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모바일 RPG, 카카오 아닌 처음 네이버와 제휴 서비스 '촉각'

마블게임즈가 대작 모바일 RPG ‘레이븐’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넷마블의 ‘탈 카카오’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레이븐’은 고품질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를 내세운 액션 RPG로, 올해 상반기 넷마블의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지난 20일부터 실시된 4일간의 테스트에는 일일사용자(DAU) 10만 명 이상을 끌어 모으며 기대를 입증했다.

그런데 넷마블은 이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를 선택하지 않았다.

‘레이븐’의 공식 타이틀은 ‘레이븐 with NAVER’로, 포털사이트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 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최근 몇 년간 넷마블이 선보인 대작 타이틀 중, 카카오 게임하기에 탑재되지 않은 게임은 사실상 ‘레이븐’이 처음이다.

넷마블은 카카오게임 플랫폼 내 매출 1위 업체로, 그 동안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 다수의 흥행작을 배출한 바 있다.

넷마블에 따르면, 이번에 카카오 플랫폼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레이븐’의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레이븐’은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 RPG 보다는 조금 더 하드코어한 RPG”라고 전했다. 캐주얼 게임 유저 층이 많은 카카오 플랫폼보다 다른 플랫폼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모바일 RPG는 점점 하드코어한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이며,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도 과거보다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최근 수 개월간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돼 대박을 터뜨린 게임은 네시삼십삼분의 ‘영웅’이 유일하다. 25일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30위까지 살펴보면, 카카오 플랫폼에 탑재되지 않은 게임은 12종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마블이 ‘레이븐’을 네이버와 함께 서비스하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넷마블이 경쟁사에 비해 낮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지난해 넷마블은 매출 5765억원에 영업이익 1035억원을 달성했는데, 컴투스의 경우 매출 2347억원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하이브’라는 독자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대부분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반면, 넷마블은 대부분의 게임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기에 수익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장기적으로는 컴투스와 게임빌처럼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러나 넷마블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선을 그었다. 넷마블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논의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역시 설 직전 엔씨소프트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레이븐’이라는 게임 자체가 카카오와 맞지 않기 때문일 뿐”이라며 “넷마블의 기본 전략은 단방향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 업계는 여전히 넷마블의 행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레이븐’이 성공하면 향후 출시될 모바일 RPG의 탈 카카오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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