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블리자드+EA스포츠 최강 선물세트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는 페이스북의 빅마우스다. 특히 해외 투자 중 중국 회사의 상장-합병 등을 경험한 중국통이다. 그래서 그의 페이스북은 항상 북적인다. 영어와 중국어를 하는 그는 중국 CKGSB MBA를 했다. 그런 경험으로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IT소식, 중국 홈페이지들과 블룸버그 통신 등의 중국 소식을 가장 빨리 소개하고 분석하면서 이름이 났다.

그에게 “해외 투자를 담당자로서 중국, 특히 텐센트는 어떤 존재냐”고 물었다. 그는 “텐센트가 투자회사가 되어간다,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블리자드+EA스포츠이 합친 최강 합체로봇이자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했다.

“지금 상하이는 과거 당나라 장안이다. 한국과 중국이 교류하는 중심이다. 그리고 거기서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적벽대전’이 발생한다”고 그에게서 ‘중국 옆 작은 나라’로서 한국의 살아갈 길을 물어보았다.

■ 삼성전자 시가총액 200조원-텐센트 150조원
질문: 한국에서는 한국의 ‘부’의 가장 많은 가치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있다. 해외투자를 해온 입장에서 텐센트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어떤 존재인가?

답: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베팅으로, 갤럭시 신화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200조원 기업을 이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숙명은 IT이긴 하지만 제조업이라는데 방점이 찍힌다. 고로 매년 약 50조원의 연구개발과 고정자산 투자가 수반된다.

연구개발비용은 그야말로 미래 성장을 위한 비용이고, 고정자산의 내용연수도 2~3년인 점을 고려하면 매년 숨가쁜 재투자와 성과를 반복해야하는 숙명을 지닌 기업이다. 대량의 투자와 그로 인한 성과가 담보되지 않으면 한순간 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삼성은 브랜드가치가 굳건하다는 반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IT제조업의 브랜드 가치야말로 얼마나 허망한가? 과거 일본의 소니, 핀란드의 노키아가 절벽으로 브랜드가치 몰락한 사례를 참고하면 이해가 잘 된다.

그래서 2014년도 삼성전자는 대내외적으로 엄청난 도전과 시련에 직면했다. 샤오미의 중국 시장 1위 점령으로 중국시장 1위 자리를 중국 로컬 신생업체에게 내어주었다. 럭셔리 스마트폰 라인에서는 애플의 회심의 일격에 한방 세게 당했다.

특히 6플러스는 갤럭시노트를 제대로 대체할 만한 제품으로 전세계인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남았다. 덕분에 애플은 시가총액 800조 원의 역사적 기업으로 다시 등극하며 혁신대국 제조대국 미국의 부활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청년 실업률은 2008년 이래 최저란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어떠한가? 한국의 청년들은 삼성의 정체 혹은 하강과 함께 우울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비하면 중국 텐센트는 눈에 보이는 제품 한 번 제조하지 않고 온라인게임 SNS만으로 15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의 기업을 일궜다. 그것도 1999년 창립 이후 16년만이다.

13억 인구 중 8억 명의 유저를 이미 확보한 텐센트에게 막대한 규모의 고정자산 투자의 부담이 앞으로 전혀 없다. 이미 진입장벽을 만리장성처럼 높이 그리고 길게 쳐놓은 것이다(여기에 사실 중국 정부가 한몫했다. 페이스북-트위터 중국에서 원천봉쇄).

현금창출 능력의 지표인 EBITDA는 최근 반기에만 150억RMB이니까 연환산 2배하면 한화로 약 5.3조원(300억RMB)이고 최근 반기말 보유 현금은 약 4조원(225억RMB)이다. 매년 현금이 5조원씩 따박따박 쌓이고 쓰고 써도 남아도는 현금이 4조원인 초우량기업이 바로 텐센트다.

■ 거대 벤처캐피탈 펀드 행보...텐센트, 투자회사가 되어간다?
질문: ‘텐센트가 투자회사가 되어간다’라고 말한 뜻은?

답: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는 텐센트의 신용등급을 A3로 평가했다. 숨가쁜 고정자산 투자가 불필요한 업종의 특성상 풍부한 현금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너무 많다.

