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텐센트 매입 두배 수준...주주들과 장기적 회사 발전 위한 것인지 의문”

최대주주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백기사(우호지분)’로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가 지분을 나눠갔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자사 주식 8.98%(195만주)를 넷마블에 처분하기로 했다. 매각금액은 주당 20만573원인 3910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어 매각자금 거의 대부분인 3800억원을 들여 넷마블 신주 2만9214주를 인수, 넷마블의 지분 9.8%를 확보하게 된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 지분 8.93%를 보유하게 돼 3대 주주로 올라서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9.8%를 확보하게 돼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빅딜’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 지분 상호 보유를 통해 넥슨의 경영권 위협에 맞설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 지분을 합해 우호지분을 18.9%(413만8000주)로 끌어올렸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15.1%만을 보유한 상황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넷마블 지분을 인수하면서 텐센트에 비해 2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한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텐센트는 CJ게임즈(현 넷마블)의 지분을 주당 약 707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에 넷마블 주식 2만9214주(9.80%)를 주당 1301만원(액면가 5000원)에 취득했다.

이는 텐센트가 지난해 넷마블 지분을 매입했던 가격보다 두 배 가량 비싼 수준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엔씨와 넷마블의 이번 딜을 놓고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인 넥슨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17일 엔씨와 넷마블의 기자회견 이후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진정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 입장에서는 이번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소각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양사의 전략적 투자가 경영권 방어 차원이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넷마블은 제 개인의 회사가 아니고, CJ그룹과 텐센트가 주요 주주로 있다”며 “단순히 엔씨와 넥슨의 경영권 이슈에 활용되기 위해 지분을 투자하거나 제휴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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