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가족 풍경 상상도, 스케일 다른 자랑-GTA와 함께하는 독특한 가족문화
설날 가족들에게 “친척들이랑 나가서 게임하고 놀다올게”라고 말했을 때, 가족들에게 눈총을 받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몇 %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입에서 ‘게임’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부모님에게선 자동적으로 “공부를 좀 게임처럼 열심히 해봐라”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취준생이 말하면 “게임이 밥 먹여주냐?”라는 대답이 들리며, 직장인이 말하면 “그 나이 먹고도 게임이 좋니?”라는 핀잔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온 집안이 다 게이머 집안이라면 어떨까?
민족의 대명절 설(2월 18~20일)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발칙한(?) 상상을 해봤다. 원활한 상상을 돕기 위해 단순히 개발자나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실명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꾸며봤다. 따라서 기사 속에서는 설정이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성은 모두 다르다.
# 스케일이 다른 자랑
설은 자고로 온 가족이 모여 서로 그간의 소식을 나누며 화합을 다지는 자리지만, 이는 자연스레 ‘자랑 배틀’로 번지기 마련이다. 자랑은 장르를 막론하고 다양하다. 학교 성적부터 시작해 대학 입학, 애인의 유무, 취업 등등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딸의 남자친구가 선물한 털모자도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게이머 집안이라면 스케일이 남다를지도 모른다.
“그.. 요즘 애들이 하는 게임중에 ‘리그 오브 레전드’라고 아나? 롤이라고도 하던데, 매년 전세계적으로 ‘롤드컵’이라는 대회를 하는데 아니 우리 승빈이가 거기서 1등을 했더라고. TV에도 나오고 난리였는데, 혹시 봤나? 뭐 요즘에는 중국의 LGD 게이밍에서 활약하느라 바빠서 이번 설에는 못 내려왔어.”
# 남다른 가족 문화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에 반가움을 나누는 것도 잠시, 곧 무료함이 찾아오곤 한다. 다같이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기도 하고, 윷놀이나 고스톱을 치는 가족들도 있다. 만약 게이머 가족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조카들을 통솔해 PC방으로 향하는 작은 삼촌을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이는 꼭 게이머 가족이 아니라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의 특성상 흔한 일이다. 하지만 조카들을 이끄는 둘째 삼촌이 e스포츠의 전설 홍진호고, 조카 중 한명이 ‘리그 오브 레전드’ 최고의 미드라이너 이상혁(페이커) 선수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러는 사이 집에 있는 부모님들도 어느새 게임 패드를 손에 쥐고, ‘GTA 5’를 플레이하며 “왜 헬리콥터를 격추시키지 못하냐”, “경찰을 따돌려봐라”, “답답하다. 이리 줘봐라”라며 서로 패드를 뺏고 뺏기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가족마다 설을 보내는 분위기는 모두 다르다. 중요한건 모두가 함께 즐거운 분위기로 즐기는 것이다. 이번 설에는 비록 윷놀이와 고스톱을 즐기는 평범한 가족도, GTA를 즐기는 비범한(?) 가족도 모두 게임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