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2등신의 귀여움 살리고...RPG 요소 충전 “7월 컴백 기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영원히 그대로일 것 같은 자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바꾸어 간다는 말이다.

‘메이플스토리’의 오픈 베타 시절을 기억하는 유저들에게는 더욱 와 닿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2003년과 2015년 띠동갑의 ‘메이플스토리’는 너무나 달라졌다. 시대가 변하듯 게임 역시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메이플스토리2’는 아기자기한 2D 도트 그래픽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특유의 귀여운 느낌에서 한발 더 나갔다. 풀(FULL) 3D로 개발된 ‘메이플스토리2’는 원작 2등신의 귀여움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RPG 요소를 부각시킨 참신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높은 유저 자유도, 독특한 월드 구성 방법 등이 눈에 띈다. 

최근 10일간의 파이널 테스트를 성황리에 종료하고 7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 ‘메이플스토리2’ 맛보기를 시전해보자. 

[단언컨대 게임은 여캐가 진리입니다.]

전체적인 그래픽이 3D로 옮겨오면서 캐릭터의 외형에 두드러진 변화가 보인다. 2등신 정도였던 캐릭터가 2.5등신정도로 약간 길쭉(?)해졌다.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외형은 많지 않지만 간편한 인터페이스로 머리 길이, 위치 등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 가능하다. 깨알 같은 초보자 의상 선택은 덤. 홍조, 상처 등 얼굴 메이크업도 선택할 수 있다. 단 여타의 MMORPG처럼 세세한 조절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데, 귀여우니까 봐주자. 캐릭터 생성을 완료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월드로 가자. 

 

[시작부터 큐브가 나오는 이유가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세계관 관련 영상을 보게 되는데, ‘메이플스토리2’ 배경의 근원인 ‘라펜타’라는 힘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라펜타’는 ‘메이플스토리2’ 세계관의 근원적인 힘으로 ‘세이지’들이 마왕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힘이다. 그런데 이거 생김새가 조금 희한하다. 어째서 큐브인걸까? 

[할아버지 얼굴에 주름이 없으신데요?;; 할아버지 맞으세요?;;;;]

세계관 영상을 클리어하면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나 싶겠지만 아니다. 한시라도 빨리 게임을 즐기고 싶은데 정체불명의 할아버지 NPC가 발목을 붙잡는다. 세계관 관련 언급이 계속되는 것을 보니 게임 진행에 아주 중요한가 싶긴 하지만,도대체가 떡밥 하나도 안 주고 센스가 없으시네 세계관과 월드 일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해 줄 뿐이다. 더 이상 얻을 정보가 없다면, 우측의 화살표를 따라 밖으로 이동하자. 이제 정말 게임 시작이다. 

[사실 튜토리얼도 별로 집중이 안 된다. 빨리 시작하고싶어 근질근질해 죽겠다.]

게임에 도가 튼 당신이라면 적응은 어렵지 않다. 게임을 잘 안해본 당신이라도 무엇을 눌러야 할지, 어딜 가야 할지 헤매지는 않을 것이다. 친절하게 알려 주기 때문이다(화면 상단). ESC를 누르면 열린 창을 닫고, 해당 단축키를 누르면 특정한 창이 열리거나 어떤 행동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조작은 키보드로 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편리하다. 

[게임 진행은 보편적인 퀘스트 수행이 주가 된다.]

이쯤에서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맵 구성이 큐브로 되어있다. 앞서 언급했던 특이한 월드 구성이 바로 이것이다. 터레인(Terrain, 맵을 만드는 툴. 보통 통짜로 맵을 제작한다) 지형의 다른 MMORPG와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이다. 맵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을 재단하는 기준이 큐브(1큐브)에 맞춰져 있어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살렸다. 의도한 것인지 게임 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레고 같은 사물이나 지형도 종종 보인다. 이거 저작권엔 안 걸리는 걸까 단, 맵 밖으로 나갈 경우 떨어져 사망(비석 세움)하게 되니 주의. 