2011년부터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서 한국의 카카오톡, 넷마블 등 수십 개의 온라인게임업체, 모바일앱 업체에 수조 원을 투자해왔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투자하고 이래저래 닦달하지 않고 뒷짐 지고 기다리고 투자한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 수 있을지만 고민한다.

먼 미래를 위해서 수백억 투자하고 한번 어떻게 되나 보자하고 지켜보는데도 능한 기업이 텐센트다. 이미 수년간 글로벌 IT 서비스 업종 투자에 잔뼈가 굵어서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하고 어떻게 우수인력을 이탈시키지 않는지 노하우도 풍부하다.

텐센트는 중국에서는 온라인게임, SNS회사의 몸통을 지니고 있겠지만, 최소한 중국 밖 해외에서는 매년 수조원을 쏠 수 있는 거대한 벤처캐피탈 펀드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저는 텐센트를 '모바일 업종에 특화된 거대 투자회사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로서 부가가치 창출도 확실한 엣지가 있다. “형이 딴 건 몰라도 중국은 짱 먹거등, 나만 믿어!” 실제 텐센트의 ‘간택’을 받으면 중국시장 진출은 일단 걱정 놔도 무방하다(거꾸로 지분투자 안 받은 상태에서 중국 진출 협력은 참으로 지난하다. 왜냐면 웬만한 회사엔 한국, 미국, 일본할 것 없이 죄다 투자해놨다(최근 한국 데브시스터즈의 게임 ‘쿠키런’의 텐센트 협력 사업 불발도 텐센트 투자가 없어서라고 설이 나올 정도다).

■ SNS, 온라인게임 분야 독보적 1위 “텐센트 간택이 살 길”
질문: 한국에서 텐센트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지만 의외로 심도 있는 연구는 거의 없다. 과연 텐센트는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

답: SNS, 온라인게임 분야 독보적 1위업체의 배급력은 할리우드 영화가 영화관 싹쓸이해서 박스오피스 1위 하는 것만큼이나 깡패적이고 압도적이다. 그래서 중국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텐센트의 간택을 받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다. 중국 밖의 외국 업체들에게 있어서 텐센트의 존재감은 더욱 커다랗게 느껴진다. 최소한 텐센트가 압도하는 온라인게임과 SNS에서는 말이다.

질문: 텐센트 영역이 금융업 등 확대 일로다.

답: 문제는 텐센트의 영역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고, 금융업을 넘어서 오프라인 일상생활 모든 분야로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텐센트의 탄탄한 현금력은 중국 소비자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텐센트의 투자영역 또한 향후 더욱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잘 활용하면 텐센트의 자금력과 중국시장 영향력을 활용해서 한국의 기회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세계 1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사진)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투자한 텐센트.
■ 텐센트=페이스북+트위터+스카이프+EA스포츠+액티비전블리자드+아마존+페이팔
질문: 텐센트가 그렇게 무서운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달라.

답: 텐센트가 왜 그렇게 무섭냐고? 한번 상상해보라. 한국의 예로 쉽게 들어보자. 네이버랑 엔씨소프트, 넥슨, 쿠팡, 멜론, 배달의 민족이 하나로 합쳐진 기업이라면 한국 온라인-모바일 산업에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거기에 한국에선 먼 훗날 얘기인 온라인전문은행업 정식인가를 받았다면?(텐센트의 순수 온라인은행 첫 대출 버튼은 리커창 총리가 눌러줬다. 중국 정부의 혁신성은 한국과 레벨이 다르다!) 이 정도 설명하면 뭔가 떠억하고 입이 벌어져야 정상이다. 그런 반응을 안보인다면 모바일혁명 시대에 뒤처져있다는 증거다.

질문: 알겠다. 다른 예도 들어달라.

