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개발자 250명 열정 후끈....상용 게임 퍼블리셔 참석 기대

 

‘게임의 성지’를 꿈꾸는 부산에서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이 9월 10에서 12일까지 열렸다. 전 세계 8개국 80여개 게임이 전시되어 인디 게임의 독창성과 성공 가능성을 뽐냈다. 이 행사에는 인디게임 개발자 250명이 참가하고 수천 명이 관람했다. 관람객 중에는 인디게임 개발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많아 색다른 게임 축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올해가 첫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280개가 넘는 작품이 출품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BIC 취지는 이미 성숙화된 산업 환경으로 인해 장르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참신한 게임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독창적이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게임을 개발하는 전 세계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축제이자 연결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행사는 크게 3개 부문으로 펼쳐졌다. 메인 행사인 전시에서 전 세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한 독창성 높은 게임을 선보였다. 몇몇 게임은 기존 장르와 유사한 것도 있었지만, 장르의 경계를 뛰어 넘어 게임 디자인과 아트, 그리고 표현 부분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모습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흥미롭게 플레이하면서 인디 게임의 참맛을 즐길 수 있었다.
 
컨퍼런스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참가하여 인디게임의 트렌드와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발과 퍼블리싱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저녁에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네트워킹 파티를 한국형으로 개최하여 외국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냈다. 야간에 개최된 파티에서는 밤에만 가능하거나, 밤에 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특별한 게임을 즐기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준비했다. 음식으로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 등을 제공하기도 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시된 게임의 플랫폼도 다양했다. 콘솔, PC, 온라인 게임, 보드 게임, 가상현실 게임, 모바일 게임 등 분야도 보였다. 전시에 참가한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그 많은 관람객에게 자신의 게임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틈이 나면 옆 부스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서로 자신의 느낌을 말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행사장은 자연스러운 정보 교류의 장이 되었다.
 
전시장은 아담했지만 관람객이 너무 많이 좁아보일 정도였다. 게임 플레이 열기도 후끈했다. 또한 마지막날에는 우수한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시상을 하기도 하여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명예와 개발 의욕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 상용 게임으로의 발전에 큰 발판에 될 것이다.
 
BIF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남겼다, 첫째,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개최된 행사로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 종주국에서 다양한 게임 분야로의 진흥 관심을 표명한 데 있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에 자극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게임 도시 부산과 한국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큰 역할을 하였다.
 
둘째,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가는 도중에 롤플레잉 게임과 잘 나가는 장르로만 한정되었던 편향성에 새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극은 앞으로 보다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인디게임 창작자들에 개발 의욕을 고취시킬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서구의 방식이 아닌 한국형으로 개최한 행사의 기획력은 준비위원회의 창의성을 돋보이게 하였다. 이는 전 세계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갈 가능성을 높여 놓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행사장의 협소함으로 인해 더 많은 게임들을 전시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못했다는 점이다. 인디게임은 자신만의 색깔로 새로운 게임 개발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평가하여 출품작을 제한한 것은 옥에티로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게임을 보다 효과적으로 뽐낼 수 있는 발표의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한된 장소와 제한된 관람객으로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했을지는 모르지만 게임 홍보 시간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상용 게임 퍼블리셔들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더 많이 초청하여 현장에서 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B2B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아름다운 인디게임 축제로 지속될 것이다.
 
서태건부산콘텐츠진흥원장-필자-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왼쪽부터)
세계적 게임 쇼인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가 세계를 선도하다가 독일 쾰론의 게임스컴에 그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아무리 첫 걸음이 좋아도 참여자와 관람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으면 쇠락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정부의 자금 지원만을 요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생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키워가면서도 세계적 흐름을 읽고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력과 철저한 준비, 그리고 세계 인디게임 개발자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킹을 통해 장수할 수 있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이 되길 기대해 본다.
 
윤형섭(상명대학원 게임학과 교수, 게임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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