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째 맞은 NDC, 4월 28일 성황리 폐막…참가자 2만명 추산

올해 10회를 맞은 넥슨개발자컨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가 3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8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프로젝트별로 산재된 지식을 공유하고자 2007년 넥슨 사내행사로 출발한 NDC는 2011년부터 넥슨 관계사는 물론 타 게임회사와 학생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면서 게임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지식공유발표회로 자리매김했다. 첫해 33개 세션이 전부였던 컨퍼런스 규모는 100~150개 세션으로 늘어났으며, 참가자도 2015년 기준 1만9308명에 달한다. 특히 올해 참가자 수는 NDC 사상 최초로 참가자 2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NDC의 슬로건은 ‘다양성(diversity)’이다. 이는 박지원 넥슨 대표가 신년사에서 밝힌 2016년 넥슨 경영 키워드와 동일하다. 다양성을 품은 회사와 조직만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조연설을 맡은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기로에 놓인 개발자들에게 “한가지에 몰빵하면 한번에 훅 갈 수 있다”며 “주류 장르 밖에서도 답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말랑말랑해진 세션과 참신한 시도… 어깨에 힘 뺐다

올해 NDC는 지식공유의 장이라는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축제로 거듭났다. 다소 딱딱한 세션 이외에도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초빙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말랑말랑한 세션이 주목받았다. 야외무대에서는 아마추어 록밴드가 게임 OST를 연주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서 활약중인 인기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의 강연은 NDC에서 가장 화제를 불러 일으킨 세션이었다. 강연장은 600여명의 참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대도서관의 재치있는 입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게임방송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NDC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대도서관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SNS에서는 “개발자컨퍼런스와 어울리지 않는 강연이었다”, “TF조직을 만들어 분기별로 인디게임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NDC의 색다른 시도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개발자들과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단한 것들을 얘기하는 자리 말고, 시시콜콜한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

NDC 기간 중 넥슨 사옥 앞 공터에서는 넥슨을 중심으로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록밴드 ‘블랙 어니언즈’와 넥슨 사운드팀 ‘은토’의 야외 공연이 펼쳐졌다. 이들은 ‘테일즈위버’, ‘영웅의군단’,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게임OST를 라이브로 들려주며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넥슨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라이브 동영상도 하루만에 조회수 1만3000회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실무자들의 아낌없는 노하우 전수… 열기 넘쳤던 인기 세션

개발노하우, 해외진출 경험담 등 실무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세션들도 호응을 이끌어냈다. 일부 세션들에서는 강연이 끝난 후에도 질문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대기할 정도로 열정적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매년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게임 법령 관련 리뷰와 올해 처음 선보인 등급분류 10년간의 이야기 등 개발 외적인 세션들도 인기가 높았다.

데이비드 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밸런스 디자이너가 맡은 ‘스타크래프트2’ 멀티플레이어 밸런스 디자인 강연은 가장 열기가 넘친 세션 중 하나였다. 데이비드 킴은 유저들이 게임을 마스터하는데 들이는 노력을 감안하여 “최대한 밸런스 패치를 하지 않는다”면서 “신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는 게임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밸런스 디자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NDC 역대 최고의 유행어(?)인 “무너진 밸런스가 캐시템 수요를 만든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데이비드 킴은 “밸런스가 나빠진 것을 개발자들이 일부러 의도하지는 않는다”며 재치있게 비껴갔다.

황선필 라인(LINE) 기술 책임자는 동남아시아에 ‘모두의마블’을 서비스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해결책에 대해 밀도 있는 강연을 펼쳤다.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려다보니 시간이 부족해 질문을 받을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동남아에서 유통중인 디바이스는 사양이 너무 낮아서 서비스하려는 게임에 맞춰가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클라이언트 덤프 수집 시스템은 필수로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게엄업계에서 화제가 된 법적 공방을 살펴본 ‘게임관련 법령 리뷰 2016’에서는 킹닷컴과 아보카도의 저작권 분쟁, 라인(LINE) 도메인 분쟁, 확률형 아이템 규제안, ‘오디션’ DB 분쟁 등을 다뤘다. 2011년에 시작한 이 리뷰는 NDC의 인기 세션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부대행사도 풍성… 아트북 무료배포 인기폭발

GBI타워 1층에 마련된 인디게임존과 VR(가상현실) 체험존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인디게임존은 인디게임 페스티벌 행사 참가작들과 NPC(넥슨 파트너스 센터)의 미공개 신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마련된 공간이다. VR 체험존은 지난해에 이어 VR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오큘러스 리프트, 오큘러스 터치, 기어VR등이 준비됐다.

매년 한정 수량을 무료 배포하는 NDC 아트북도 일찌감치 동이 났다. 이 아트북에는 넥슨과 KOG의 26개 게임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러스트와 콘셉트 아트 등이 담겼다. 무료 배포 이외에도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며, 인세는 전액 기부된다.

한편 넥슨은 매년 NDC 강연 내용을 동영상과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재구성한 다시보기를 NDC 홈페이지(http://ndcreplay.nexon.com/)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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