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55. 김성완 ‘인디라! 팟캐스트’

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55. 김성완 ‘인디라! 팟캐스트’

“드디어 인디게임개발자들의 방송이 생겼다.”

화사한 봄 빛깔을 뽐내던 벚꽃들의 낙화를 아쉬워 하는 사이에 한국 최대의 인디게임개발자 커뮤니티인 인디라에서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이 어느새 2달 여가 되었다.

인디라 부산지부 회원들이 1월 31일 첫 녹음을 시작한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은 5회차부터는 서울경기지부도 동참했다. 더 다양한 내용으로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방송은 6회차까지 업로드되었다. 7회차까지 녹음을 마친 상태다.​

▲ ​<팟빵에 등록된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
팟빵을 통해서 방송되는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은 5회 차는 팟빵의 게임 카데고리 순위에서 2위까지 오르기는 기염도 토했다. 매회차 방송 다운로드 횟수는 300회를 넘고 있다.

■ 지난해 부산 송년 모임 제안, 너도나도 “인디 위해 재능기부”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은 사실 아주 즉흥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해 연말 인디라 부산지역 송년 모임에서 한번 해보자는 제안이 나오고 재능을 가진 회원들이 이에 선뜻 호응을 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시작은 즉흥적이었지만 방송이 지향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인디게임개발자들을 돕기 위한 방송이다. 인디게임개발자들은 자금이나 조직을 제대로 갖춘 일반 게임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인디게임개발자들의 생각을 널리 알리고 인디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생겼다. 인디 게임을 사랑하는 게임 사용자들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방송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제작된다. 부산에서는 1명의 진행자와 3명의 고정 게스트 그리고 한 명의 음향 엔지니어가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방송을 녹음하고 있다. 서울은 2명의 진행자와 한 명의 작가 그리고 한 명의 음향 엔지니어가 매달 1번씩 모여서 녹음을 하고 있다. 매회마다 방송 주제에 따라 추가로 초대 게스트들이 함께 출연하고 있다.

방송팀은 서울지역팀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서울지역팀을 인디라S, 부산지역팀을 인디라B로 구분해서 부르고 있다.​

▲ ​<인디라B 팀의 방송 녹음 모습>
처음 시작한 부산의 인디라B팀은 정제된 방송보다는 대본 없이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방송을 진행한다. 워낙 입담이 쎈 게스트들이 많아서 진행자가 중간에 말을 자연스럽게 끊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부산에서만 6차례까지 방송을 녹음하는 동안 초대 게스트만 해도 외국인 한 명까지 포함해서 모두 8명이 출연했다.​
▲ ​<인디라S 팀의 방송 녹음 모습>
5회차로 첫 선을 보인 서울의 인디라S는 자유분방한 부산팀에 비해서 정제된 방송을 지향하고 있다. 사전에 프로그램 회의를 통해 1년치 방송 주제도 미리 정하고 작가까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인디라S의 첫 방송은 주제로 게임 엔진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언리얼, cocos2d-x, 유니티, 게임메이커 스튜디오, 게임 샐러드, 플래시 등 모두 6가지 게임 엔진에 대해서 얘기를 풀었다. 각 엔진을 사용하는 게스트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엔진의 장단점에 대해서 솔직한 경험담을 나누었기 때문에 청취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뒷담화 노! 실명 원칙...이제 전문 녹음스튜디오 무료 대여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이 출발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 처음 방송을 제작할 때는 제대로 된 녹음 스튜디오도 없이 하다보니 실내에서 반사되는 소리로 인해 3회차까지는 음질이 좋지 못한 상태로 방송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전문 녹음 스튜디오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게 되면서 4회차부터는 좋은 음질로 방송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팀은 다행히 팟캐스트 방송 제작자들을 위해 비교적 저렴하게 녹음 스튜디오를 대여하는 서비스가 있어서 이를 이용해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은 실명으로 출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익명 뒤에 숨은 뒷담화보다는 인디게임개발자들이 기꺼이 자신을 드러내고 알리는 방송이 되기 위해서이다. 평소에도 인디게임개발자들은 여느 게임사라면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도 기꺼이 공개하고 나눈다. 독립적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다들 서로가 도와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금전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다해도 유익한 정보라도 나누려고 애쓰는 것이다.

이런 인디의 나눔 정신이 없었다면 팟캐스트 방송 제작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가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인디라!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되고 있는 인디라! 팟캐스트 방송이 회를 거듭할수록 인디게임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널리 좋아하는 방송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게임톡 김성완 객원기자idgmatrix@gmail.com

■김성완 교수는?

부산게임아카데미(동의대학교 게임공학과) 교수로 한국 게임개발자 1세대다. 미리내소프트웨어에서 PC 패키지 게임을 개발했다. 대표작으로는 ‘풀메탈자켓’이 있다.
 
PC 패키지 게임이 저물고 한국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고도성장하던 초기에는 오즈인터미디어에서 3D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 카페나인의 차기 버전 개발에 잠시 참여했다.
 
그 후 게임 개발 교육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게임 개발자 지망생들을 가르치면서 소프트웨어 3D 렌더러 g-matrix3D를 개발하여 오픈 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부산게임아카데미에서 게임 개발 인력 양성에 힘쓰는 한편 인디게임개발자로 나서며 페이스북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그룹 '인디라!'도 운영하고 있다. 게임개발자연대 집행위원이자 주)젬스푼 21세기 마법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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