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국 무역 상담회 참가한 라타팟 조티몽골 시노즈 CEO 인터뷰

“퍼블리셔와 투자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리듬게임은 자신 있어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한국-태국 무역 상담회에서 만난 라타팟 조티몽골(Ratapatr Chotimongkol) 시노즈 CEO는 피곤한 기색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침 10시부터 나와 채비를 마쳤지만, 태국 게임에 관심을 갖는 한국 업체는 드물었다. 그나마 만난 사람들도 아직까지 별다른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 그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괜찮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가 발표한 전세계 국가별 게임 연매출 순위(201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태국은 3억7892만달러(약 4421억원)로 20위를 차지하며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잠재력 있는 게임시장 중 하나로 꼽혔다.

이를 알아본 한국 게임사들은 일찌감치 태국에 진출해 게임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한국게임 또는 한국 IP게임만 6개다.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뮤오리진’, ‘모두의마블(태국 게임명 LINE Let’s Get Rich)’, ‘세븐나이츠’가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한류가 지배하는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태국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게임사들은 계속 줄을 이을 전망이다.

반면 태국 토종 게임사들의 행보는 더디다. 현재 태국에서 게임사 간판을 내건 회사는 불과 30여 개. 그 중 대부분은 아웃소싱을 통해 의뢰를 받아 개발하는 회사고 단 2곳만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시노즈(sinoze.com)가 그 중 하나다. 시노즈는 태국 게임개발사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4위 시장인 한국에 도전한다.  시노즈는 2013년 ISO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게임 개발사다. 

시노즈의 대표 게임은 건반형 리듬게임인 ‘탭스터(Tapster)’다. 5개의 라인에서 각종 오브젝트가 내려오고, 타이밍을 맞춰 건반을 터치하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타팟 대표는 “출시 3년이 됐지만 아직도 태국 애플 앱스토어 뮤직게임 장르에서 매출 및 다운로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타팟 대표는 “한국노래도 30곡 정도 있다”고 자랑하며 영상을 시연했다. 곧이어 귀에 익숙한 소녀시대의 ‘Oh’가 흘러나온다. 혹시 무단도용은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라이센스 유무를 물었더니 “태국 내에서는 정식 사용 허가를 받았다”고 했다. 한국 퍼블리셔 및 투자자를 찾는다면 한국에서도 허가를 받을 생각이다.

시노즈가 리듬게임으로 한국시장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문분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RPG가 대세인데 이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솔직히 자신은 없다”고 크게 소리내서 웃었다. 그는 “한국시장은 넓고, 어딘가 틈새시장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백방으로 공부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리듬게임에 RPG를 접목한 게임도 준비했다. 태국의 가장 큰 음악회사와 손잡고 개발중인 ‘일렉탭(Electap)’이 그것으로, 클럽 DJ가 되어 아이템을 사고 음악을 선곡하며 성장하는 게임이다. 출시 시기를 묻자 선뜻 “XX월”이라고 대답을 하더니 이내 걱정되는지 “그때까지 개발을 못 끝내면 어쩌냐, 그냥 올해 안으로 출시한다고 해달라”고 웃었다.

리듬게임을 내세운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언어의 장벽이 없다는 점이다. “시노즈에게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몇번째인가”라는 질문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영어로 게임을 만들면 팔 수 있는 나라가 많은데, 유독 일본과 한국은 어렵다”고 했다.

한국시장에서 게임을 팔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지원하는 현지화 작업이 필수라는 이야기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는 퍼블리셔가 없으면 진출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퍼블리셔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답했다.

시노즈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라타팟 대표는 “지스타 2015에도 참가하고 싶었는데 신청을 못하는 바람에 놓쳤다”며 “한국의 대형 퍼블리셔들이 태국게임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끈 검증된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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