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출시 매출 껑충....‘게임오브워’ 등 전략 장르 3년 이상 생명력 주목

김환기(56) 에이엔게임즈 대표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그는 1999년 10월 처음 게임업계에 발 들여 놓은 이후 SF시뮬레이션 한길을 걸어왔다. 소위 세상을 뒤흔들 빅히트작 없이 버텨왔지만 지난해 10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아스트로네스트’ 때문에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에이엔게임즈가 단독으로 글로벌 출시를 한 ‘아스트로네스트’는 15년 전 웹게임으로 선보이고, 이후로도 주목을 받았던 IP다. 이 이름값과 전세계 SF마니아들이 몰려들었다. 비록 다운로드는 10만이지만 월 억대 매출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전략 장르로 ‘게임오브워’가 3년 이상 글로벌 톱 10-월 매출 500억원(추정치), ‘갤럭시 레전드’가 2년 이상 월 매출 20억 원을 기록 중이어서, 출시 이후 매달 두 배 매출 성장세인 ‘아스트로네스트’가 더욱 돋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15년 만에 에이엔게임즈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아스트로네스트’의 개발사 에이엔게임즈 김환기 대표를 판교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아스트로네스트’와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충성도
사실 기자는 라티스에서 ‘커뮤니티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 ‘아스트로네스트’를 소개받기 전에 이 게임과 개발사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김 대표에게 먼저 ‘아스트로네스트’ 스토리를 물었다.

그는 “2000년 4월 웹게임 ‘아스트로네스트’로 미국 시장에서 출시해 하루 15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당시 전세계 내로라하는 퍼블리싱사들이 다 찾아왔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꺼졌고, 당시 게임들은 광고 수익모델만 존재해 큰 낭패를 맛봤다. 성공을 목전에 앞두었지만 외부 환경에 때문에 어이없이 세계 일류 개발사의 꿈이 무너졌다”고 회고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02년 한국에서 ‘러브플러스’이란 모바일 게임을 런칭해 10억 매출을 기록했다. ‘아스트로네스트’도 15년만인 2014년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해 글로벌 시장의 ‘기린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엔게임즈는 2010년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웹게임 ‘아스트로네스트’에서 핵심 피처와 길드전을 떼낸 전략 모바일게임 1탄 ‘코스믹킹덤즈’를 출시했고 매출도 3억을 기록했다. 이어진 2탄 ‘우주영웅전’은 10억 매출을 세웠다. 두 게임은 컴투스를 통해 한국시장 중심으로 퍼블리싱을 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 시장에서도 SF 게임 마니아와 정통 전략 게임에 대한 니즈가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전략시뮬레이션 장르 유저의 충성도다.

“그동안 에이엔게임즈는 SNG와 MMO 등 SF 전략시뮬레이션만을 고집해왔다. 그리고 SF게임 마니아와 함께 성장했다. 가령 ‘코스믹킹덤즈’를 서비스한 후 ‘우주영웅전’을 서비스할 때 ‘코스믹킹덤즈’의 유저들이 '우주영웅전'의 초반 성장을 이끌어 주었다. 또한 ‘아스트로네스트’를 서비스하기 시작했을 때 ‘우주영웅전’의 유저들이 건너와 초반 상승세의 주역이 되어 주었다.”

이런 SF 게임 마니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장르의 게임에 계속 도전하는 현재 에이엔게임즈를 만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다. 한국 서비스를 끝난 ‘우주영웅전’은 해외에서 광고나 CS(콜센터)도 없었고, 업데이트도 안했지만 사용자가 빠지지 않고 작지만 결제도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날 정도였다.

■ ‘아스트로네스트’ 단독 글로벌 출시 “SF전략 때가 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아스트로네스트’를 독자로 글로벌 출시하면서 이제 SF전략시뮬레이션의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10월 캐나다에서 소프트랜딩을 하고, 11월부터 정보통신진흥원(NIPA) 지원을 받아 미국-유럽 영어권에 초기 광고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 페이스북 CPI의 단가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갔고, 광고 효율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안타까웠지만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1월 라티스가 “‘바이럴 마케팅’과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높아진 광고 단가의 벽을 넘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렇게 ‘라티스’라는 강력한 우군을 얻은 ‘아스트로네스트’는 이후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 중심의 CPI 광고와 커뮤니티 마케팅을 믹스하여 4개월에 매출 3배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상승세다. 커뮤니티 관리 이후 도달률 3배 이상, 참여율 20배 이상 늘었다. 재접속 유저 70% 상승,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게임 평점은 3.5에서 4.0으로 올라갔다.

이 게임이 라티스에 합류한 올 1월 21일 이후 매출과 DAU는 동반 상승했다. 합류 시점 이전 대비해 5월 현재 DAU 270%- 매출 300% 상승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라티스에서 페이스북과 커뮤니티 페이지, 위키 페이지를 통해 사용자 접점을 확대했다. 가령 영웅이 중요하니 ‘영웅페이지를 만들어보세요’라고 공지하니 영웅 콘텐츠가 끊임없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 이 모습을 보며 페이스북 한국 담당자가 관리 잘하는 우수 사례로 추천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성과는 ‘입소문’으로 퍼져 출시 6개월이 지나 독일에서는 퍼블리싱사가 생겼다. 러시아도 이버노를 통해 6월 오픈한다. 일본도 알트플러스를 통해 6월 중 서비스에 들어간다. 영화 ‘스타트렉’ 측에서 주요 IP를 줄 테니 게임으로 만들어달라는 제안도 받아 검토에 들어갔다.

