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영화 홍보 나선 최현석 셰프의 와우 이야기

방송가를 종횡무진 누비는 스타셰프 최현석은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열혈유저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그가 KBS ‘인간의조건’에 출연했을 때 수건으로 눈을 가리다가 무심코 내뱉은 “어? 이거 일리단이잖아?” 한 마디가 시작이었다. 최 셰프는 “그 한마디로 (워크래프트를 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며 “오덕후들은 어떻게 해도 다 티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웃었다.

원래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자의든 타의든 일단 ‘와밍아웃’을 하고 나니, 6월 9일 개봉하는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서막’ 홍보에도 자연스레 나서게 됐다. 그는 셰프가 아닌 한 명의 와우저로서 기자들 앞에 앉았다. 역시 와우저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나 보다. 30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빽빽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데몬헌터가 최고” 일편단심 일리단앓이 중

최 셰프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워크래프트3’의 일리단이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 카리스마 넘치는 안대, 스타일리쉬한 무기 아지노스, 위기의 순간 악마로 변신하는 메타모포시스까지… 최 셰프를 사로잡은 일리단의 매력은 끝이 없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수없이 등장했지만, 최현석 셰프는 여전히 일리단을 제일 좋아한다.

일리단을 향한 일편단심 사랑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나이트엘프 드루이드로 이어졌다. 사실 ‘워크래프트’에 비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오래 즐긴 편은 아니었다. 오픈베타 때 시작해서 58레벨까지 키우고 접었다. MMORPG를 제대로 즐기려면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야 하는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셰프는 “원래 하나에 빠지면 심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더 빠지기 전에 그만뒀다”며 “그래도 드루이드 최고의 세트아이템이었던 야생의정수 방어구를 신발 빼고 다 모았다”고 자랑했다. 그는 “그 당시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드루이드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며 “지금도 온라인을 통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트레일러를 보면 끓어오른다”고 웃었다.

최 셰프가 그렇게 좋아했던 일리단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두번째 확장팩인 ‘불타는성전’에서 생을 마감했다. 대신 다가오는 6번째 확장팩 ‘군단’에서는 일리단의 직업이었던 악마사냥꾼이 새로 추가된다. 최 셰프는 “워크래프트3에서의 궁극기를 구현했다고 들었는데 기대가 많이 된다”며 “이번에 복귀해서 최고레벨을 달성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 셰프의 일리단앓이가 영화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번 영화에서는 일리단이 등장하지 않는다. ‘워크래프트3’가 아닌 ‘워크래프트1’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리단이 영화에 나오기까지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 최 셰프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무조건 잘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화가 성공해야 일리단을 만날 수 있다”며 “아마 내가 누구보다 영화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일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개봉 후에는 화면이 제일 큰 왕십리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생각이다.

와우 요리책도 샀다, 코스 요리 만들고 싶어

최 셰프는 언젠가 일리단 코스프레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일리단의 복장이 워낙 단순하다 보니 몸을 충분히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내 버킷리스트 중에 완벽한 몸을 만들어서 화보를 찍는 것이 있는데, 이게 실현된다면 일리단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다”며 “그런데 듀로탄이나 다른 인물들은 걸친 옷이 많은데 일리단은 바지 밖에 없어서 걱정이다”고 웃었다.

본업인 셰프 입장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나오는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털어놨다. 최 셰프는 “얼마전 출간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요리책을 샀다”며 “기회가 되면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스요리를 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즐길 당시 정작 게임 속 전문기술인 요리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가죽세공과 무두질에만 올인했다는 설명이다. 최 셰프는 “친형도 요리사이자 와우저였는데 게임에서는 요리를 안하더라”며 “나는 형이 추천한대로 가죽세공과 무두질에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회 일부에서 바라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게임은 나쁘게 볼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펼쳤다. 최 셰프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도 영화, 뮤지컬과 같은 문화생활의 하나”라며 “왜 게임을 하면 오덕후라고 단정짓는지 모르겠고, 설령 오덕후라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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