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B인베스트먼트, 4:33-펄어비스 등 지속 투자 "엔진’이 방향 맞다"

[인터뷰] LB인베스트먼트 VC, 4:33-펄어비스 등 지속 투자 "엔진이 방향 맞다"

게임업계에 남보다 적극적인 투자사가 있다. 바로 LB인베스트먼트다. 멀리 보면 넥슨과 아이덴티티에 투자해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와 ‘영웅’의 4:33과 온라인게임 MMORPG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에 투자해 '촉'을 뽐냈다.

여기에다 최근 게임포트폴리오 리스트에 엔진을 얹었다. 엔진은 한게임-CJ인터넷-위메이드 대표를 거치면서 한국 게임업계 굵직한 인맥을 맺고 영향력을 발휘한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현업 복귀를 선언한 회사다. 특히 취임한 2개월을 맞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 ‘개발사몫으로 70%를 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퍼블리싱 플랫폼, 모바일보드게임 진출, 개발사 투자 미팅과 VC(벤처캐피털) 펀딩 등 예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역시 ‘남궁훈’이란 말을 들었다. 10월 6일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대표 신기천), LB인베스트먼트(대표 구본천) 등 두 곳의 벤처캐피탈(이하 VC) 및 모바일게임사 4:33(대표 장원상, 소태환)로부터 총 120억원을 공동 투자 유치해 깜짝 놀라게 했다.

남궁훈 대표의 엔진을 통해 '중소 게임개발사들과 VC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말을 제대로 알기 위해 엔진의 투자 주역인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정경인 부장을 만나봤다.

■ “엔진에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새로 갈 길 있다”
먼저 정경인 부장에 엔진에 투자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그는 현재 모바일게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모바일도 그렇고 온라인도 그렇고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433도 그렇고, 모바일 퍼블리셔에도 투자 중이다. 모바일 퍼블리셔를 표방하는 회사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퍼블리셔의 방향성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때는 카카오 플랫폼에 올리는 게 중요했다. 그러다가 시장이 성숙하고 코어한 게임이 나오게 되면서 카카오 플랫폼의 힘이 많이 약해진 것도 있고, 이제 넷마블이냐 비넷마블이냐로 나뉠 정도다.”

엔진 남궁훈 대표

다시말해 모바일시장 태동기에도 그랬지만, 모바일 퍼블리셔들이 전략을 수정해야하는 상황라는 진단이다. 이제 카카오 플랫폼에 올리는 게임도 있고 안올리는 게임도 있는, 게임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

 그는 “엔진은 기존 퍼블리셔들이 하지 못하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주었다.  매출 순위로 보면 하드코어가 주류이긴 하지만, 결국 미드코어나 라이트한 게임들도 시장에서 수요가 있다. 미드코어나 라이트한 게임과 중소게임사를 제대로 퍼블리싱을 해줄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 엔진이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엔진은 개발사와의 수익 셰어(분배)에서 여타 퍼블리셔와 다르게 개발사가 70%의 수익을 가져가도록 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MG(미니멈 개런티, minimum guarantee)나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고 게임의 IP(지적재산권) 역시 개발사가 갖는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바일시장에서는 VC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시장이 이렇게 바뀌었지만 VC와 각 개발사를 연결해주는 존재는 없는 상황이다. 엔진은 VC들과 투자할 게임을 함께 선정,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VC 입장에서는 투자한 게임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희는 엔진과 함께 개발사 선정에 참여해 VC의 투자성공 확률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그동안 시장은 너무 무거워졌다. 엔진이 그 구조를 바꾸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투자하게 되었다.”

그가 엔진에 대해 투자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남궁훈 대표의 추진력이었다.

그는 “LB인베스트먼트가 남궁훈 대표 레퍼런스 체크를 해보니 손에 꼽는 강점은 추진력이었다.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시장은 강한 추진력이 없으면 힘든 분야다. 남궁훈 대표이 그것이 가능하게 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시장이 이미 고착화됐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를 봐도 퍼블리셔가 다 제각기 다르다. 한국은 대작 퍼블리셔가 해답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엔진이 대안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남궁 대표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현재 게임업계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수도꼭지가 잠긴 것처럼' 투자가 뚝 끊긴 상황이다. 중소게임사나 독립개발자는 더욱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그래서 더욱 엔진이 해야 할 일이 많다. 투자하는 담당자로서 보는 엔진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엔진은 투자자와 개발사와 바로 연결해준다. 그것만으로도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분은 스타트업의 종말에 대해 말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정 장르의 대규모 게임이 아니면 안되는 현 게임시장 상황을 엔진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LB가 게임 선택하는 기준요? 시장과 핵심인력이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게임포트폴리오는 총 8개다. 433, 엔터메이트, 엔진, 팩토리알게임즈(로스트킹덤), 코코모, 패스파인더8, 펄어비스, 네오위즈브레스스튜디오다.

LB인베스트먼트의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했다. 그는 “물론 잘될 것 같은 회사다(웃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은-게임이든 비게임이든-결국 시장이랑 핵심인력을 제일 많이 보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의 경우 “무조건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좋아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변화할 때 기회가 생긴다”는 것. ‘검은사막’은으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일본과 러시아 등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펄어비스의 경우를 들었다.