[가끔 맵의 구조물 중엔 들어올려 무기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있다.]

비교적 초반 플레이에 좋은 활용 아이템(?)이다. 초보자 무기는 대체로 공격력이 낮은데, 들 수 있는 지형지물을 집어들어 몬스터를 공격하면 평소 배 이상의 대미지를 줄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좋은 무기가 나오지 않아 공격력이 부족할 때 유용할 듯 하다. 대체로 10레벨 전후로부터는 잘 쓰지 않았지만, 정식에서는 또 다른 활용법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그래픽에 방심은 금물. 빨간 타일이 공격 범위다.]

조금 진행하다 보면 필드 보스 몬스터를 조우하게 되는데, 그래픽이 깜찍하다고 해서 몬스터가 한두방 맞고 쓰러지는 귀여운 수준인 건 절대 아니다. 혹시나 해서 툭툭 건드려보다간 몬스터의 초강력 어택등짝스매시을 맞고 금세 비석을 세울 것이다. 기본적으로 솔로 플레잉이 가능하지만 강력한 필드보스의 경우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 강력한 몬스터인 만큼 레어도가 높은 아이템을 드랍하니 가능하면 공략하는 편이 좋다.

 

[메이플 아일랜드는 튜토리얼에 불과했다.]

일정 루트를 거치면 튜토리얼 단계에 가까웠던 메이플 아일랜드를 벗어나 빅토리아 아일랜드로의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10레벨이 되면 초보자 딱지를 뗄 수 있다. 기자는 마법사를 골랐다.]

전작 ‘메이플스토리’와 유사하게 초보자 -> 전직 테크트리를 밟는다. 각 직업마을을 찾아가서 전직해야 했던 ‘메이플스토리’와는 다르게 어느 직업이든 한 곳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수도 트라이아의 그랜드 홀에서 각 직업 전직 교관을 통해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한번 직업을 선택하면 다른 직업으로 바꿀 수 없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전직 후 초보자 때 쓰던 스킬들(단축키에 등록된 스킬)은 쓸 수는 있지만 전직 후에 그닥 쓰임새는 없어 보인다. 현재 나온 기본 직업 전직 이외의 상위 전직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상태다. 

 

[메이플스토리2에서의 전투는 스릴이 넘친다.]

 

[15레벨의 필드보스 분노의 바포메트.]

몰이사냥이 백미였던 ‘메이플스토리’와 같이, ‘메이플스토리2’의 전투도 대체로는 몰이사냥에 가깝다. 그러나 대체로 필드가 좁게 느껴졌던 ‘메이플스토리’와는 달리, 공간 활용의 폭이 넓어졌다. 보스 출현지역에 입장하게 되면 극단적으로 제한되었던 이동의 제약에서 벗어난 것이다.

보스 몬스터의 이동영역이 한정되어 있고, 보스 몬스터는 제한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위험한 경우 플레이어는 해당 영역을 벗어날 수 있다. 사진(맨 아래)처럼 위, 아래가 분리된 영역이기 때문에 전투 중 언제라도 이동이 가능하다. 이걸로 보스를 엿먹일 수 있다 하지만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플레이어가 이동한 곳에서 박혀 있는 보스 몬스터란…이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동 반경을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컨트롤이 필요하다. 

 

[맵을 돌아다니다 보면 뒤집어진 모자를 종종 발견한다.]

‘뒤집어진 모자’는 일종의 히든 포탈인데, 입장하면 타임어택이 있는 보너스 스테이지로 연결된다. 각 스테이지는 미니게임 류의 여러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대체적으로 메소와 게임 플레이에 도움되는 물약, 장비 등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근데 인간적으로 시간 너무 짧다 

[간혹 NPC의 대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름이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브로’는 ‘bro’로 ‘brother’의 약자다.]