답: 조금 고급레벨의 분들을 위한 예시로 미국의 경우를 들어보겠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스카이프, EA스포츠, 액티비전블리자드, 아마존, 페이팔이 하나의 회사로 합쳐진다면? 그러면 어마어마한 느낌이 오는가? 그 시너지, 사용자를 가두는 효과, 진입장벽은 앞서 설명한 만리장성 그 이상일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상장해서 전세계를 놀라게 한 알리바바에게도 가장 큰 도전자이자 경쟁자가 텐센트로 꼽히는 것이다. 지난해 한해 전세계적으로 알리바바에 대한 열기, 마윈에 대한 놀라움은 충분히 알려졌다. 반면에 못지않은 거대한 공룡 텐센트의 무서움과 저력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논의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특히 한국은 오늘날의 텐센트를 가능케했던 테스팅 베드(Testing Bed)요 R&D센터 역할을 수행해왔고, 수행할 것이기 때문에 텐센트를 더욱 깊이 이해해야한다. 텐센트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면 중국 돈다발의 주문이 열리게 되고, 동시에 알리바바에게도 더욱 매력적인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크로스파이어’ 방식, 텐센트-알리바바와 ‘썸’ 줄다리기 필요
질문: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텐센트-알리바바 ‘두 공룡’와 대처하는 전략은 있나.

답: 이제 중국은 한국기업 독자적으로 무언가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이미 세계 1위의 중국 기업들이 양분하고 자신의 영역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벤처가 선택할 전략은 어떻게 이 두 거대 공룡들에게 매력적인 전쟁 군수품을 납품하느냐이고, 이 둘 사이에서 '썸'(남녀가 서로 밀고 당기며 사귀는 단계)을 타면서 인기를 높여갈 수 있느냐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텐센트, 알리바바에게 절실히 필요한 무언가를 창조하면 중국 시장은 이 두 기업의 플랫폼을 통해서 자동으로 접수된다. 최소한 해당 영역에서만큼은 그렇다.

한국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는 텐센트가 중국 유통했다.
그 증거는 연 1조 매출 기록한 대박 게임인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텐센트가 없었다면 오늘의 스마일게이트가 없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없었다면 오늘날 텐센트의 온라인게임 매출은 1조원은 없었을 것이다. 비록 텐센트에 더 많은 파이를 떼어주더라도 중국에서 수년간 수천억의 현금을 따박따박 벌어들였다면 스마일게이트의 성공사례의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앞으로 모바일게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에서 제2, 제3의 스마일게이트를 창조해 내는 것이 한국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지배하는 중국 모바일혁명 시대에는 이런 '촉'을 놓치면 안된다. 

■ “카카오 10배 수익, 드러나지 않고 뒤에서 한방 노리는 스타일”
질문: 텐센트의 카카오 투자는 10배 이상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새삼 알리바바와 다른 텐센트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답: 카카오에 대한 투자는 3년만에 재무적으로도 이미 10배 이상의 수익이 났다. 지분 가치가 1조에 가깝다. 게다가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이득은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모바일 선진국으로서 테스팅베드 역할을 고려하면 수천억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텐센트의 투자 수익은 수십배에 달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여겨볼 만한 점이 있다. 그동안 투자했다고 카카오에 대해서 큰소리를 친 적이 있는가? 대외석상에 나타난 적이 있는가? 없다. 텐센트 스타일은 조용히 뒤에서 배후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중국 리더십 중에서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스타일이다. ‘일부러 몸을 낮추어 상대방의 경계심을 늦춘 뒤 몰래 힘을 기른다’. 즉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항상 뒤편에서 큰 한방을 노리는 스타일인 것이다.

알리바바 창립자와 마윈과 텐센트 대표 마화텅의 차이는 이런데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텐센트 마화텅의 리더십이 현재 시진핑 정권과 궁합이 맞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바로 이러한 도광양회의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마윈의 스타일은 미국적이고 연설이 화려하고 강력하다. 그래서 과감함이 지나쳐서 공격적이고 말썽꾸러기 이미지도 강한 것이 마윈의 캐릭터다. 시진핑 정권이 추구하는 가치와 스타일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두고 보자. 마윈이 이 정권 기간에 어떠한 대접을 받는지. 개인적인 예측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저러다 한 대 맞 는거 아냐? 뭐 이런 불안감이 느껴진다.

최근에 마윈은 공상국에서 알리바바 제품 중에 짝퉁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에 정면 대결했다가 꼬리를 내린 적이 있다. 마화텅 사전에 정부에 대드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해서 당의 지시에 따르는 스타일이 좀 굴욕적일 수는 있어도 최소한 현 정권의 호감을 받는 것을 선택한다.

■ “엔씨소프트-넷마블 지분스왑, 텐센트 한국시장 깊숙이 들어왔다”
질문: 텐센트는 넷마블, 파티게임즈, 4:33 등 많은 게임사에 투자했다. 여기에도 텐센트 스타일이 느껴지나?

