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출신 창립자 직접 건물 구상, 달팽이 닮은 톡톡 튀는 사무실 탄성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소주-항주.’ 장쑤성(江苏省, 강소성) 쑤저우시(苏州市, 소주시, Sūzhōu Shì)는 중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으로 항저우(항주)와 함께 손꼽힌다. 4000년 고대문화뿐 아니라 월나라 수도, 남송의 수도가 된 역사 깊은 곳이다

마르코 폴로가 ‘동양의 베니스’로 격찬한 쑤저우는 장강(양자강 揚子江) 이남으로 거미줄 같이 얽혀있는 하천이나 운하로 ‘물의 도시’이기도 하다.

쑤저우에는 매우 특별한 게임회사가 있다. 바로 ‘스네일(Snail)’이다. 스하이(石海) CEO는 “날카로운 칼날 위에서도 기어다닐 수 있는 달팽이, 작지만 생명력이 넘치고 꿋꿋하게 자신만의 궤도를 그려 나가는 달팽이”를 본따 회사명을 지었다.

스네일은 중국 최초 3D 온라인 게임 개발사이자 중국 최초 3D게임 엔진을 독자 개발한 회사다. 한국으로 온라인게임 ‘항해세기’를 역수출한 첫 게임사다.

한국 언론미디어로는 처음으로 게임톡이 차이나조이2015 기간 쑤저우시 스네일 본사를 방문했다. 디자이너 출신 창립자인 스하이 대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정문 앞과 건물에는 회사 이름 대신 ‘아이디어 펌프(idea 泵站)’이라는 인상적인 글귀가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 사전예약 200만 ‘구음진경’ 산실...튀는 간판과 탑 같은 사무실
스네일은 차이나조이2015년 한 모바일게임의 성적을 부스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바로 무협게임 ‘구음진경’이었다.

사전예약 200만을 기록한 이 게임은 차이나조이 기간 출시해 7시간만에 iOS 다운로드 1위, 하루만에 전체 매출 14위에 올랐다. ‘구음진경’은 이미 2009년 PC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해 RPG 1위- 무협 1위를 기록해 유명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 중 하나였다.

스네일의 다른 인기 게임인 ‘태극팬더’는 지난해 10월 출시해 중국시장에서 다운로드 랭킹 1개월 1위, 매출순위 5위권에 올랐고, 1년간 10위권 안에 랭크되었다. ‘구양신공’ ‘관운장’도 차이나조이 부스에서 주목받았다.

이 같은 인기 게임의 산실인 본사는 ‘게임회사’다웠다. 정문과 건물 옥상에는 회사명보다는 ‘아이디어 펑펑’ 이라는 문구가 손님을 맞았다. 건물마다 특이한 디자인로 꾸몄고, 건물 앞에는 거대한 로봇이 서 있었다. 건물 앞으로 들어서자 스네일 1호 게임 ‘항해세기’ 캐릭터인 에드워드 티치(Edward Teach)가 버티고 있었다.

건물 안에 있는 농구장 코트와 수영장과 식당이 눈에 띄었지만, 가장 눈길을 끌어당기는 것은 마치 거대한 성채처럼 보이는 ‘기발한’ 계단식 사무실 풍경이었다.

스타오 스네일 부사장은 “2000년 사옥을 만들 때부터 디자이너 출신 스하이 사장님이 참여했다. 건물 자체가 ‘아트’다. 빙빙 올라가는 모습이 달팽이를 연상하게 있고 꼭지점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담았다. 다른 지역 사무실은 쑤저우의 상징인 ‘원림’ 같은 모습도 있다”고 설명했다.

■ 첫 히트작 ‘항해시대’처럼 CEO가 직원과 함께 직접 항해
스네일을 정신을 대표하는 이가 바로 스하이 CEO다. 중국 초기 게임 창업자 중의 한 명인 스하이는 스네일보다 더 유명한 ‘스타 CEO’다.

