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유저들 “사실상 컴플리트 가챠…확률도 극악” 반발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신규 이벤트가 ‘사행성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으로 뜨거운 시기인 만큼 유저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넥슨은 지난달 30일부터 ‘마비노기’에 ‘럭키 빙고 박스’ 아이템 판매를 시작했다. 이 럭키 빙고 박스를 구입하면 기본 보상으로 고급 보증서 3개(임프, 고블린, 오거 중 1종)와 함께 게임 내 아이템 중 한 가지를 얻을 수 있다. ‘마비노기’ 유저들은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을 ‘키트’라 부른다. 가격은 1200원이다.

럭키 빙고 박스는 이전과 달리 빙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빙고 박스를 사용하면 기본 보상과 1개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랜덤으로 빙고 숫자(코인)가 나타난다. 숫자가 적힌 코인을 모아 빙고 줄을 완성하면 ‘하기 의상’, ‘안즈 의상’, ‘하기 미니돌’ 등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들 아이템은 상점에서는 팔지 않는다.

막약 유저가 모든 빙고판을 완성하게 되면 ‘여우 닌자 하기 가발’이나 ‘너구리 닌자 안즈 가발’ 중 하나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 빙고 숫자는 랜덤으로 나타나고, 같은 숫자가 중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유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마비노기 타임즈’ 등 ‘마비노기’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번 이벤트를 두고 비판글이 쇄도하는 중이다.

일부 유저들은 “확률형 아이템 안에 또 다시 확률형 빙고 아이템을 넣은 것”이라며 “사실상 일본에서 금지된 ‘콤프가차’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콤프가챠(컴플리트 가챠)란 가챠(뽑기)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모두 모으면 더욱 희귀한 아이템을 주는 시스템으로,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일본에서도 금지된 시스템이다.

더불어 “빙고판을 완성시킬 수 있는 확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빙고판 숫자는 1부터 25까지 정해져 있지만 중복된 숫자가 나오기에 빙고판을 모두 채우려면 훨씬 많은 럭키 빙고 박스를 사야한다. 최악의 경우 25개의 빙고 박스를 사더라도 한 줄도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넥슨 측은 이번 빙고 이벤트에 대해 “럭키 박스로 유저가 구매한 금액에 상응하는 기본 보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빙고는 추가로 주어지는 보너스 차원의 이벤트”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비노기’ 유저들은 “럭키 박스 안에서 나오는 아이템보다 빙고판에서 나오는 아이템이 더 희귀하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이벤트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을 발표한 직후에 나와 논란을 더욱 키웠다. 넥슨은 K-IDEA의 부회장사다.

상당수 ‘마비노기’ 유저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벤트를 반기는 유저도 있다. 따지고 보면 컴플리트 가챠 형식의 확률형 아이템이 이번 ‘마비노기’에서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유저는 “어차피 키트는 게임 도중 심심풀이로 구매하는 것이며,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지장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하지도 않는데 계속 떠 있는 빙고 팝업이나 좀 없애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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