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정보 신빙성 ‘제로‘....“중국 유저에게 게임은 투자, 제대로 봐야”

한경닷컴 게임톡이 양띠해를 맞아 중국 게임시장을 바로 읽기를 위해 [브랜든 중국겜톡] 코너를 마련했다. 저장성 항조우에 있는 링타이거 브랜든(본명 정동현) 대표는 1992년 게임업계 입문해 2006년 중국 항저우 Growth에 입사했고, 2012년 링타이거(www.ringtiger.com)를 설립했다. 현재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 항저우에 거주하면서 모바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의 이통사와 360, 바이두,91닷컴 등 모든 3차 마켓과 iOS마켓에 공급한다. [편집자 주]

중국의 게임 시장과 관련된 제대로 된 자료를 찾는 분들이 꽤 많다. 먼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런 ‘수치’ 자체에 대한 신빙성은 중국 내에서 ‘제로’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빅데이터 운운하고 있을 때, 중국에서는 이런 빅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해서 논의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중국 내에서는 ‘통계자료’라는 것이 제대로 된 근거 없는 추측성 자료이거나, 몇몇 업체에 의해 조작된 데이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 나름대로의 객관성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한 것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특정 기업체 자체의 수치가 전반적인 통계 자료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정보 역시도 일부 기업체가 독식하는 상황이 지속되어지고 있다.

■ 도탑전기-마스터탱커, 중국 게임시장 공략 정석 아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게임 시장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필자는 항상 중국의 게임 시장을 그 표면상으로 드러난 것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 중 하나의 예로, 한국에서는 '도탑전기'가 중국에서 얻은 매출을 그대로 믿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탑전기'의 경우는 중국에서 '제3자 마켓'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PC 웹게임의 유저층이었던 하드코어 유저층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은 이통사 마켓과 제3자 마켓 모두 해외 업체가 직접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막혀있다. iOS 매출의 경우에는 얼마든지 한국에서 중국 마켓에 바로 들어올 수 있어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중국의 안드로이드 마켓의 60%는 저가형 폰 시장으로 이통사 마켓이라는 점이다. 이에 비해 ‘도탑전기’와 ‘마스터탱커’는 모두 3자 마켓에서 매출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두 개의 게임 자체의 매출이 중국 마켓 전체의 매출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명백히 오류다는 것.

‘마스터탱커’나 ‘도탑전기’는 상위 40%의 마켓 중에서도, 온라인 게임( APK 크기 20메가 이상을 온라인 게임으로 불린다) 마켓으로 불린다. 중국 모바일 게임에서 ‘하드코어 유저층’으로 통하는 10% 수준의 온라인게임 마켓은 '게임 마니아층'을 위한 게임을 소개한다. 두 게임 모두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 유저층과는 큰 차이가 있는 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라는 것.

일반적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에서 하드코어 유저층은 전체 모바일 마켓(안드로이드 마켓)의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해당 마켓에서의 성공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케팅 비용(최소 1000만 위안(약 17억5690만원) 이상)을 투입해야만 성공 가능한 마켓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처럼 중국 시장을 판단함에 있어서 이 '도탑전기'나 '마스터탱커'는 아주 일부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시장이 작은 만큼 작은 파이를 나눠가지기 위해 치열하게 마케팅 경쟁을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이런 ‘도탑전기’ 류의 마켓의 특성이 무시된 채, 한국에서는 마치 ‘도탑전기’가 중국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정석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이렇게 한국에서 일방적인 정보가 잘못 전달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중국의 게임 시장을 근본부터 다시 잘 살펴봐야 한다.