▲ 항해를 즐기는 스하이 스네일 대표
▲ 행사장에서 직접 유저를 만나는 스하이 스네일 대표
그는 자신의 래시피로 스테이크를 대중 음식으로 만든 적도 있고, 쑤저우에서 최초로 셀프 가라오케(노래방)를 도입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최종으로 게임을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는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샤먼시 해변 지역에서 태어난 스하이CEO는 사업에서도 새로운 해역을 개척하는 열정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도전하고 개척하는 것을 즐긴다. 학창 시절 미술 전공으로 독특한 예술가 기질을 발휘한다. ‘역사적 도시’인 쑤저우에 우연히 찾아왔다가 푹 빠져 이곳에서 스네일을 창립했다.

그는 게임사 대표이자 ‘예술가 선장’을 자부하면서 스네일을 이끌어왔다. 자체 엔진을 등록했고, 특히 게임 디자인팀은 10여년 동고동락했다. 스네일은 기획-디자인을 거쳐야 개발에 투입할 정도로 디자인에는 최강 기업이자 ‘유니크한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네일의 첫 게임이자 성공작인 게임은 ‘항해세기’다. 한국에서도 퍼블리싱한 온라인게임이다. 스네일은 리더십(지도자 과정)이나 우수 직원으로 선정되면 스하이 대표랑 같이 바다로 나가서 항해한다.

스타오 스네일 부사장은 “스네일에는 두 개의 유람선이 있다. 그 배에 올라 바다를 가르고 더 큰 세상을 본다는 의미로 세게 밀려오는 파도와 바람을 헤치고 직진한다. 그렇게 리더십과 팀워크를 쌓는다”라고 말했다.

쑤저우의 최대 게임사이고 중국 동부에서 가장 큰 게임사인 스네일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회사다”. 1000여명이 참가하는 연말 파티도 남다른 자랑거리다. 모든 직원이 코스프레를 하고 행사장에 입장한다. 그리고 직접 제작한 물건들을 골목에서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돼지 고기 연회, 비키니 파티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진행되는 스네일의 문화는 늘 중국 게임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하는 정신
2000년 설립해 지금 현재 2500명, 중국의 상하이-베이징-선전(심천)에 지사가 있고, 러시아 미국 한국(최근 설립)에 지사를 두었다. 게임과 통신사와 하드웨어 분야로 확장세다.

쑤저우의 상징인 ‘원림’을 형상한 다른 사무실
10여 년 간 대형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를 해온 스네일은 전체 매출 중 게임이 절대 비율을 차지한다. 게임에서는 PC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콘솔, 운영뿐이 아닌 글로벌 퍼블리싱도 하고 있다.

차이나조이2015에서 스네일은 ‘하츠 캐슬’ ‘소울 슬래시 사가’ ‘더 소울’ ‘드래곤빌리지’ 등 한국 게임을 전시했다. 그리고 올해 말 직접 서비스할 ‘구음진경’, 국가 전쟁의 RPG ‘천자’, 전략 RPG ‘관운장’의 신작 모바일게임을 소개했다.

스네일 차이나조이 부스
구음진경 신기록
스타오 부사장은 “스네일의 정신은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하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1월 중국 정부로부터 가상 통신 사업자 등록증을 받아 중국 유일 등록증을 소유한 게임 회사로 된 것도 스네일 정신의 하나다.

차이나조이 스네일 부스 안 한국 게임관
“스네일은 달팽이란 이름처럼 묵묵히 자신만의 꿈을 꾸며 나아간다. 중국 속담에 매와 거북이와 달팽이만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갈 수 있다고 한다”며 “달팽이만이 날카로운 칼날 위에서 걸어갈 수 있다. 등에는 중압감(스트레스)이 있지만 책임감을 갖고 묵묵히 나아간다.”

게임사들은 저마다 개성이 톡톡 튄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건물 앞에는 1호 히트작 오크상이 서 있다. 그리고 본관에 들어서면 ‘스타크래프트’ 등 대표 게임 캐릭터와 박물관이 명물이다. 4000년 역사의 전통의 쑤저우의 스네일에는 달팽이탑 사무실과 ‘아이디어 펌프’ 로고가 인상적이었다. 정말 아이디어가 펑펑 터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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