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주용 칼럼니스트 "안되는 것 없는 O2O, 올해 VR혁명 이끈다"

[특별기고] 정주용 칼럼니스트 "O2O, 스마트 모바일기기가 거대한 리모컨된다"

우리는 정보혁명의 4번째 단계를 살고 있다. 첫 번째 단계가 PC시대, 두 번째 단계가 인터넷의 시대, 세 번째 단계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시대였다. 4번째 단계는 바로 O2O(Online to Offline)시대다.

모바일시대를 거치면서 온라인의 효율성이 오프라인을 급격하게 앞서고, 그에 따라서 오프라인의 부가가치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아마존. 한국에서는 쿠팡,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직방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간단히 말하면 ‘스마트한 모바일기기들이 거대한 리모컨이 되는 세상이 되어가는 현상’을 O2O라고 하는 것이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O2O기업은 아마존이다. 온라인에서의 데이터 수집능력, 소비자 장악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물류센터에 과감한 투자를 십여 년간 계속해온 결과, 2014년 말 기준으로 아마존의 물류센터 면적은 월마트의 매장면적을 넘어섰다. 동시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미국에서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다음으로 부유한 사람이 되었다. O2O의 파괴력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 “중국은 O2O 최고 선진국, 중국판 뉴딜정책!”
아마존, 우버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미국이지만, 어찌 보면 현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O2O선진국은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기존에 오프라인의 비효율이 워낙 거대한 규모로 산적해 있었다. 온라인의 효율의 파급력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진핑 정권에서 인터넷플러스 정책으로 이러한 O2O 산업을 국가차원의 주요한 성장 정책으로 지원하니 O2O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외치는 만인의 창업, 이중 상당 부분이 O2O서비스에서 만들어졌다. 시진핑 정권은 국영기업의 비효율과 청년실업문제, 도농간의 갈등까지도 온라인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가히 ‘중국판 O2O 뉴딜정책’이라 부를 만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8억 명 유저를 보유한 텐센트 모두 지난 2~3년간 O2O분야에 수조원의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택시앱 시장을 양분하고 격하게 경쟁하는 듯하더니 2015년 초에 단숨에 손을 잡고 합병법인 디디콰이디에 힘을 몰아주고 있다. 디디콰이디는 매일 수천만명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거대한 서비스로 자리잡았고, 기업가치는 20조 원을 넘어간다. 바이두와 손을 잡고 중국 시장을 기웃거리던 바이두에게는 슬픈 상황이다.

중국의 소셜커머스 플랫폼 양강이었던 메이퇀과 디엔핑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배후에서 2대 주주로서 경쟁구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또한 2015년말 전격합병으로 결론지어졌다. 그렇다고 중국 O2O산업이 평화로운 상황은 절대 아니다. 알리바바는 코뻬이왕이라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O2O플랫폼을 구축했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인 ‘얼르마’에 1조원 이상 투자하며 외식산업과 배달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광의의 O2O에 포함되는 온라인종합금융산업(핀테크)은 진검승부가 이뤄지는 영역이다.

 

택시나 음식점 예약과 같은 O2O 서비스에서는 살림을 합칠 수 있어도 절대 섞을 수 없는 것은 피 같은 돈인 것이다. 알리바바는 앤트파이낸셜을, 텐센트는 위뱅크로 중국의 금융산업을 집어삼키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이 O2O 세계최고 선진국으로 자리잡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영역을 꼽으라면 바로 핀테크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중국의 핀테크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새로운 실험 과정에서 문제도 나타날 것이고,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롭고 과감한 O2O 실험을 13억 인구를 상대로 감행하는 중국은 기술로 세계를 리딩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가장 가깝고 개방된 한국에는 위협적인 변화의 바람인 것이다.

■ “한국의 O2O, 어디까지 왔나? 핀테크와 만나야 꽃피운다”
우리의 일상에 가장 익숙한 O2O는 카카오택시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택시기사님 사진과 차번호 그리고 다가오는 동선까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서 인기가 폭발적이다. 그런데 이 카카오택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의 우버가 원조집이고, 중국 디디콰이디가 아시아적 택시앱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디디콰이디는 간편결제와 금융상품등이 택시앱에 연동이 되어서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연계되는데 한국은 아직이다. 핀테크와 O2O가 만나야 제대로된 O2O가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쿠팡은 O2O 전자상거래업체다. 오프라인을 뛰어다니는 쿠팡맨의 정규직화, 택배트럭 자가용으로 대량 확보한 것, 그리고 오프라인 물류센터에 수천억의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수직계열화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모두 온라인에 오프라인을 연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 노력의 결과로 로켓배송이 가능했고, 배송서비스의 만족도는 다시 온라인 소비자의 신규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쿠팡은 2016년에도 계속 이러한 O2O확장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래서 롯데 신동빈 회장도 쿠팡을 연구주제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것이다.