 

[게임 이곳저곳에는 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편의기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택시’ 시스템인데, 없는 곳도 있지만 거의 모든 맵에 하나씩 존재한다. 일종의 세이브 포인트-포탈인 셈이다. 단 택시는 한번이라도 갔던 맵만 이동할 수 있고, 가본 맵이라도 택시가 없거나 택시를 활성화하지 않았을 경우 해당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 또 택시비용(메소)이 들어가므로, 돈이 없다면 뛰는 것을 추천한다(맵과 맵 사이가 대단히 먼 거리는 아니다). 뛰는 거리를 추정해 일정 거리마다 산출해 기록보상을 주는 트로피도 있으니 발로 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정 퀘스트를 수행하면 탈 것을 준다. 미운오리 기여어]

편의기능의 일종으로 탈 것이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탈 것 ‘오리’를 얻을 수 있다. 귀여운 건 기본, 이동속도 추가는 보너스. 사실 빠른지 안 빠른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이동속도 증가폭이 쥐꼬리만해서 단 전투 시에 쓸 수는 없다. 이외의 탈 것은 캐시로 구입할 수 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마켓 관련 참조. 

 

[돈을 내고 집을 살 수 있다. 내집마련의 꿈, 게임에서 이루세요.]

 

그리고 꿈의 기능, 하우징 시스템을 ‘메이플스토리2’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모델하우스 계약 퀘스트를 수행하면 집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체험용이기 때문에 내 소유 집은 아니다. 게임 곳곳에 비어 있는 하우징 부지를 메소를 내고 계약하면 정식으로 내 소유의 집(하우징)을 가질 수 있다. 굳이 다른 집이 있는 위치까지 가지 않아도 소유한 집에서 바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포탈 기능도 한다. 매우 좋다. 꼭 사라. 두번 사라. 단 기간임대이므로 집을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일정 기간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집 계약은 계정당 한 채로 제한된다. 보다 상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정식 오픈 후에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한다. 

[바니걸은 사랑입니다. *-_-*]

 

[이것이 바로 UGC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하이라이트, UGC를 소개한다. UGC란 User Generated Contents(유저 제작 콘텐츠) 의 약자로 ‘메이플스토리2’ 게임 내에서 의상, 건물, 탈것, 벽보, 전광판 등과 같이 유저가 직접 만들수 있는 모든 제작물을 말한다. 화면 우측하단의 ‘마켓’을 클릭하면 해당 화면으로 진입하며 ‘메이플스토리2’에서 기본제공하는 캐시 치장, 기능성 아이템(프리미엄샵) 외에 유저들이 디자인한 치장 아이템(디자이너스샵)을 구매할 수 있다. UGC는 프리미엄 샵에서 도안을 구매하여(물론 캐시로 구매한다) 제작하고, 제작한 아이템을 디자이너스샵에 등록하여 판매도 할 수 있다. 등록한 아이템이 다른 유저에게 판매될 경우 일정량의 캐시 수익을 얻는다. 이대로만 운영된다면 좋겠지만… 

[즐거웠던 메이플스토리2 기행을 마치며.]

현 시점 게이머들의 플레이의 묘미는 대부분 커스터마이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소스 전반을 운영 측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닌 유저가 직접 만드는 UGC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메이플스토리2’는 충분히 각광받을 만하다.

비록 여러 문제점(저작권 문제라던가, UGC 악용 등)을 안고 가는 길일지라도,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메이플스토리2’는 앞으로의 흥행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많은 유저들이 게임 초기의 좋은 모습들이 시간이 지나면서(지속적인 업데이트 등으로) 사라질 것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여러 베타 테스트를 거치면서 발전해온 ‘메이플스토리2’가 과도한 기능성 아이템(캐시) 도입 등으로 본래 추구했던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나온다.

 ‘메이플스토리2’는 게임 내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성 아이템의 출시는 없을 것이라고 공지한 상황이다(http://maplestory2.nexon.com/Main/Index#84). 과연 그럴까

정식서비스에서는 유저들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 

한경닷컴 게임톡 허영주 기자 sastar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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