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적 죽음' 적용한 RPG '레거시퀘스트' 내년 초 출격 준비

'캐릭터가 사망했습니다. 소울을 사용해 살리겠습니까? 아니면 죽음을 택하는 대신 자손 캐릭터로 가문을 잇겠습니까?'

'영구적 죽음((Permanent Death, 캐릭터가 죽으면 게임이 끝나는 시스템)'을 내세운 RPG '레거시퀘스트'의 유저 상당수는 아이템을 사용해 사망한 캐릭터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거시퀘스트'의 개발사 소셜스필의 수석 디자이너 헬무트 후터러(Helmut Hutterer)'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저의 90%가 캐릭터의 영구적 죽음 대신 부활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레거시퀘스트'는 RPG로서는 드물게 '영구적 죽음'을 채용한 게임이다. 캐릭터가 사망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해당 캐릭터로는 더 이상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대신 자손 캐릭터가 대를 잇는다. 다만 그동안 제작한 아이템은 없어지지 않고 자손에게 그대로 계승된다. 이로 인해 유저가 입는 손해는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

또한 하나의 캐릭터만 키우고 싶은 일부 유저들을 위해 게임 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인 '소울'을 사용하면 캐릭터를 부활시킬 수 있도록 했다. 영구적 죽음이라는 게임의 정체성이 퇴색하긴 하지만, 공들여 키운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 유저들이 느낄 상실감을 위한 일종의 보험이다.

'레거시퀘스트'는 지난 9월부터 일부 국가에 소프트런칭을 실시해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있다. 소프트런칭 국가들의 유저 중 90%는 캐릭터 사망시 자손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소울'을 사용하는 페널티를 감수하고 부활을 선택했다. 헬무트 디자이너는 "아직까지 영구적 죽음과 관련해 나쁜 반응은 없었다"며 "어떤 피드백이 나오는지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한국유저들 역시 영구적 죽음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이상만 넥슨 이사는 "한국유저들이 캐릭터에 애착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캐릭터만큼 아이템에도 애착이 크다. 아이템이 가문에 종속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레거시퀘스트'는 오스트리아 개발사 소셜스필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던전탐험형 액션 RPG다. 영구적 죽음과 아이템 계승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곡선이 전혀 없는 큐브그래픽으로 캐릭터와 몬스터를 디자인해 차별화를 꾀했다. 소셜스필은 2016년 1분기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막바지 개발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날 마이크 보라스(Michael Borras) 소셜스필 대표는 "우리와 같은 작은 개발사가 유럽과 북미 모두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며 "넥슨과의 협업을 통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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