"지난해 9월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시장 상황은 안 좋았다. 모두가 모바일게임으로 쏠려있을 때였다. 그래서 온라인게임은 경쟁이 없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검은사막'은 시장의 희소성과 게임성의 대작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투자했다. 결국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잘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에 투자할 때는 조금 다른 기준이 추가되었다. 그는 “결국 결론은 인력이긴 하지만, 온라인게임과는 다르게 한 번에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기준은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가실패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 멤버냐가 중요한 기준이다”고 말했다.

올해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에 들어간 게임사가 궁금했다. 그는 “1월에 모바일 MMORPG를 만드는 코코모에 투자했다. 출시 목표는 내년이다. 엔씨소프트 출신의 팀원들 주축으로 된 개발사다. 또한 서현승 대표를 중심으로 역시 엔씨소프트 출신이 주축인 패스파인더8이 있다. 서 대표와 개발자인 채기병 PD 등 엔씨소프트 출신이다. 여기다 433 자회사인 ‘로스트킹덤’을 만드는 팩토리얼게임즈다. 이 중에서 크게 한번 사고 좀 쳐줬으면 좋겠다(웃음). 물론 개발 중이라 게임이 출시된 곳은 아직 없다”며 웃었다.

■ VC입문 첫 투자는 433...이후 8개 회사 투자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출신이다. 스스로 ‘라이트한 게임유저’로 소개한 그는 HP(휴렛 패커드) 마케팅을 거쳐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으로 옮겨왔다.

그는 “전 직장이 HP(휴렛 패커드)에서 마케팅 일을 했다. VC에 2010년도에 들어왔다. 들어오고 나서 한국이 1등하는 시장이 뭐가 있을까 관심있게 보던 중, 그 중 눈에 띈 것이 게임이었다. 첫 투자는 433이었다. 2013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후로 8개 회사를 했다. 이 중 주도적으로 한 건 6개다, 나머지 2개인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와 패스파인더8은 다른 사람이 투자하는 것에 참가했다.”

그는 모바일게임을 많이 해보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좋은 게임유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게임을 오랫동안 깊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쉽게 질리는 유저라는 것. 그 과정에서 돈은 많이 쓰는, 그래서 모바일에 맞는 유저 같다는 것이다.

VC 경력을 보면 그는 5년 정도다. 입문의 동기는 한국벤처투자라는 준공인 기관에서 엔지니어 출신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벤처캐피탈을 양성하는 교육이 있었다. 그와 현재 카카오와 대박게임 ‘블레이드’ 투자 매니저로 잘 알려진 현재 박영호 4:33 이사(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 및 18명의 동기가 그 과정을 마쳤다.

그는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쪽에도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비율로 보면 게임이 반이다. 서비스쪽에는 모바일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 모바일-온라인 타게팅 광고 플랫폼 와이더플래닛, 모바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도 투자했다. 소비재 회사로는 골프용품 제조 회사 ‘볼빅’이 있다.

투자에 대해 스스로 매기는 성적표에 대해 주문에 대해 “433이나 펄어비스 등 이미 성과가 나는 곳도 있고, 게임뿐만 아니라 서비스 영역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 “LB인베스트먼트, 7000억원 정도 펀드 운용 메이저 투자사”
그에게 LB인베스트먼트에 대해 소개와 자랑을 부탁했다. 마치 준비된 것처럼 답변이 술술 나왔다.

“7000억 원 정도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VC중에서는 사이즈가 큰 편에 속한다. 펀드 규모도큰 편이라서 일반적으로 완전 초기스타트업보다는 성장 단계에 있는 회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다. 중국쪽으로도 일찍 진출해서, 중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더불어 같이 성장을 많이했다. 중국에 있는 해외 VC중에서도 톱25 중에 들 정도로 성공했다.”

그동안 LB인베스트먼트는 게임쪽에는 넥슨과 아이덴티티, 433, 펄어비스를 투자해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이름 났다. 그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아직도 초기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온라인게임과는 다르게 모바일게임에서는 한국쪽에서 글로벌하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 그러나 가능성은 크다. 스타트업에서 충분히 글로벌 스타들이 나올 것 같다. 그런 회사가 나오게 하는 게 게임 분야의 목표다. 특히 엔진의 광폭 행보를 LB인베스트먼트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LB인베스트먼트 정경인 부장
2010~현재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부장)
네시삼십삼분 사외이사
펄어비스 사외이사
스타일쉐어 사외이사
2007~2010한국HPProduct Marketing Manager
2003~2006 태산LCD부품연구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졸업

**정경인 투자 포트폴리오
게임회사
- 네시삼십삼분 :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 엔터메이트 : 모바일/웹 게임 퍼블리셔
- 펄어비스 : MMORPG ‘검은사막’ 개발사
- 코코모 : 모바일 MMO ‘더 쓰론(가제)’ 개발사
- 팩토리얼게임즈 : 모바일 대작RPG ‘로스트킹덤’ 개발사
- 엔진 : 모바일 퍼블리싱 플랫폼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회사
- 스타일쉐어 : 모바일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
- 와이더플래닛 : 모바일/온라인 타게팅 광고 플랫폼
- 직방 : 모바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소비재 회사
- 볼빅 : 골프용품 제조 회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