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현장에서 본 ‘오버워치’ 프리뷰…블리자드의 상상력 실감

블리즈컨 2015는 블리자드의 신작게임 ‘오버워치’에 대한 기대감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블리즈컨이 열리는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곳곳에는 ‘오버워치’ 재킷과 백팩, 모자를 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스토어에서 파는 ‘오버워치’ 공식 재킷은 첫날부터 매진됐다.

블리즈컨 행사장에는 ‘하스스톤’ ‘와우’ ‘스타크래프트2’ 등 다양한 게임의 시연 PC들이 준비돼 있었지만, 유독 ‘오버워치’ 시연 PC만큼은 긴 줄을 서야했다. 17년 만에 나오는 블리자드의 새 프랜차이즈, 블리자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FPS 게임, 그리고 블리자드가 만들면 다를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이 긴 행렬을 만들어냈다.

이미 북미 지역 베타테스트를 시작했고 가격 정책도 발표됐기에, ‘오버워치’는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컨벤션센터의 시연 PC를 통해 약 1시간 정도 플레이 해봤다. ‘오버워치’는 대기자가 많아 한번 앉은 자리에서 딱 두 게임만 할 수 있었다. 리뷰를 위해 이틀 동안 줄서기와 플레이를 반복했다.

게임의 형식은 분명 1인칭 슈팅 게임인 FPS다. 하지만 단순한 슈팅 게임은 분명 아니었다. ‘오버워치’는 FPS 게임이면서도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AOS의 감성을 절묘하게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블리자드만의 상상력이 더해져, 기존 FPS와 다른 독특한 재미를 안겨준다.

직접 플레이해본 캐릭터는 디바(송하나), 겐지, 로드호그, 정크랫, 한조, 라인하르트, 리퍼, 맥크리 등이다.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WASD 키로 움직이고, 왼쪽 시프트키와 E 키로 보조 스킬을 사용한다. 궁극기는 Q 키다. 각 영웅의 특징과 스킬은 F1 키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만약 자신이 고른 영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플레이 중간이라도 H 키를 눌러 바꿀 수 있다. 단, 영웅을 바꾸면 궁극기 게이지는 초기화된다.

영웅들의 콘셉트와 스킬에는 블리자드 개발자들의 고심과 엉뚱한 상상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핑크색 로봇을 조종하는 디바를 살펴보면, 기본 공격 외에 보조 스킬로 앞으로 돌진하는 ‘부스터’,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 매트릭스’가 있다. 궁극기는 로봇을 폭파시켜 광역 데미지를 주는 ‘자폭’이다.

스킬은 단순하지만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무시무시해진다. 예를 들어 ‘방어 매트릭스’를 켜고 ‘부스터’를 사용해 적진 한 가운데로 돌진한 뒤, ‘자폭’을 할 수 있다. 디바 플레이어라면 반드시 마스터해야 할 콤보가 될 것이다. 시연 중 딱 한번 이 콤보를 성공시켰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블리자드 스태프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닌자 캐릭터인 겐지는 공격력이 높을 뿐 아니라 움직임도 상당히 빠르다. 궁극기 ‘용검’은 칼을 꺼내 근거리 적들을 무자비하게 썰어버린다. 혼자서 10회가 넘어가는 연속 킬을 이어가는 ‘굇수’ 플레이어를 봤는데 “저걸 어떻게 잡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다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낮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로드호그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블리츠크랭크처럼 ‘갈고리 사슬’을 던져 적 캐릭터를 자신 쪽으로 잡아당길 수 있다. 실제 플레이를 해 보면 갈고리가 성공할 때마다 심장이 쫄깃해진다. 1인칭 시점이기에 적을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온다. 모니터를 가득 채우는 메이의 ‘빙벽’ 스킬 역시 매우 실감나게 느껴진다.

‘오버워치’의 영웅들은 공격형, 돌격형, 수비형, 지원형으로 역할이 나눠져 있어 팀이 조합을 어떻게 짜는가도 중요하다. 물론 ‘장인’이 된다면 수비형 캐릭터로도 학살이 가능하다. 맵 곳곳에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고, 낭떠러지도 있어 플레이 시 변수로 작용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그래서, ‘오버워치’는 재미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현장에서 함께 플레이한 게임 기자들끼리도 같은 질문을 몇 번씩이나 던졌으니까. 놀랍게도 “재미가 없다”거나 “그저 그렇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픽 등에서 취향은 갈릴 수 있지만, 게임 자체가 가진 재미와 완성도 면에서는 모두가 합격점을 줬다.

‘오버워치’는 대중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한 게임이다. 처음 접근하기에는 쉽지만 잘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e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부분유료화가 아닌 패키지 요금제가 장벽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블리자드는 이러한 요금제로도 세계적인 게임사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오버워치’의 출시 목표일은 내년 봄이다. 어쩌면 블리자드는 이 게임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킬 또 하나의 전설을 써내려갈 지도 모른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게임 전체를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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