답: 텐센트는 현재 한국 게임업체들에 다수 투자했다. 가장 많은 금액은 넷마블 5300억원이다. 한국에서 몸통은 넷마블이라고 보면 된다. 파티게임즈, 4:33은 모바일 업종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 정도다. 아무 두 회사의 게임은 중국 진출이 아주 순조로울 것이다. 두고 보라. 투자하고 팍팍 밀어주기, 그게 텐센트 스타일이니까.

2대 주주라도 상관없다. 일단 피가 섞이면 “우리가 남이가?”하는 스타일이다. 전자상거래를 보자. 텐센트 스스로 해봤더니 잘 안되더라. 알리바바를 쉽게 따라갈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깔끔하게 부족함 인정하고, 선택한 것은 JD.com에 2대주주로 딱 들어가기로 전략을 바꾸었다.

그리고 나서 텐센트의 모든 역량을 JD.com으로 집중했다. 이미 가전제품 분야 전자상거래에서는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던 JD.com은 텐센트의 과감한 지원사격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 고속성장 중이다. B2C분야에서는 알리바바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서 지금 이미 중국 시장 20% 대 점유율을 자랑한다. 올해 JD.com의 시장점유율 추이 살펴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치열한 전쟁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라 하겠다.

넷마블에 투자한 텐센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전략적 제휴 현장.
텐센트의 넷마블에 대한 추가적 투자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지분스왑은 텐센트를 빼고 보면 절대 안된다.

텐센트는 ‘일타 쌍피’(고스톱 용어로 한번 쳐서 피를 두 개 얻는 것)로 엔씨소프트의 불안한 경영권을 지켜주는 셈으로 지분스왑이 성사되었고, 결국 엔씨소프트에까지 간접적이지만 영향력이 끼치게 되었다. 넷마블은 텐센트 눈치 안볼 수 없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눈치 봐야하니 결과적으로 텐센트는 한국에 발을 아주 깊이 들여놓은 것이다.

■ “텐센트 한국 게임산업 접수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공정위”
질문: 그렇다면 ‘텐센트 육식공룡’이 한국 게임산업을 접수하는 날도 가까이 온 것인가.

답: 이미 언급했듯이 텐센트의 자금력은 우주적 수준이다. 수천억은 그냥 당일 송금 가능한 수준이다. 보유 현금이 4조원이 넘는다.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생각되면 한국 게임산업 접수는 시간문제다.

역설적으로 가장 큰 걸림돌은 공정위다. 만약 1조~2조 실탄 쏴서 엔씨소프트, 넥슨 모두 엮어서 먹으려고 해도 공정위의 백태클이 두려워서 실행 못할듯하다. 이렇게 보면 공정위도 애국하고 있는 것이다(웃음). 그래서 텐센트가 굴비엮듯이 엔씨소프트, 넥슨 모두 인수하는 초유의 사태는 소설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해보인다. 그렇게 가치가 높을지도 의문이고...

질문: 그렇다면 왜 텐센트가 넷마블을 딱 집어 투자했을까?

답: 그 이유는 올해 넷마블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해될 수 있다. 우선 현재 서비스 개시 앞두고 있는 ‘레이븐’의 완성도 확인해보라(개인적으로는 좋아 보인다.) 그리고 이들 신작게임들이 중국에 어떻게 안착되는지 확인해보라. 그럼 텐센트의 5300억 투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미 글로벌 인수합병, 투자의 귀재가 된 텐센트가 헛돈을 쓸 리 만무하다. 역으로 텐센트의 한방 베팅의 주역인 넷마블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게임판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 “텐센트 본사도 심천(선전), 개인적으로 심천과 인연이 아주 깊어”
질문: 평소 '중국 내부적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개인적인 인연을 소개해달라.

답: 개인적으로 중국과 인연은 우연찮게 연결되었다. 2007년 신영증권 투자금융부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사수였던 여자 회계사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자연스레 제가 중국기업 상장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담당기업이 3노드디지탈이었다. 외국기업의 한국거래소 상장 1호 기업이었다. 그게 중국 선전(심천)에 소재한 회사였죠. 덕분에 사회 초년생 때를 벗지 못한 시절에 심천으로 4개월 장기출장을 다녀왔고, 3노드 기업에 상주하면서 중국기업을 쥐잡듯이 속속들이 실사를 했다.  4개월동안 중국어도 생활중국어 수준은 도달했다.  당시 느꼈던 것은 중국은 대국이고, 앞으로도 그러하겠구나였다.

