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앞둔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총괄 부사장 인터뷰

[인터뷰] '취임 100일’ 앞둔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총괄 부사장

모바일메신저 카카오의 직원들은 각자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른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총괄 부사장의 명함에는 NKAY(엔케이)라고 적혀있다. 남궁의 이니셜 NK와 플레이(PLAY)를 합한 것이다. 그는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는데, ‘엔진과 카카오라서 NK냐’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며 웃었다.

게임사 엔진의 대표이사이도 한 그는 지난 1월 5일 카카오의 게임사업총괄(CGO)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4월 13일이면 그의 부사장 취임 100일이 된다. 때마침 4월 1일은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는 날이기도 하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판교 카카오 본사에서 남궁훈 대표를 만났다.

남궁훈 대표의 카카오행이 처음 알려진 시기는 지난해 12월이다. 지난해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매출 하락과 ‘탈카카오’ 현상 등으로 카카오의 위기설이 부각되던 시기다. 남궁 부사장은 “저도 조직을 맡을 때는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가 있다면 해결이 가능한지 판단하기 마련”이라며 “카카오 게임의 문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봤기에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집객 효과는 여전…퍼블리싱으로 역량 강화”

그는 먼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기순위를 들여다봤다. “구글 인기순위에서 카카오 게임의 순위는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한다”며 “이는 카카오의 집객 효과는 여전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프렌즈팝’과 ‘크리스탈 하츠’ 등은 출시 초기 상당히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크리스탈 하츠’의 경우 사전 예약자 87만 명을 기록했다.

카카오가 게임의 매출까지 대신 올려줄 수는 없다. 카카오의 역할은 집객이며, 매출을 올리는 것은 카카오가 아닌 게임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남궁 부사장은 “카카오에도 물론 문제가 있기는 하다. 초대 효과가 떨어진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문제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됐다고 봤다. 그는 “사람으로 따지면 카카오의 실제 문제는 작은 종양 정도인데, 외부에서는 암 수준으로 과대 포장됐다”고 전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전략은 두 가지다. 퍼블리셔들을 열심히 설득해서 하드코어 RPG를 서비스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에 나서거나. 물론 후자를 선택했다고 해서 전자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에 나서면 개발사에게 들어가는 수익은 더 늘어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게임 매출 중 마켓 수수료가 30%, 카카오가 21%, 퍼블리셔가 29.4%, 개발사가 19.6%의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에 나서면 개발사가 가져가는 몫은 매출의 28%가 된다.

남궁 부사장은 “마케팅은 물론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카카오의 퍼블리싱 역량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4월 중 파트너사들과 만나 더 디테일한 내용을 논의할 생각이다. 지금도 퍼블리싱 계약서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론”

카카오는 지난 1월 월 매출 3000만 원 이하 게임사에 대해선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매출 1억 원 이하의 게임에 대해선 수수료를 14%만 받는 등 수수료 감면 정책도 내놨다. 그러나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수수료 인하 정책이 파격적이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남궁 부사장은 “다들 월 매출 1억 원이면 망한 게임으로 생각하는데, 본인들이 제일 잘 벌 때를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월 1억 원 이상 벌어들이는 게임사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받지 않게 된 수수료가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겉으로는 부족해 보여도, 수수료로 인하로 누군가는 분명 이익을 보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궁 부사장은 “그 돈이면 개발사는 직원 2~3명을 해고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에게 게임을 새롭게 업데이트하거나 신작 개발에 나설 수 있지 않나”라며 “카카오는 개발사들에게 그러한 여유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가 빨라졌다. 그는 단순한 수수료 인하가 아닌 카카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카카오 AD+(애드플러스)’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도 그가 알리고 싶었던 것은 게임사의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론이었다.

그는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중소개발사들도 대형 퍼블리셔와 같이 부분유료화 모델로만 수익을 내야 한다”라며 “그들의 생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애드플러스”라고 말했다. 카카오 플랫폼에 유료게임을 입점 시키기로 한 것도 그러한 차원의 결정이다. 과거에는 유료게임은 카카오 입점 자체를 할 수 없었다.

“현재 구글 스토어 유료게임 2위가 ‘스타 나이트(Star Knight)’라는 게임이다. 직원 3명이 만든 게임인데 유료게임 2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유저들은 물론 게임업계 사람들도 잘 모른다. 애드플러스를 활용하면 이러한 게임도 카카오에 입점해 더 많은 유저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애드플러스 모델에 대한 게임사들의 관심이 많지는 않다. 관심을 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남궁 부사장은 “과거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처음 생겼을 때도 게임사들은 관심이 없었다”며 “확실한 성공사례가 나오면 한방에 정리가 될 것이라 본다”고 자신했다.

모든 게임을 아우르는 것이 카카오가 나아갈 길

중소개발사와 인디게임사의 생태계까지 고민하는 카카오의 모습은 언뜻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남궁 부사장은 “카카오 서비스는 본질 자체가 대국민 서비스”라며 “사업의 방향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게임 사업 역시 매출순위 30위권 내의 잘나가는 게임만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게임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모든 게임을 아우르는 비즈니스는 카카오만 할 수 있다”며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나가면 우리나라 전체 게임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궁훈 부사장은 “시장에서 카카오 게임에 대한 오해들이 많이 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 다들 이해 하신다”며 “앞으로 개발사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오해를 없애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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