쿠팡은 2015년 상반기에는 소프트뱅크에서 1조 2000억 원 투자받아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5.5조 원 가치평가를 받은 것인데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의 수준이다. 어떻게 이러한 가치평가가 가능할까? 의문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 전혀 없다.

소프트뱅크의 전세계 O2O지도를 살펴보면 이해가 딱 되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중국의 알리바바, 디디콰이디, 인도의 올라, 스냅딜, 인도네시아의 그랩택시에 모두 투자했고 최대주주이거나 주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한국, 동남아, 인도까지 이어지는 소프트뱅크의 O2O 지도에서 바라보면 어찌보면 쿠팡은 필수적 요소일 수도 있다.

부동산 분야의 O2O로는 직방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원룸을 알아보려면 발품 팔아서 일일이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모바일 앱으로 한방에 해결해주면서 급속도로 서비스가 확산되었죠. 그래서 1000만 다운로드, 매월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하고 있고, 기업가치도 2000억원 넘게 급성장했다.

■ 2016년, IoT+인공지능+VR/AR, 핀테크 ‘O2O 혁명’ 시작
지난 2~3년간 이미 O2O의 대부분 서비스들이 빠짐없이 탄생되었다. 택시, 숙박, 외식, 청소, 자동차 수리, 미용 등 안되는 게 없을 정도다. 서서히 O2O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중국에서는 신규로 O2O 서비스를 컨셉으로 한 벤처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다수의 O2O 서비스 기업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어서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에는 더욱 옥석 가리기는 처절하게 이뤄질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의 궤적을 나타낼 것이다.

 

게다가 이미 지난해 투자유치를 완료한 업계 선도 기업들은 자본력으로 생태계를 뒤흔들 것이다. 이미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미국,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큰 기업들은 더 큰 자본을 유치해서 더 많은 서비스를 자신의 생태계에 품고 그렇지 못한 후발주자들은 투자유치도 잘 안되고 서비스는 서서히 말라가는 형국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 1위 O2O기업인 메이퇀디엔핑(텐센트 계열)은 4조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비상장 스타트업이 4조 원의 가치평가라니! 놀랍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신규로 O2O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가를 알려주는 사건이다.

이제 단순히 온라인에 오프라인을 연결했다고 신기해하는 시기는 지나갔다. 그래서 2016년 올해는 O2O에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AR(인공현실, artificial reality), 핀테크, 헬스케어, 웨어러블 이런 다양한 키워드들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한 앱서비스로 오프라인을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도와준다고 소비자들이 감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깜짝 놀랄 소비자 경험을 안겨주어야 차별화 가능한 시대가 되었고, 그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지속 접목시켜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숙박앱인 야놀자에서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해서 숙박시설의 관리 및 사용자 경험 극대화에 활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헬스케어,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통해서 현격히 향상된 소비자 만족을 이끌어내야지 차별화가 가능한 것이다. 글로벌한 확장성을 만들어내는 비결도 바로 이러한 기술적 혁신을 선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제 세계의 거대 기업들이 O2O 혁명 중일 때 한국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창조를 위해 위험한 시도를 허락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카카오와 쿠팡이 서로의 장점을 가지고 힘을 합치고, 인공지능에 더 매진해야 하며, 로봇산업이야말로 제조업에 매몰되어 있는 한국 산업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fruitspop@daum.net

 

정주용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장강상학원(CGKSB) MBA를 마쳤다. 이후 다수의 대기업에서 M&A 전문가로 일한다. 그리고 중국 경제 전문가로 맹활약 중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친구 5000명으로 블로그를 포함한 하루 방문자만 1만 명을 넘겼다.

패스트캠퍼스 M&A ‘투자 및 인수합병’ 전임 강사이자 온오프라인 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최근 아마존-텐센트-IBM-카카오 등 O2O 트렌드 해부한 책 ‘스마트폰으로 코끼리 사기: O2O, 시장의 룰을 바꾸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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