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겐 사용 권한을, 사용자에겐 개인정보를 빼가는 불공정 논란에 휩싸여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의 서비스 약관이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UpLoadVR, 기즈모도 등 주요 IT 외신들은 3월 말 발표된 오큘러스 리프트의 영문 약관 일부가 콘텐츠 개발자 및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오큘러스측이 콘텐츠 개발자의 소유물을 허락 없이 무료로 사용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수집하는 부분이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다.

약관에 따르면, 콘텐츠 개발자는 오큘러스 리프트 서비스를 통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사용 권한을 오큘러스측과 일절의 로열티 없이 공유하게 된다. 오큘러스는 이 정보를 전세계에 걸쳐 영구적으로 복사, 전시, 상영, 배포할 수 있으며, 원저작권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기즈모도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게임 플랫폼으로만 사용한다면 아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예상치 못한 용도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령 콘텐츠 개발자가 만들어낸 창작물 일부가 오큘러스 리프트의 광고에 무단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신들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약관은 더 걱정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사용자들의 정보를 세세하게 수집한다. 이 정보에는 사용자가 어떤 게임, 앱,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브라우저, 운영체제, IP주소, GPS 위치정보, 신체 움직임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개인별 맞춤형 광고를 집행할 때 사용된다.

이 약관은 오큘러스 모회사인 페이스북 약관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외신들은 오큘러스 리프트가 이제 태동하는 VR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잘못된 선례가 후발주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약관이 당연시될 수 있다는 것.

또한 VR은 인터넷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준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UpLoadVR은 “예를 들면 콜라회사는 당신이 게임 속에 PPL로 구현된 콜라병을 얼마나 오랫동안 응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번 광고에는 콜라병을 놓기에 더 효과적인 장소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중일 때 빠져나가는 개인정보가 초당 7MB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 레딧 유저는 “오큘러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OVRServer_x64.exe라는 프로그램이 함께 설치되는데, 이는 사용자의 정보를 페이스북의 서버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프로세스는 오큘러스 소프트웨어를 종료해도 계속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영문 서비스 약관은 홈페이지(https://www.oculus.com/en-us/legal/terms-of-service/)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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