게임이 모두 월드클래스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닌텐도나 코나미, 세가, EA 등이 가지고 있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아이피는 넥슨에 없다. 허약하기 그지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사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매출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넥슨의 창업자의 엄살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가 갈 길은 역시 해외였다. “우리 게임을 어떻게 해외에 진출시키느냐를 항상 고민한다. 북미에서 나오는 대작 게임들과의 경쟁은 지금도 쉽지 않다”며 “일본에 상장한 것도 한국 자본시장보다 도쿄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본 상장도 글로벌 경쟁을 위한 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실제 넥슨은 해외에서 매출을 80% 올리고 있다. 그는 “넥슨코리아뿐만 아니라 넥슨 재팬, 넥슨 아메리카, 넥슨 유럽 등 각 지역을 담당한 지부들이 현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을 콘텐츠를 선보여 현지에 뿌리를 제대로 내린 회사들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은둔자라고요? 자리 없앴고 더 많이 사람 만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부침이 심하다며 경계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닌텐도가 한순간에 적자를 기록하고, EA도 경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넥슨도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바로 갈 수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내가 없어도 회사 운영이 원활할 것이라 생각된 2002년 이후 내 자리를 없애고 대신 더 많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며 사무실에 붙어있지 않는 자신에 대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종원 KOG 대표 역시 “김정주 대표는 잠도 매우 적게 자고, 밤을 새우기도 일쑤다. 언론이나 밖에 비춰지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스타일로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 '카카오톡' 예들며 남들이 하는 것에 도전하라

김 대표는 카카오톡의 성공 사례를 들었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독특한 것에 도전하라”라며 “이미 성공한 사례에 조금만 다른 것을 붙이는 정도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카카오톡이 이렇게 터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런 카카오톡이 가입자 수 5000만명을 모으고 게임으로 크게 성공했다. 게임 산업이 이렇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독특한 것을 해야 한다. 나도 계속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넥슨 역시 마찬가지”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정주 대표는 KOG와 이종원 대표에 대한 친근감을 숨기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종원 대표와 처음 만난 지 10여년이 됐다. 매번 서로 오가면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박사 학위를 따고 교수를 하며 지낼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껏 KOG를 최고 게임기업 중 하나로 꾸준히 발전시켜온 그의 모습을 보면 무한한 에너지가 느껴진다”며 덕담을 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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