■ 글로벌 시장 ‘월드오브워’ 등 5000만명 이용 전략게임 주목
그는 “한국에서는 RPG가 대세다. 하지만 글로벌에는 전략시뮬레이션 등 다른 장르도 주목받는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유저들의 마니악 성향과 2~3년 등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즐기는 게임 특성이 있어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의 메인 스트림으로 부상 중인 전략 게임은 실제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구글 플레이 전체 마켓의 전략-시뮬레이션 장르 다운로드 비중 10%다. 캐주얼 또는 RPG가 아니어도 세계 시장 공략 가능하다는 것.

중국 탭포펀(tap4fun)서 2013년 출시한 ‘갤럭시 레전드’는 2년(지난해 한국 서비스)이 되었지만 월드마켓에서 월 매출 20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은하 전초기지의 사령관이 되어 우주해적, 반란군, 적의 전초 기지를 제압하는 우주 배경이다. 미국에서 개발한 ‘게임오브워’는 3년이 되었는데 매출 순위(iOS/안드로이드)로 현재 미국 2위-전세계 시장 5위다. 월 매출은 500억(추정치).

그는 “월드마켓 전략게임 사용자는 5000만 명이다. 그 중 ‘게임오브워’의 MAU만 1500만 명이다. 10만 다운로드를 한 ‘아스트로네스트’는 월 억대 매출로 아직 작지만 유저들이 워낙 충성도가 높아 점점 매출이 늘고 있어 장기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략게임의 특성은 시간이 가도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 ‘아스트로네스트’의 매출을 보면 해외 유저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매출 순위로 보면 미국 54%가 1위고 영국-호주-독일-한국 순이다.

그는 “에이엔게임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던 무기는 세계 최초 웹게임, 세계최고 SF전략모바일게임인 ‘아스트로네스트’다. SF 전략모바일 시장에는 절대강자가 없다. ‘게임오브워’의 배경은 중세다. SF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아스트로네스트’가 독보적이다”이라고 말했다.

■ 1999년 ‘아스트로네스트’ 투자 계기 ‘전략 게임의 명가’ 우뚝
그가 게임업계에 입문한 계기는 한 장의 제안서 때문이다. 1994년 현재 에이엔게임즈에 있는 개발자팀이 머드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투자 요청 제안서를 보냈다. 그래서 해보라고 했다. 이후 이 팀이 1999년에 웹게임 ‘아스트로네스트’ 투자를 다시 요청했다.

현재 13명인 에이엔게임즈는 이 팀을 중심으로 15년 개발 팀워크뿐 아니라 기획자나 아트디렉터 모두 ‘한방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회사다.

고려대 전산학과 출신들로 구성된 에이엔게임즈 초기 멤버는 몇 명 이탈이 있었지만 현재까지4명이 15년을 동고동락했다. 23년차 개발-사업 구본석 CMO(86학번), 18년차 기획-PD인 권순영 PD(89), 16년차 이중한 서버 개발(92), 15년차 김명윤 클라 개발(93) 4인방은 고대 동문으로 전략게임 세계 최고수들이다. 여기다 10년차 김성민 AD(국민대 디자인과), 15년차 박종현 라이브 PM(경희대) 등이 든든한 기둥이다.

자율적이면서 창조적인 문화. 이 두 단어가 에이엔게임즈가 창립 때부터 지켜온 회사 문화다. 처음에는 출퇴근 시간이 없었다. 근무시간이나 철야하는 것 모두 자율적이었다. 그는 “자발적으로 재미있게 개발하는 것이 억지보다 낫다는 것이 에이엔게임즈의 개발 철학이다. 하지만 나중에 프로세스 상 ‘이제 오후 1~4시에는 회사에 있자’는 규칙이 생겼지만 여전히 자율적이다”고 웃었다.

차기작도 궁금했다. 그는 “에이엔게임사 15년 개발력 종합판 ‘아스로네스트-페더레이션워(AstroNest –Nest-Federation War)’과 영화 ‘스타트렉’ IP로 개발을 진행 중인 두 게임이 중심이다. 또한 최근 제안을 받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IP도 조만간 계약을 맺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역시 SF 명가를 꿈꾸는 선택이다.

그는 “‘아스트로네스트’로 최고 SF 모바일게임이라는 명성을 얻고 싶다. 한국에서는 장르 편중이 있어 SF 분야의 개발사가 거의 없다. 아이엔게임즈가 세계 최고의 모바일 SF 전략게임의 ‘명가’로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처음 개발할 때 ‘별들의 고향’이라고 부르면서 A가 검색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해 지은 게임명이자 게임사 이름. 그 말 그대로 이제 ‘아스트로네스트’가 “우주에 당신의 둥지를 만들었다”.

김환기 대표 프로필

1986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1992 한국 UNISYS 근무
1994 한길시스템 대표 – SI 사업
1997 국내 최초 온라인 복권 판매 사이트 Nodajyland.com 개발 및 운영 여성포털 코스메틱랜드에 M&A
1999 ㈜아스트로네스트 대표 -> ㈜에이엔게임즈로 변경
프리랜서 그룹 셈사랑과 창업. 세계 최초 SF 웹전략시뮬레이션게임 ‘아스트로네스트(AstroNest)’ 런칭
현 ㈜에이엔게임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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