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파수닷컴본부장 “본사 이전보다 직원 삶 배려하는 이전 마무리 필요 ”

신혼 생활을 시작하고 집을 구하고 나면 나중에라도 좀처럼 그 동네를 떠나기 어렵다. 동네에 기반한 커뮤니티가 생기고, 아이들이 유치원이라도 들어가면서는 교육문제가 지역에 강력한 연계고리가 되면서 더더욱 이사를 가는 것이 큰 일이 된다. 생활 기반이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고착적인 성격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견기업 코스프레의 위장막이 걷히고 돌연 법정관리를 하면서 천하의 사기 집단의 실체가 밝혀진 모뉴엘의 경우, 공교롭게도 그 마지막 해에 직원들의 생활 기반을 제주도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 1월 완전한 본사의 제주 이전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R&D 인력 등 약 100여명의 선발대를 먼저 제주로 전배 발령을 낸 것이다. 이른바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자사의 본사 이전을 홍보했고, 사내 어린이집과 이주 비용 지원 등을 통해 업계와 직장인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몇몇 연예인들의 이주를 통해 한층 선망의 이미지가 올라갈 데로 올라간 제주도는 그런 성공 기업의 이전 대상으로 또 한번 경제적인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모뉴엘의 파산 소식을 접한 제주도 이전 직원들이 감내해야할 고통은 엄청난 것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맞벌이 부부의 한 쪽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거나, 자녀들의 전학을 마무리했을 터이고, 살전 집을 처분해서 이미 제주도에 집을 마련하는 것들이 막 마무리되는 시점에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음카카오의 이른바 '즐거운 실험'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 신문의 제주도 철수 보도에 뒤이어 발빠른 반박 보도까지 반나절 안에 이뤄지며서 이를 둘러싼 후속보도들이 수 없이 나왔다.

하지만 모든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구)다음의 제주도 이전을 아직도 '즐거운실험'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결정에 따라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는 직원들과 그 가족에게는 결코 생활기반의 이전 자체가 즐거운 일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언론 보도가 본사 이전 여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유감이다. 본사를 옮기는 것이냐 아니냐도 대중들에게는 사실 큰 감흥이 없을 것이다. 업무 특성에 따라 초기 이전을 진행해서 현재까지 생활기반을 제주도로 변경했던 직원들의 상당수는 변경된 정책에 따라 판교로 다시 대 이주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의 제주도 근무 직원들은 이미 현지에 정착한 시간에 비례해서 생활 기반을 다시 옮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미뤄 짐작이 된다.

육로로 연결된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도 여러가지 삶의 제약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 될 텐데 제주도는 문화와 경제 기반 외에도 고려해야할 것들이 매우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카카오에게 쏠린 세상이 눈은 얼마나 세세하게 직원들의 삶을 배려해서 필요한 이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에 대한, 사람 중심의 ICT 기업 다음카카오의 역량으로 주목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좋은 선례는 만들기는 어렵지만, 그 자체로 기업과 직원 그리고 지역 사회에 큰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카카오의 진정한 '실험'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경제 관련기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7020068g&intype=1

■ 최종신 본부장은?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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