■ 중국인에게 게임은 '투자'다

과거 한국의 게임들 중에서 제대로 힘을 못쓰던 MMORPG나 FPS가 중국 마켓에 들어오던 시절부터, 게임은 유저들에게 ‘시간의 소비를 강제’하는 대상이었다. 즉, 애초에 한국의 게임들이 중국에서 ‘중독성’부터 강조되다보니, 게임에 대한 인식은 ‘반드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처럼 인식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게임을 ‘익숙하고 잘’ 플레이 하는 것보다는, ‘편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주 목적이 되었다. 각종 매크로나 오토들은 이런 ‘고달픈 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도구로 자리잡게 되었다. FPS처럼 개인의 컨트롤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게임들은 그 재미를 최대한 빨리 즐기기 위해서 더 짧은 시간 플레이 하도록 변화되어 왔다.

이런 유저들의 성향이 ‘웹 게임’으로 들어오면서 자리잡았고, 수많은 웹게임들이 출시되고 모두 떼돈을 벌면서, 마치 중국 유저들은 게임을 ‘즐기는 것’보다는, 일종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처럼 판단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이런 웹 게임의 종말은 실제 중국 유저가 이런 성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고, 수많은 웹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 오게 되었다.

즉, 그 동안의 중국 게임 시장은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유저’를 위해서, ‘콘텐츠가 사라진 시스템뿐인 게임’만을 양산해 내었고, 유저들은 이런 반복적인 게임 업계의 퇴보에 신뢰가 바닥을 드러낸 것이었다.

모바일 게임의 출현은 확실히 중국에서 두 가지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캐주얼 게임’이라고 영역과 전통적인 웹게임이 계승된 ‘하드코어 게임’이 그것이다. 또한 이 두 가지 분야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자신의 시간이나 비용을 투자한다’라는 개념이다.

‘시간이 넘쳐나는 유저’가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유저는 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 따른 보상은 ‘재미’보다는 ‘경쟁’에서 얻는 성취감이라는 사실이다.

웹 게임이 최고의 매출을 올리던 시절은, 유저에게 게임의 ‘결과’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시간의 투자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들어 점점 유저가 줄어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면서, 시간의 투자와 비용의 투자 둘 모두를 유저가 선택하게 함으로서 하드코어 유저와 캐주얼 유저 모두를 끌어들이게 된 것이다.

중요한 건, 이렇게 중국 유저들은 ‘시간의 투자, 비용의 투자, 경쟁에서의 보상’에 대한 ‘시스템적인 내용’을 전체적인 게임의 ‘재미’라고 판단한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이 한국 개발자들이 제일 이해하기 어렵고,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중국 유저에게는, 만약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돈을 쓸만한 요소’가 없는 게임은 재미없는 게임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유료 게임에 대한 결제’와는 다른 얘기다. 한국 개발자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나같이 똑같다. 무료 게임 출시 + 광고 수익, 유료 게임 아니면, 게임 내에서 유료 아이템 판매.... 한국 개발자들에게 비즈니스 모델은 그냥 빌링 시스템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게임 유저는 이에 대한 분명한 판단 기준이 있다. 게임이 만약 돈 쓸 필요 없이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면, 중국 유저에게는 아무런 동기부여도 못한다. 또한, 게임에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아주 오래토록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일수록, 중국 유저에게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한국 개발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거의 유치원생 급이다. 게임 내에 지불해야 할 요소를 계속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콘텐츠를 추가해야 한다고 믿어버린다. 중국 개발자들은 한정된 콘텐츠에서 계속 유저에게 지불할 요소를 고민해서 넣는다. 즉, 게임 디자인 단계부터 유저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고민하는 것이 중국 게임의 특징이다.

중국 유저들은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게임을 하는 것을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 투자에 따른 보상은 ‘아이템 현금 거래’가 아니라, 단순한 랭킹이나 ‘친구에게 자랑하기’ 정도의 소셜 요소일 뿐이다.

즉! 한국 개발자들이 잘 익히 알고 있는 요소들이다. 단지 개발단계에서 잘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일 뿐이다.

■ 어차피 경쟁은 정해져 있고, 승리이 기회는 모든 CP에게 있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개발자들은 점점 더 힘들어한다. 과연 시장 상황이 안 좋아져서일까? 필자가 중국 시장에 비춰본 한국 시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경쟁자가 늘어난 것도 아니고, 개발 비용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그렇게 어려웠던 시장일 뿐이다.

