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전략으로 VR 생태계 만드는 구글, 올 가을 '데이드림' 첫 선

구글이 가상현실(VR)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모바일 시장을 점령했던 것처럼, VR 플랫폼도 같은 방식으로 개방해 구글 중심의 생태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18일(북미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공개했다.

데이드림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헤드셋, 콘트롤러, 애플리케이션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한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차기버전인 N부터 적용되며, 구글의 기존 서비스인 유튜브나 구글 스트리트뷰 등을 통해 VR게임 및 VR 동영상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돕는다.

데이드림은 구글이 이전에 선보였던 구글 카드보드보다 한단계 발전한 VR을 선보인다. 현재 구글 카드보드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제한 없이 쓸 수 있지만, 데이드림은 고급 VR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갖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한다. 구글은 이 조건을 만족하는 ‘데이드림 레디’ 인증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화웨이, ZTE 등 기존에 구글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 대다수가 데이드림 레디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구글은 데이드림 기반의 레퍼런스 헤드셋과 콘트롤러 디자인도 공개했다. 헤드셋은 스마트폰을 끼워서 사용하는 ‘삼성 기어VR’과 비슷한 방식으로, 추가 센서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규격은 구글이 정하지만, 세부 사양은 각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레퍼런스 콘트롤러는 트랙패드와 2개의 버튼을 갖췄다. 방향 및 속도를 인식하는 센서를 내장해 다양한 명령을 내리는데 쓰인다. 오큘러스 리프트 콘트롤러나 HTC 바이브 콘트롤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360도 영상과 VR게임이 제공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즈, EA, 유비소프트, 넷플릭스, HBO 등 VR 콘텐츠 기업들이 대거 동맹군으로 참여한다.

에픽게임스도 자사의 언리얼엔진4가 데이드림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언리얼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 N버전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VR 콘텐츠를 미리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GitHub에서 데이드림 인테그레이션 코드를 제공한다.

한편 데이드림이 어느 정도 수준의 VR을 구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구글 카드보드와 삼성 기어VR 등의 스마트폰 VR은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와 같은 PC 기반 VR에 비해 퍼포먼스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데이드림이 VR의 품질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VR시장의 주도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데이드림은 올해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데이드림이 적용된 하드웨어를 처음으로 선보일 제조사가 어디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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