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리프트 한국인 개발 두 타이틀 중 하나....“곧 VR방 출현할 듯”

지난 2월 28일 글로벌 출시한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오큘러스 리프트’의 30개 타이틀 중에서 한국 게임이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핸드메이드게임즈의 ‘룸즈:풀리지않는 퍼즐’이었고 스튜디오 HG의 ‘스매싱 더 배틀’이었다.

둘 다 1인개발자고 한국인이 개발했다. ‘룸즈:풀리지않는 퍼즐’은 김종화씨 개발작으로 2015년 게임대상 인디게임상과 우수 PC-콘솔 게임상을 수상작의 VR버전이다. ‘스매싱 더 배틀’은 한대훈씨가 1년 동안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인디게임 커넥트 페스티벌에 출품한 것을 보고 오큘러스가 VR게임 개발 제안을 받았다.

비록 한국은 ‘오큘러스 리프트’ 1차 출시국가에서 제외되었지만 “넥슨개발자컨퍼런스2016(NDC) 오큘러스 VR 시연 부스에서 '스매싱 더 배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다”는 한대훈(36)씨를 부스에서 만나봤다.

 ■ 오큘러스코리아서 “VR용 게임 만들어보라” 개발 계기
‘스매싱 더 배틀’은 NDC 오큘러스 VR 부스에서 가장 인기를 받은 게임이었다. 특히 액션성이 가미해 타격감과 스피드로 ‘찬탄’을 받았다. 

한대훈 스튜디오 HG 대표는 NDC에서 개발기를 소개하는 세션도 맡았다. 그는 “오큘러스 리프트가 한국에서 출시하지 않아 기기를 살 수가 없다. 마침 NDC에서 오큘러스가 전시를 해서 시간을 내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왔다”며 활짝 웃었다.

그동안 그의 게임이 오큘러스 리프트 타이틀로 선정되었다는 뉴스는 많이 나왔지만 정작 한국에서 기기를 팔지 않아 다소 실망한 상태였다. 그는 "스매싱 더 배틀’은 환상 동물같은 존재했다. 그런데 NDC에서 볼 수 있으니 실체가 느껴져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특히 사람들이 즐기고 좋은 반응을 보여 함박웃음을 띠었다.

그가 ‘스매싱 더 배틀’을 개발한 이유도 특이했다. 그냥 '심심해'서였다. “2002년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놔 넥슨에서 ‘마비노기’, 엔씨소프트에서 ‘블레이드앤소울’ 등 온라인게임 개발에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이후 지난해 2월 퇴사 이후 ‘심심해서’ 다음 취직 때까지 혼자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인디게임 커넥트 페스티벌에 출품했는데 오큘러스에서 그 작품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미팅을 잡더니 VR용으로 만들어보라는 권했다. 그리고 10일에 걸쳐 밤낮없이 VR로 옮겼다. 현재 게임은 다운로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큰 회사에 비해 ‘새발의 피’지만 소규모 게임을 감안하면 매출도 나쁘지는 않다”고 소개했다.

■ “VR 게임 개발 정말 재미있었다. VR방 곧 출현할 것”
그는 “한국인 두 명 중 하나로 오큘러스 리프트 타이틀작을 만들게 된 영광을 안게 되었다. 이직 후 새 출발을 한 계기가 되어 나름대로 책임을 느낀다. 앞으로 개발을 흐지부지할 수 없다(웃음). 계속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이제 모바일 게임을 개발 대신 완전히 VR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로서 쉽게 할 수 없는 오큘러스 리프트  VR게임 개발 ‘경험’을 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회사에서 박차고 나와 ‘인생과제’ 하나를 해치운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과정에 대해서도 "너무 재밌다. 절로 몰입이 되었다. 앞으로 VR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크게 발전할 것 같다. 좋은 기획을 만들어 실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완성하고 싶다. 특히 좋은 팀을 만들어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구상을 펼쳤다.

2016년는 기어VR-오큘러스 리프트의 유무선 기기가 등장해 ‘VR 원년’으로 불린다. 개발자인 그에게 과연VR 발전 단계에 왔는지 물어보았다.

“지금은 VR를 유저들에게 소개하는 단계다. 그렇지만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중화에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 아마 2년 이후로 앞당겨질 것 같다. 이전에 과거 네트워크가 부족해 PC방에서 게임을 해보거나 오락실에서 즐긴 이후 PC나 게임기기를 구입했다. 앞으로 VR방이 출현하거나 자연스레 VR기기를 구입하는 단계로 성큼 다가섰다.”

■ “‘스매싱 더 배틀’은 인디게임보다 내가 그냥 재미있게 만든 게임”
재미있는 것은 그가 스스로 ‘인디게임 개발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엄밀하게 보면 그는 스스로 “다음 취직까지 짬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었다고 규정했다. ‘인디=독립’개발자'라는 인식을 갖고 개발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것.

그는 “‘스매싱 더 배틀’은 인디게임이라고 생각하면서 개발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만들고 싶어 만들었다. 마침 VR 기기와 만났다. 그래서 재미를 즐기면서 만들었고, 개발도 오큘러스 측에서 기기를 지원해줘 써보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을 하면서 개발했다”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한 의욕도 내비쳤다. 그는 “차기 게임의 컨셉과 장르에 대해서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조만간 3~4명 팀을 꾸릴 생각이다. 인원이 적으니 이것저것 다 할 수 없다. 소규모에서 그럴싸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구상을 전했다.

NDC 오큘러스 체험관

개발자는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VR 시장은 소규모 개발자들에게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아직 돈을 받고 파는 시장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경험을 통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한대훈 대표는 “VR 시장이 본격화되려면 몇 년 기다릴 것 같다. 그동안 개발자들은 기회를 삼아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 도전이 아니라도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경험을 해보면 큰 재미를 느낄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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