질문: 그러면 텐센트란 회사와 심천에 대해 관심이 많았네요?

출처=두산백과
답: 네. 한경닷컴 게임톡 창간 3주년 텐센트 특집의 주제인 텐센트의 본사도 심천이라 저는 개인적으로 심천과 인연이 아주 깊다(웃음).

3노드는 상장직후 11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서 중국테마주의 원조테이프를 끊었다. 훗날 결국 저희 팀에서 제시했던 적정 공모가 2800원에 다시 회귀하긴 했지만, 중국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느꼈던 좋은 경험이었다. 신영증권에 휴직계를 내고 상하이 CKGSB MBA로 유학을 결정했다. 원래 인생계획에 없던 중국 유학을 결정한 것이다.

이유는 3노드디지탈 회장이 CKGSB를 나와서다. 사실 CKGSB는 알리바바 마윈도 나오고 중국의 유력인사를 많이 배출한 중국의 명문 MBA다. 미국식 수업방식과 저명한 교수진으로 유명하다. 아시아 최고의 거부 리카싱 재단에서 설립한 학교로 더 유명하다. 리카싱은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의 고향 샨토우 출신이다. 마화텅은 심천대학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CKGSB MBA학생들은 리카싱의 고향을 반드시 한 번씩 방문한다. 그렇게 심천과 텐센트과 마화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관심이 커졌다.

■ “중국 내부적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노력하고 싶어”
질문: 중국과의 인연은 계속되었나.

답: 졸업할 때쯤 되니 학교에서 인턴자리를 알아봐주더라. 신화캐피탈이라는 M&A자문사에서 한-중간 Cross Border M&A 자문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중국기업을 방문했다.

중국이 땅덩어리가 워낙 어마어마하게 크니까 기업 방문했다 하면 비행기 몇 시간에 공항에서 내려서 차타고 5시간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 도착하면 밤인데 멀리서 손님 왔다고 독한 술 대접을 하는데 쓰러질 때까지 마시면 아침이다. 대략 기업 실체 확인하면 또 밤이고 또 40도 넘는 ‘빠이주’ 마시면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출장으로 방문한 기업이 100여개는 되는 것 같다.  그때 중국의 다양한 산업에 다양한 기업을 경험했다.

이후 한국에 귀국해서도 IBK증권에서도 중국기업 상장 담당을 했다. SV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업무 담당할 때도 중국과 합작펀드 설립을 추진했다. 지금도 꾸준히 중국 기업,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매일 중국 로컬 미디어의 뉴스를 꾸준히 본다.

한국 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는 이슈가 나타나고, 서방의 시각과는 다른 중국만의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중국 내부적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려고 하고, 그런 시각을 글(기고와 페이스북, 블로그) 속에 담아낼 생각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정주용은?
한국과 중국에서 기업 상장, 인수합병 자문, 사모펀드 투자업무 수행했다. 현재는 대기업에서 해외투자검토 업무를 담당한다. 중국 CKGSB MBA를 받았다.

2011~ 2012년 SV Investment 팀장 글로벌 크로스 보더 M&A자문 및 PEF운용
2010 ~2011년 IBK투자증권 Head of China Desk · 중국기업 한국상장 업무
2006~ 2009년 신영증권 중국팀 3노드디지탈 상장 업무, 삼강M&T
정주용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ruitspop
정주용 블로그 blog.naver.com/jayzjay

[창간특집 텐센트1] 5년간 10배 성장, 펭귄제국 중국 삼키다!
‘온라인판 꽌시’ 장악, 10년만에 8억명 QQ, 4년만에 4.5억명 위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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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텐센트2] 수십조 총알, 2년 40곳 인수합병 ‘블랙홀’
라이엇게임즈-카카오 등 투자 금액 4조원 육박...최대주주는 남아공 네스퍼스
 http://www.gamet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35

[창간특집 텐센트3] 20대 창업 마화텅, 10년만에 ‘15조’ 대부호
대부호 리카싱 배출 샤토우 출신, 개발자로 글로벌 ‘IT 쥐락펴락’
 http://www.gamet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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