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게임 벤치마킹·차별화로 시장 진입 성공

한국 상륙 작전, 'R2'만이 성공하다

지난해 게임계 10대 뉴스 중 하나는 연이은 대작 MMORPG의 처절한 실패였다. 100억원 이상 돈을 쏟아부었던 ‘빅3 블록버스터’ <썬>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는 저조한 성적을 내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MMORPG의 대재앙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에 안착한 게임이 있다. 'R2'가 바로 그것. <리니지>를 벤치마킹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R2'는 한국 MMORPG 가운데 군계일학으로 주목을 받았다.

△동시스폿 공성전으로 차별화
대부분의 MMORPG가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실시하는 가운데 여전히 월정액의 과금제(1만 9800원)를 고집하고 있는 'R2'가 성공한 비결은 뭘까.

바로 차별화다. 'R2'는 지난해 4월 1차 비공개 서비스를 시작해 10월에 본격적으로 정식서비스를 실시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R2'는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게임성과 지속적인 업데이트.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능력이 어우러져 치열한 국내 MMORPG 시장에서 동시접속자도 2만명대를 넘나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R2'의 성공 요인을 성을 뺏고 뺏기는 공성전에서 찾는다. 길드만이 성을 점령할 수 있는 여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소규모의 길드도 전투를 통해 스폿과 성을 점령할 수 있도록 한 동시 스폿 공성전이 핵심 아이템이다. 게이머들은 매주 진행되는 동시 스폿 공성전에서 길드간의 협동과 배신을 거듭하며 게임 내 역사를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리니지> 베꼈다고? 벤치마킹이라니까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R2'는 한국의 대표 MMORPG <리니지>와 흡사하다. 'R2'는 그래서 <리니지>의 3D버전으로 통한다. 화려한 그래픽이 눈에 띌 뿐이지 복잡한 시스템이 없고 게임 자체도 쉽다. 리니지류의 장점을 고스란히 계승했다.

<릴온라인>(가마소프트)을 만든 'R2'의 개발자 김대일 PD는 오픈 초반 “'R2'는 <릴2>가 아니냐” “<리니지>를 베낀 것이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리니지>를 베낀 것이 아니라 참고했다”고 당당히 내세웠다. NHN 게임스가 100억원을 투자한 <아크로드>의 실패 이후 새 게임보다는 기존 게임의 벤치마킹을 통해 쉬운 접근성으로 유저를 유혹하겠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R2'는 또한 초기 <리니지>의 인기 아이템인 자유로운 PK시스템(전투를 통해 상대를 죽여 아이템을 뺏는 것)을 과감히 도입했다. 18세 이상의 성인 취향에 맞게 게임의 자유도를 많이 부여한 것이다.

△15일 단 하나의 천공성 ‘로덴’ 등장
오는 15일에는 네 번째 지역으로 등장한다. 천공성 ‘로덴’은 소규모 스폿 대신 단 하나의 성만이 존재하며 이곳을 점령한 길드는 여타 성에 비해 최고의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성이다.

최근 한국 게임계는 <와우>라는 게임에 밀려 더이상 MMORPG를 개발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하지만 'R2'는 역설적으로 한국 게임업계에도 ‘유저들의 취향을 잘 읽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래서 <리니지2> 같은 파티형과 과금체계의 무료화가 대세인 요즘 트렌드와 반대로 가면서도 인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박명기 기자 2007년 2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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