지금 더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생각했던 글로벌화’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 개발자들이 글로벌 마켓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냥 번역해서 구글이나 앱스토어 해외 마켓 체크 한번 하면 그것으로 끝일까? 그렇게 쉽다면 쉬운 만큼 경쟁자들도 똑같은 클릭질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게임을 개발하는 경쟁자들이 주위에 넘쳐나는데... 어떤 게 쉬울 것이라 생각하는가?

필자가 플랫폼의 파편화를 수년 전부터 외치고 다닐 때부터 누누이 강조하던 것이, 세상은 갈 수록 CP(콘텐츠 공급자, 게임 개발사-개발자, Contents Provider)들의 차지가 되어 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회사 직원 중 한 명과 상담했던 내용을 예로 들어보겠다. 해당 직원은 퍼블리싱 담당자로서 중국 내의 큰 기업들의 담당자 대부분을 만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직원이었다. 그리고, 다른 직원의 밀고(?!)에 의해서, 해당 직원이 자신의 권한 이상의 행동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그 직원과 상담하면서 느낀 것은, 그 직원은 자신이 진행하는 모든 비즈니스가 순수하게 자신이 쌓아온 인맥에 의한 것이고, 회사의 중요 결정까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분명히 그 직원에게 경고했다. '네가 비즈니스할 때, 상대는 너를 보는 것이 아니라, 네 손에 있는, 그 어떤 CP가 수개월간 피땀 흘려 개발한 그 게임을 보고 너를 만난다' 라는 것이었다. 즉, 그 인맥이라는 것도 언제든 끊어질 수 있는 약한 줄이라는 것이고, 항상 CP들을 위해서 뛰어다니라는 충고였다.

즉, 게임업계, 퍼블리싱, 플랫폼은 모두 CP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많은 개발자들은 자신이 1인 개발자라, 또는 소규모의 개발사라 퍼블리셔의 갑질에 놀아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세상은 넓고 플랫폼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플랫폼이 완벽하게 파편화된 곳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나름대로의 규칙에 의해서 게임 마켓이 돌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개발자들이 중국에 들어오기 위해서 가장 경쟁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신 스스로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스스로 싸워 이겨야만 살 수 있는 곳이 중국 마켓이다.

다음 회에서는 구체적인 중국 게임마켓 별 대응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한경닷컴 게임톡 브랜든 객원기자 ceo@ringtiger.com

■ 브랜든은?
브랜든(본명 정동현, 40)은 1992년 게임업계 입문해 한국에서 ‘판타지포유’ 등 10여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다 2006년 중국 항저우 Growth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항저우에서 링타이거(www.ringtiger.com)를 설립했다.

링타이거는 중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및 세계 최초 한국 모바일 게임사를 지원하는 리쉐이 모바일 ict 지원센터 관리업체다. 링타이거는 모바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의 이통사와 360, 바이두,91닷컴 등 모든 3차 마켓과 iOS마켓에 공급한다.

2011년 10월부터 Ringtiger CEO & Founder
2007-현재 Netmego CTO 항저우 시
까꿍 온라인-HeX1946- Return To Fantasy 제작
2006년 2월 ~ 2007년 7월 GrowthCTO 항저우 시
- Magic Book Online 개발
2005-2006 홍콩 쭝신 타이푸(기술자문)
2004-2005 한국 엑스터소프트 설립(법인대표)
아케이드 게임 개발
2003-2004 MMORPG ‘Mixmaster’ 개발 및 중국 일본 서비스 (싸이미디어 PM )
I.M.Online 개발(이야기 PM)
1999-2002 MMORPG ‘Fantasy For You’
(한국/대만/일본 서비스) 이야기 프로그래머
1992-1999 PC 게임 개발:
<Fantasy For You> <Dragon Fantasy> <Nanta99>
<Quovadis> <Tokyo Yahwa 2> <Super Action Ball 외전>
<Super Action Ball> <Astonishia Story 개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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