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리스-버즈피드-메이크어스, 데이터 분석 콘텐츠 생산-유통 최강자 우뚝

“모바일 트래픽 59% 동영상,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는 빅데이터가 신(神)이다.”

전세계 모바일 트래픽 트렌드를 분석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내에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10배 이상 증가하고, 그 중 동영상 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 모바일 트래픽 중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59%에 달했다. 2019년에는 7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계 평균 예상치인 72%를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 넷플릭스
매달 페이스북에 업로드되는 동영상 수만 해도 1억 개에 육박한다. 모바일 환경에서 즐길 콘텐츠의 공급은 이미 수요를 한참 뛰어넘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유저 스스로도 자신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찾아내기 힘들어졌다. 막연히 ‘좋은 동영상을 게재하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다.

이에 몇몇 업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규모의 데이터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거나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강점이 있어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오죽하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는 빅데이터가 신(神)”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넷플리스-버즈피드-메이크어스 등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 넷플리스, 콘텐츠 선정에서 배우 섭외까지…틀을 깬 데이터
미국 최대 온라인 TV · 영화 서비스 회사 넷플릭스는 정교한 자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5700만명이 넘는 ‘유료’ 유저를 확보하면서 매출 연 40억 달러(약 4조 5000억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8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개개인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많이 사용돼 왔으나 넷플릭스의 추천 시스템은 특별하다. 넷플릭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으로 그들만의 장르 방정식을 꼽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추천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멜로, 스릴러, 액션 등 기존에 사용하던 장르 구분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 몇 세를 타깃으로, 어디를 배경으로, 누가, 무엇에 기반해, 어떠한 장르로, 무엇에 관해 만들었는가’ 등의 방식으로 모두 장르로 구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넷플릭스표 장르 수만 8만 개에 가깝다. 덕분에 유저가 보는 영화 세 편 가운데 두 편은 추천 받은 영상일 만큼 뛰어난 정확성을 자랑한다.

추천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콘텐츠 생산으로도 이어진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영상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철저하게 데이터 마이닝 결과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유명하다.

먼저 사람들이 어떤 장르의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지를 분석해, 선호도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장르를 찾았다. 그 결과 영국 BBC 방송에서 1990년 방영한 ‘하우스 오브 카드’를 리메이크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얻었고, BBC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적합한 감독과 배우를 캐스팅했다.

그 결과 드라마는 큰 성공을 거뒀고, 온라인 시리즈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넷플릭스는 현재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을 도입해 다음 단계로 도약 중이다. 딥러닝은 기계를 학습시켜 사람처럼 지능을 갖게 하는 것으로 인공지능의 한 부분을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숨어있는 지표나 선호도 변화 등 세밀한 부분까지 반영, 추천에 있어 정확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 버즈피드, 낚시성 아닌 독자가 읽고 싶은 콘텐츠 파워
전세계에서 가장 큰 뉴스-엔터테인먼트-동영상을 제작 배포하는 버즈피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을 통해 미디어 판을 새롭게 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즈피드의 월 순수 방문자 수는 지난해 1억 5000만명, 시청자 15억 명을 넘겼다.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콘텐츠의 공유 데이터를 추적, 분석하는 기술력에서 나온다.

▲ 버즈피드
버즈피드는 주 수익원이 네이티브 광고(광고형 기사)인 만큼 소셜에서 많이 공유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저들이 어떤 콘텐츠를 클릭했는지, 어떤 형식에 반응하는지, 어디에 어떻게 공유했는지, 왜 공유했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성 콘텐츠가 아니라 독자들이 읽고 싶은 콘텐츠를 생산해낸다.

이는 네이티브 광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광고 콘텐츠는 ‘후원 기사(Sponsored)’라고 따로 구분해 표기하지만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와 비슷한 수준의 공유 수를 자랑한다. 광고이지만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버즈피드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만들어 내고 있다. 초기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포맷은 특정 주제에 관한 정보를 목록으로 나열하는 ‘리스티클’ 형태였다. 그리고 쏟아지는 리스티클 형식의 콘텐츠에 독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즈음 바로 퀴즈 형식을 내 놓아 인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이제는 동영상 포맷에 주력, 유저들의 공유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와 스타일, 주제를 분석해 글로벌적으로 통하는 영상을 만든다. 덕분에 버즈피드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콘텐츠 사업자로 꼽히고 있다.

■ 메이크어스, 빅데이터 유통 전략 4개월 만에 누적 재생수 1억건
해외 업체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 한국은 아직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일찌감치 빅데이터 분석에 뛰어들어 ‘뉴스피드에 올리기만 해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노래’, ‘특정 채널에 올리면 무조건 클릭하는 영상’ 등의 노하우를 가진 곳이 있다. 한국 최초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모바일,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메이크어스다.

메이크어스(대표 우상범)는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채널들을 바탕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 분석해 모바일 시장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 유통 전략을 만들어내고 있다. 쉽게 말해 제작된 콘텐츠를 어느 시간대에 어떤 채널을 이용하며, 어떠한 키워드로 작성해, 텍스트 혹은 이미지와 함께 유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그리고 플랫폼에 따라 적합한 유통 전략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경험과 분석에 입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바이럴 지수’를 통해 어떠한 콘텐츠라도 게재한지 10분 뒤면 시청률과 도달률을 예측하고, 자체적으로 구축한 크롤링시스템으로 콘텐츠 관련 모든 데이터를 소셜 그래프를 통해 한눈에 관리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 전략에 반영하고, 여기서 수집된 댓글 및 세부 반응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채널인 ‘스낵비디오(https://goo.gl/e9ro87 )’의 경우 오픈 4개월 만에 누적 재생수 1억건 을 돌파했다. 영상 콘텐츠의 평균 조회수는 96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스낵비디오는 채널을 오픈하기 앞서, 페이스북에서 인기 있는 영상 1만개 이상을 분석했고, 유저들이 좋아하는 소재와 코드를 뽑아내 이를 스낵비디오만의 색깔로 만들어냈다. 또한 최근 시청자 댓글로 다음 에피소드를 제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선보이며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고 있다.

남대광 메이크어스 채널유통팀 이사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생산 및 유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 ‘남자들의 동영상’ 등의 페이지를 개설, 누적 구독자수 1000만 명 이상을 달성한 바 있다. 남 이사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유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유저의 특성에 맞춘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맞춤형 콘텐츠라 해도 어떻게 유통하느냐에 따라 반응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네이버 등 웹 검색 기반 플랫폼의 경우 유저가 직접 골라 보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은 반면 검색에 잘 노출될 수 있는 키워드가 필수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기반 플랫폼은 흘러가는 타임라인 중 자신의 콘텐츠를 클릭하고, 동시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남 이사는 “메이크어스는 같은 콘텐츠라도 플랫폼에 따라 유통방법을 달리 함으로써 유저들의 반응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고 있다”며, “보통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을 15초 이상 보는 비율이 절반이 안 되는데 우리는 타사 대비 20% 높은 수준이며 향후 이를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시장은 앞으로 점점 진화할 것이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동영상이 소비되는 시대는 지났다. 넷플릭스, 버즈피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시장을 선도하는 온라인 미디어 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 기법은 좀더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들을 맞춤형으로 제공해주는 플랫폼이나 채널에 더 모여든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지가 사업 성패가 갈림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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